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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원초교 학생들이 인근의 수상골프 연습장에서 골프 연습을 하고 있다. |
“골프에 재능이 있는 학생들은 모여라”
경북 칠곡군의 한 시골 학교가 도시 학교 학생들의 부러움을 사는 ‘골프 명문학교’로 자리 잡고 있다.
칠곡군 왜관읍의 매원초교(교장 권혁호)는 지난해 62명의 전교생에서 금년 80명으로 18명의 학생들이 늘었다. 이들 18명은 대구 등 대도시에서 이 학교로 골프를 배우기 위해 온 학생들이다.
이 학교 학생들 가운데 골프를 칠수 있는 4학년 이상 학생이면 누구나 36홀 규모인 학교 인근의 파미힐스CC에서 무료로 라운딩을 즐길 수 있다. 한마디로 ‘골프 천국’ 학교다.
이 학교가 학생들에게 골프를 가르치기로 한 것은 2006년 초. 시골 학교인 데다 내세울 만한 특징이 없어 폐교 위기에 처하자 칠곡 교육청과 학교 측이 학교를 살리기 위해 방과후 프로그램으로 골프를 도입하기로 하면서부터다.
양 기관은 학교 인근에 36홀 규모의 정규 골프장과 저수지를 활용한 수상 골프 연습장, 파 3인 ‘아이리스 골프장’ 등 골프관련 시설이 산재해 있는 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학교 측은 골프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을 모아 매주 2회씩 수상 골프 연습장에서 골프를 배우도록 했고 지난달 5일에는 파미힐스CC와 자매결연을 체결했다.
수업이 끝난 학생들이 무료로 언제든지 라운딩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칠곡 교육청은 골프교실 운영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 학부모 부담 없이 4학년 이상 희망 학생은 누구라도 골프를 배울 수 있도록 했다.
동문들도 나서 학생들에게 골프채를 기증하는가 하면 골프 연습으로 귀가가 늦어질 경우 교통편을 제공하는 등 물심양면으로 학교 살리기에 나섰다.
이들의 지원에 힙입어 이 학교 4학년 이상 학생 32명 중 절반이 넘는 20여명이 골프를 치고 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의 실력 향상에도 나서 외부강사가 주 8시간, 정부 초청의 해외 영어봉사 장학생 등이 매주 15시간씩 학생들에게 영어 전담교육을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또 지역 내 미군 부대 군인들이 매주 수요일 학교로 와서 2시간씩 학생들을 지도하도록 자매결연도 맺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올해 초 대구 등 대도시에서 골프를 배우던 학생이 시골의 이 학교로 몰려들기 시작, 금년에만 18명이 전학을 왔다. 매원초교 류정현 교감은 “학생들에게 다양한 재능을 길러주기 위해 골프 교실을 시작했는데 학생과 학부모들의 호응이 높아 폐교 위기에 몰렸던 학교가 다시 발전하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전국 제1의 골프학교로 자랄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구=전주식 기자
jsch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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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입력 2008.09.23 (화) 17:09, 최종수정 2008.09.24 (수)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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