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시네마 시장에서 AV 매니아들에게 잘 알려진 브랜드는 데논, 온쿄, 파이오니어, 마란츠, 야마하, 그리고 소니 정도일 것이다. 열거한 이들 브랜드는 저렴한 입문용 기기부터 1000만원 이상 가는 AV 앰프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소수만을 위한 수천만 원 대 모델까지도 겸비하고 있다.
물론 덴마크의 야모나 영국의 캠브리지 오디오, 아캄 같은 비교적 저렴한 유럽산 제품도 있지만 ‘가격 대비 성능’에서 일본산에 한 수 밀리고 있다.
그렇다면 이 같은 AV 전문 브랜드의 제품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 홈시어터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서는 서라운드 사운드를 재생할 수 있는 멀티채널 AV 리시버(앰프에 튜너가 포함된 일체형 AV 앰프)와 영화나 음악을 재생해주는 소스 기기, 그리고 스피커 시스템과 영상을 보여주는 TV 및 프로젝터가 필요하다. 즉 최소한의 전문 지식이 없다면 제품을 선정하는 것과 구매하는 것, 그리고 이러한 제품을 온전히 연결하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은 제품의 선택이나 세팅이 손쉬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분리형 시스템보다 일체화된 제품을 선호한다. 우수한 디자인 덕분에 인테리어적 요소에서 뛰어나다면 금상첨화다. 때문에 구매자들은 기능을 중시하는 전문 회사 제품보다 소비자들의 요구를 잘 짚어내는 가전회사를 원하곤 한다.
◇ 디자인이 예쁘고 설치가 간편한 일체형 홈시어터 시스템
국내 시장에서 AV 매니아가 아니라면 데논이니 마란츠니 하는 전문회사 브랜드는 생소할 수밖에 없다. 많은 사람들이 첫 홈시어터 시스템으로 일체형 시스템인 HTIB(Home Theater In a Box) 세트를 선호한다. 고심할 필요 없이 믿을 만한 대기업 제품을 저렴하게 비교적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 LG, 그리고 소니가 이러한 제품군에 가장 열성을 쏟는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소니는 AV 전문회사와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다. ‘가전회사에서 만든’ 제품이라는 인식 탓에 스피커 분야에서는 빛을 못 보고 있지만 수 년 전 SS-X 시리즈를 출시했을 때만 해도 굉장한 제품을 말도 안 되는 가격에 판매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완성도를 보여줬다. 하지만 100만원 대만 되면 유럽산 스피커 명가의 제품을 소유할 수 있기에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소니 스피커 구입을 망설였으며 그 결과 하이엔드급 스피커 제작으로 이어지지 않게 되었다.
스피커와 달리 앰프, 소스 기기에서 두각을 나타내온 소니는 일체형 홈시어터 제품에도 자사의 독자 기술인 S-마스터 디지털 앰프 기능을 탑재해 고출력/고효율을 달성했다. AV 앰프의 퀄리티가 상당히 높지만 국내 판매가 부진해 현재 고가의 소니 앰프의 수입은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소니의 디지털 DSP 프로세서를 탑재한 S-마스터 앰프 기술은 하위 모델인 HTIB에도 고스란히 적용되었다.
◆ 제품 외형 및 디자인
HTIB인 DAV-F500은 소니의 브라비아 W 시리즈 TV와 최적의 매칭을 이루도록 제작된 패키지 시스템이다. 소니는 얇은 LCD TV에 어울리지 않게 덩치 큰 AV 앰프와 스피커를 배제하고 슬림한 앰프와 스피커 시스템을 한데 묶어 설치 시 위화감이 안 들도록 했다.
DAV-F500에 포함되는 S-마스터 32bit 디지털 앰프는 토털 852W의 고출력을 자랑하며 특히 리어 스피커의 경우 별도의 S-AIR 시스템을 통해 무선 신호 처리된다. 서라운드 앰프 TA-SA100WR을 리어 스피커 근처에 놓고 리어 스피커 케이블을 꽂은 다음 무선 어댑터 EZW-RT 10을 본체 앰프 겸 서브우퍼와 동시에 꽂으면 리어 스피커를 무선으로 인식한다.
◇ 브라비아 TV를 사용 중이라면 하나로 모두 조작할 수 있는 리모컨
홈시어터 일체형 제품의 경우 제품 설치가 쉽도록 전용 케이블을 색깔로 구분해놓아 선 연결이 쉽다. 제품 홍보용 사진을 보면 벽면에 프런트, 센터 스피커와 플레이어가 말끔히 벽에 부착된 모습을 볼 수 있지만 그처럼 깨끗하게 설치하기 위해서는 벽면을 뚫고 케이블을 매립해야만 한다. 설치는 간편하지만 케이블은 여전히 거추장스러운 존재다. 동봉된 프런트/리어 스탠드를 사용할 경우엔 스탠드 안으로 케이블을 삽입해 바닥면으로 빼낼 수 있어 한결 깔끔하게 설치할 수 있다. 바닥으로 스피커 케이블을 빼내 몰딩으로 감추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설치법일 것이다.
◇ 얇은 벽결이 타입의 플레이어는 전원을 켜면 무드등이 작동한다.
HDMI, 컴포넌트, 컴포지트, 광 및 동축 단자를 지원한다.
전면부를 투명한 아크릴로 장식하고 무드 조명과 LED 디스플레이가 켜지는 DVD 플레이어는 굉장히 매혹적이다. 초박형으로 설계하기 위해 두께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트레이 슬롯을 없애고 디스크를 우측 면으로 밀어 넣는 슬라이딩 슬롯 방식을 택했다. 좌측 면에는 USB 단자가 구비돼 있어 음악 CD를 리핑하거나 USB에 담긴 MP3, WMA, AAC 파일로 추출할 수 있다.
후면부에는 HDMI 출력을 비롯해 컴포지트, S-비디오, 컴포넌트 단자와 RCA, 광, 동축 오디오 단자가 구비되었다. 액티브 타입 서브우퍼에 프런트 스피커와 센터 스피커를 연결할 수 있으며 서라운드 앰프 TA-SA100WR에 리어 스피커를 연결하도록 되어 있다.
◆ DAV-F500의 기술 특징
DAV-F500은 사용하기 쉬운 HTIB의 특성상 ‘퀵&플레이’가 가능하다. 케이블을 제 위치에 꽂은 후 슬라이딩 슬롯에 DVD를 넣기만 하면 바로 시청이 가능하다. 전용 AV 앰프처럼 미세 설정은 힘들지만 디폴트 상태에서도 소니의 D.C.A.C.(Digital Cinema Auto Calibration) 기능을 통해 수준급 사운드를 들려준다.
◇ 화질은 기대에 못 미치나 사운드는 가격 대비 수준급이다.
HDMI 단자를 지원해 HDMI 연결 시 1080p로 업스케일링이 가능하다. 물론 실리콘 옵틱스의 HQV나 지넘의 VXP 비디오 프로세서를 채용한 고급 제품 만큼의 퀄리티를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해상도를 올리고 일정 거리를 두면 시청 시 보다 선명해진 느낌이다. 소니 브라비아 TV를 사용하고 있다면 DAV-F500 리모컨으로 TV 설정과 시스템 사운드 설정도 가능하다.
또한 DAV-F500은 스포츠 프로그램 감상 시 센터 스피커 볼륨을 줄이고 서라운드 스피커의 음량을 높여 리어 사운드를 풍성하게 해 현장감을 높여주는 ‘스포츠 모드’와 센터 스피커의 대사 채널을 명료하게 하고 서브우퍼의 저음을 최소화해 야간에도 부담 없이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나이트 모드’를 지원한다. 특히 ‘나이트 모드’는 서브우퍼 활용도가 높은 영화를 보기 불편한 아파트에서도 편안히 영화를 감상할 수 있어 유용하다.
무선 기능을 강조하는 제품이지만 실질적으론 뒷면에 S-AIR용 앰프를 설치해야 하니 설치 환경이 크게 개선되진 않는다. 다만 기존 적외선 무선 방식을 채택한 제품은 사람이 지나다니면 종종 리어 서라운드 소리가 끊겼는데 이 제품은 종전 제품보다 넓은 2.4GHz RF 주파수 대역을 사용해 끊기지 않는다.
◇ 토털 852W 출력의 액티브 서브우퍼. 플레이어와의 연결을 위한 카트와
무선 카트리지 연결부, 프런트/센터 스피커 단자가 우퍼 옆에 마련되었다.
DVD를 시청해보면 매끄러운 디자인만큼 디스크가 매끄럽게 수납되지 않는다. 디스크를 힘주어 끝까지 밀어 넣으면 로딩 속도는 꽤 빨라 곧바로 메뉴 화면이 나온다.
DVD 타이틀은 제품 간 화질 격차가 커 <이노센스>, <아이, 로봇>, <젠틀맨리그> 등 화질과 음질이 우수한 타이틀을 중심으로 재생했으며, HDMI 단자로 연결했다. 보급형 제품인 탓에 화질적인 단점은 곧바로 노출된다. 어두운 장면에선 암부가 쉽게 뭉개지고 일부 장면에서는 영상을 디코딩하는 과정에서 픽셀의 색상 값이 바뀌어 발생하는 색 간섭 현상(크로마 업샘플링 에러)이 종종 눈에 띈다.
캐릭터와 배경의 경계선에는 윤곽 강조에 따른 링잉 노이즈도, 밝은 장면에서도 필름 그레인이 아닌 노이즈의 입자감이 제법 눈에 띈다. 보급형 제품만을 써 온 이라면 큰 불만이 없겠지만 HD 영상에 익숙해진 요즘 사람들에게 DVD 퀄리티는 기대에 못 미친다.
◇ 일정 거리를 유지하면 볼 만한 영상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노이즈가 종종 눈에 띈다.
그렇다면 사운드 재생 실력은 어떨까? 사운드는 의외로 제법 묵직하게 펼쳐진다. 2웨이 3스피커 구성의 스피커는 우퍼 유닛이 작음에도 불구하고 공간에 빈 틈을 주지 않는다. 시청 환경이 6평 남짓한 직사각형으로 일반적인 시청 환경보다 앞뒤 거리가 긴 탓에 프런트->리어 간 이동이 약간 매끄럽지 않지만 대사는 명확하고 서브우퍼의 풍부한 음량은 넓은 공간감을 만들어준다.
◇ (위 왼쪽) 무선 어댑터 EZW-RT 10와 서라운드 앰프 TA-SA100WR
(위 오른쪽) 스탠드로 케이블을 빼내깔끔하게 설치할 수 있다.
(아래) 프런트/리어 스피커는 50mm 트위터X1, 65mm 우퍼X2의 2웨이 3스피커 구성.
음악 CD의 스테레오 재생 능력도 준수한 편이나 음의 에지가 부족하며 고급 CD 플레이어만큼 많은 정보량을 들려주지는 못한다. USB에 담은 MP3 파일을 재생하기 위해 본체에 꽂으면 GUI 화면이 뜨는데 한글 제목을 인식하지 못해 선곡에 어려움이 따른다.
◇ 벽에 걸 수 있게 설계된 센터스피커는 풀 레인지 유닛 구성이다.
DAV-F500은 HTIB 패키지의 장점을 잘 살리고 있다. 가느다란 스피커는 믿음직스럽지 못하고 특히 센터스피커의 빈약함에 실망하였는데 막상 재생해보면 기대 이상의 소리를 들려준다. 게다가 제품 자체가 작고 얇기 때문에 배선에만 신경을 쓴다면 인테리어 효과도 꽤 크다. 리어 스피커의 잔향감이 약한 점은 다소 아쉽지만 전반적인 공간감은 크게 부족하지 않다. 전용 스탠드도 크고 묵직하다. 사실 100만원 대 초반이면 스피커 전문회사의 가장 저렴한 5.1채널 스피커 가격밖에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앰프와 플레이어를 합쳐 만족스러운 퀄리티를 들려주니 의외의 가치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다만 화질의 노이즈는 개선이 필요하다. 몇 년 전에 발매된 소니의 중고급기 플레이어에 여전히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DVD 재생 빈도수가 떨어지고 있으니 TV와 연결해 공중파 방송 및 IPTV를 DAV-F500으로 재생한다면 ‘언제나 5.1채널’ 서라운드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 DAV-F500 제품 스펙
앰프 출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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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당 142W 토털 852W(R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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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입력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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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CA, 동축X1, 옵티컬X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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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출력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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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포지트X1, 컴포넌트X1, HDMIX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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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지원 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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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M 라디오 단자X1, USB 단자X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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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 가능 디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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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비디오, CD, VCD
DVD-R/+R/+R DL/+RW/-RW/-RW(VR)/CD-R/CD-R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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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 가능 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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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X, JPEG, MP3(ID3Tag Ver.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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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코딩 포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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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3, WMA, AAC, JP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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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코딩 포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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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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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 및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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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리어스피커:W95XH635XD80/1.8kg
센터스피커:W381XH48XD62/0.5kg
본체:W434XH214XD124mm/3.7kg(스탠드형)
W434XH185XD78mm(벽걸이형)
서브우퍼:W205XH460XD475/13kg
서라운드 앰프:W85XH100XD345/1.7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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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와 이상훈 기자 tearhunter@danawa.comLCD TV와 잘 어울리는 홈시어터 패키지, DAV-F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