우정의 편지쓰기를 통하여 학교폭력 없는 행복한 학교만들기

전 대하초등학교 교장 강 경 원

『우정의 편지쓰기를 통하여 학교폭력을 조기에 발견하고 해결하자 』

1. 우정의 편지 쓰기의 필요성

- 학창시절 집단따돌림으로 인해 결국 ‘대인기피증’으로 사회생활 포기한 현진씨

경북에 사는 현진 씨는 10여 년을 넘게 생각해서 자살하기로 결심하였다. 그래서 그는 1년 전 어느 날 혼자 쓸쓸히 마을 뒷산에 올라갔다. 그리고 모든 것을 내려놓으려 했다. 아무도 없는 산 속에서 스스로 손목을 그었다. 피가 나면서 몸에 힘이 빠지고 정신이 몽롱해졌다. 하지만 정신이 흐려질수록 더욱 선명하게 생각나는 것은 가족이었다. 세상을 떠나는 마지막 인사를 차마 어머니에게는 할 수 없어 하나뿐인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현진씨는 정신을 잃었다. 그러나 죽는 것도 쉽지 않았다. 현진 씨의 동생이 경찰에 신고를 해 경찰, 구급대원 등이 수색을 벌여 결국 산 속에 있는 현진 씨를 찾아낸 것이다. 곧 인근 병원에서 눈을 뜬 현진 씨는 하얀 천장을 보고 천국인 줄 알았지만 그가 마주한 것은 그토록 떠나고 싶었던 ‘절망’의 현실이었다.

시작은 초등학교시절부터였다. 지능이 남들보다 조금 떨어지고 소심한 현진 씨는 친구들의 놀림감이 됐다. 친구들에게 바보라고 놀림받고 심심풀이로 맞는 게 일상이었다. 학창시절 내내 집단따돌림으로 힘들게 지내온 현진 씨는 심리적으로 자꾸 움츠러들어 작아져갔지만 용기를 내야 할 이유가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어머니가 혼자되셨기 때문이다. 막일을 하면서 어렵게 두 형제를 키워 오신 어머니를 위해서 번듯한 직장에 취직해 기쁘게 해드리고 싶었다.

“일하는 곳에서 책임자들이 제가 실수를 자주하니까 다른 파트의 책임자에게 떠넘기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나는 남에게 짐이 되는 존재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20~30대 시절 20군데가 넘는 직장을 다녔지만 단 한 곳도 적응을 하지 못했다. 세상은 남들보다 조금 서툰 현진 씨를 이해하지 못했고 진현 씨는 세상이 점점 더 무서워졌다. 마음의 불안은 커져만 갔고, 낯선 사람들이 쳐다보는 시선을 견딜 수 없었다. 사람들을 만나면 긴장해 떨리는 마음을 제어할 수 없었다. 그래서 30대 중반부터는 모든 것을 포기했다. 결국 병원에서는 ‘대인기피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진현 씨는 평생을 사람들을 피하며 살 수밖에 없는 사람이 된 것이다.

일선학교 현장에서 우발적으로 일어나는 학교폭력 사건은 거의 없다. 대부분은 일상적인 폭력이 반복되고 누적되어 드러나는 것이다. 또한 피해자에게 무슨 문제가 있어서 따돌림이나 폭력을 당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이 본질은 아니다. 지금의 학교폭력은 피해 학생이 가지고 있는 문제 때문이라기보다는 가해자들이 피해자에게서 따돌림이나 폭력의 구실을 찾아낸 것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전국 초.중.고생 5530명을 상대로 실태조사 한 결과(조선일보2013.04.23 ) 학교 폭력을 목격한 학생 44%가 “얻어맞는 친구를 못 본 채 했다”는 기사가 발표 되었다. “얻어맞는 친구를 못 본 채 했다”는 가장 큰 이유는 ‘나도 폭력을 당할까 봐 보지 못한 채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학교 폭력 피해를 본 학생의 부모들은 폭력을 은폐하려는 가해 학생 부모, 학교, 그리고 사회와 맞서느라 상처 입고 심지어 이혼하거나 자살을 기도한 경우도 있었다.

이와 같이 학교 폭력이 피해 학생의 문제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한 가정을 뒤흔드는 충격적인 사건이 되기도 하였다.

급기야 작년 4월 경에 서울 송파구 소재 중학교 근처에서 학교폭력을 해결해 준다는 전단지까지 등장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지난 2013년 2월 25일에 출범한 박근혜정부에서는 사회 4대악(가정 폭력·성폭력 ·학교폭력 ·불량식품 근절)을 척결 한다고 천명 하였지만 지난 해 8월 하순 경 『지난 3년 동안 초등학교의 학교폭력 사건이 3.6배가 증가 되었다』고 TV뉴스에 방영 되었다. 또한 박근혜정부가 추진하는 4대악 척결에 대하여 SBS방송(2014.1.18.일) 8시뉴스 내용 중 학교폭력안전한가라는 질문에 17%만이 안전하다고 응답하였다.

이런 뉴스를 볼 때 학교폭력을 없애기 위한 다양한 정책이 발표 되지만 일선 학교에서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반증 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학교 폭력이나 사이버폭력과 집단 따돌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지도해야 된다는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집단따돌림을 치료하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집단따돌림 피해자와 가해자를 빠른 시일 안에 발견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데 학교와 가정에서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선생님과 부모가 빠른 시일 안에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학생들의 세계에서 은밀히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 주위에 집단따돌림을 당하다 극복하지 못하여 자살까지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에도 교사나 부모가 조기에 발견하지 못한 상태에서 피해가 오래 계속 진행되다 발생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므로 집단따돌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초등학교에서는 중고등학교와 달리 단위 학교의 교장선생님과 담임선생님의 의지가 있다면 대부분의 집단따돌림 문제나 학교폭력은 해결할 수 있다. 특히 담임선생님은 학년 초 학급 학생들에게 어떠한 폭력과 친구를 괴롭히는 언행도 철저히 지도하며 개선 해주고 또한 급우들로부터 괴롭힘이나 학교폭력을 당했을 경우 담임선생님에게 피해를 당한 본인이나 주변 친구들이 보고하고 도움을 요청할 때 도와준다는 절대적 확신을 학생들에게 인식 시켜준다면 집단따돌림문제나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치료 하는데 아주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본인은 1993학년도 경기도 제일초등학교에서 4학년 담임을 하면서 교우 상호간에 우정의 편지쓰기프로그램을 통하여 학생들의 인성지도와 교우관계 개선 및 집단따돌림(학교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를 발견하고 지도하였다. 위의설문 결과 44%가 “얻어맞는 친구를 못 본 채 한다”고 했는데 우정의 편지쓰기를 하면 이러한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 된다.

학교 폭력의 75%는 학교 안에서 이루어지는데 우정의 편지쓰기프로그램을 실시하면 학교폭력 사건을 해결 해줄 수 있는 학교 당국(담임선생님과 학교경영자)과 학부모가 알 수 있어 이러한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 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또한 “편지는 수중 카메라와 같다” 교사나 학부모에게 보이는 학생들의 모습은 빙산의 일각 이다. 우정의 편지쓰기 운동은 수면 아래 잠긴 빙산의 모습을 촬영하며 미처 알지 못했던 학생들 본연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생활지도도 가능한 것이다.

1994년 9월 경기도의 신설 학교에서 4년간 근무하면서 수도권과 기타 지역에서 전입하는 전입생들의 새로운 학교생활에서 적응의 어려움과 그 밖의 교우 관계에 있어서 여러 가지 따돌림 현상을 발견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고 예방하기 위하여 우정의 편지 쓰기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하여 불편한 교우관계 개선과 따돌림을 치료하고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그 이유는 우정의 편지 쓰기의 좋은 점을 최대한 활용하였기 때문이다. 즉 학급 학생들을 선의의 정보 제공자(모니터)로 활용하여 학생들만의 세계에서 은밀히 일어나는 모든 문제와 학교폭력과 집단따돌림 문제가 발생될 수 있는 작은 일까지 수면 위로 노출시켜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 해줄 수 있는 해결자인 담임선생님과 부모들이 문제를 일찍 알 수 있기 때문이다.또한 일선 학교나 가정에서 집단따돌림을 예방하고 치료를 하려고 해도 누가 집단따돌림의 피해자이며 가해자인지 알 수 없으며 어떤 문제로 집단따돌림이 발생되었는지 모르기 때문에 치료와 예방이 불가능하나 우정의 편지 쓰기를 하면 가해자와 피해자 또는 학생 상호간에 문제가 될 수 있는 요소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 이유는 학급 친구들로부터 쏟아지는 다양한 정보(학생 상호간에 이뤄지는 모든 일들-폭력 행사, 폭언, 친구 괴롭힘, 사이버폭력, 다툼 등) 수집이 용이하다는 이점이 있다. 그리고 우정의 편지 쓰기의 좋은 점은 편지 받는 상대방을 흐뭇하게 해주기 때문에 교우관계가 소원하거나 원만하지 못한 경우에도 편지를 통하여 좋은 교우관계가 형성 되도록 해줌으로써 학교폭력과 집단따돌림의 대상으로 부터 벗어나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