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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외동아들만 키웠다. 건훈이를 낳고 내 건강이 너무 나빠져서 건훈이에게 동생을 낳아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건훈이가 어렸을 때의 일이다. 집 앞의 수퍼에 잠깐 다녀왔는데 아이가 집안에서 문을 열어주지 않는 거였다.
"엄마야, 문열어 줄래?"
"......,"
"빨리 열어요."
"싫어, 동생을 데리고 오면 열어 줄래요."
"없는 동생을 어떻게 데리고 오니?"
"왜 나만 동생이 없어? 동생을 데리고 오지 않으면 절대 문 열어주지 않을거야."
그렇게 문을 열어주지 않아 몇 시간을 밖에서 보낸 적이 있었다. 요즈음은 출산율이 떨어져서 외동아이 키우는 엄마들을 많이 볼 수 있기는 하지만, 외동아이가 아무리 많아졌다 해도 부모들 입장에선 이래저래 불안한 점이 많다. 나도 그랬다.
'남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이기적이거나 독선적인 사람이 되지는 않을까?'
'지나치게 소심하거나 의존적인 성격은 아니어야 하는데......,'
심지어 외국의 경우이기는 하지만, 성공한 CEO중에 외동 출신이 없다는 연구 결과까지 나온적도 있다. 외동아이들은 다른 사람과 어울릴 기회가 적어 사회 적응력이 떨어진다는 '외동 최고경영자 필패론'이 그것이다.
하지만 세상 모든 것이 그렇듯 외동아이에게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외동아이를 키워 본 부모들은 잘 알고 있겠지만, 외동아이도 나름의 장점이 많다. 외동아이들은 어른들을 대할 기회가 많아서인지 보다 다양한 지적 자극을 받을 기회가 많고, 부모와 대화할 시간도 상대적으로 많아 부모와의 유대 관계도 긴밀하다. 이외에도 사람들마다 더 많은 장점을 열거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알고 보면 성공한 인물들 중에도 외동 출신이 적지 않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안데르센,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같은 위인부터 골프 천재 타이거 우즈까지 모두 외동아이였다.
이렇게 볼 때 아이를 잘 키우는 데 있어 외동아이냐 아니냐 하는 것은 그다지 큰 변수가 아닐 것 같다. 외동 아이건, 형제 많은 집이건 나름의 장점과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동아이가 형제 없이 혼자 크느라 배우고 익히지 못하는 것이 있다면 제대로 배울 수 있도록 신경을 써 주는 것은 필요하다. 나는 건훈이가 부모에게 지나치게 의존적인 마마보이 혹은 파파보이가 되지 않기를 바라고,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사람이 되지 않기를 바랬다.
한 사회의 리더가 되고 엘리트가 되려면 많은 자질과 재능이 필요하겠지만, 그 중에서도 균형 잡힌 사고와 올바른 품성이 중요하다.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배울 수도 있지만, 그럴 기회가 없다면 부모가 만들어 줄 수도 있다.
- '엄마의 말이 아이의 미래를 결정한다' 작가 박동주 글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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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 2023-06-22 22: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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