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쇼트프로그램 끝나면…”
ㆍ취재진 접촉 일절 거부
ㆍ첫 훈련도 소감만 ‘살짝’
‘피겨퀸’ 김연아(20·고려대)가 입을 다물었다. 적어도 첫 경기인 쇼트프로그램을 마칠 때까지는 인터뷰를 일절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전지훈련지인 토론토에서 밴쿠버로 이동한 김연아는 21일 퍼시픽 콜로세움에서 첫 공식 훈련을 했다.
조지 거슈윈의 ‘피아노 협주곡 F장조’를 틀어놓고 프리스케이팅 연습을 한 김연아는 첫 훈련인 만큼 점프 거리를 측정하고 스핀과 스텝 연기를 가볍게 점검하며 훈련을 마쳤다. 토론토 전지훈련의 연장인 만큼 몸 상태도 좋아보였으나, 훈련 뒤 믹스트존에서 예상됐던 한국 취재진과의 인터뷰에는 응하지 않았다. 전날 밴쿠버 공항까지 도착장면을 취재하러 나갔던 취재진과의 인터뷰도 하지 않았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IB 스포츠’는 “쇼트프로그램을 마칠 때까지는 인터뷰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며 “오늘은 간단히 훈련 소감과 컨디션만 듣고 질문은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취재진을 보고도 믹스트존을 그냥 지나갔던 김연아는 다시 돌아와 “토론토와 시차가 거의 없고 비행기도 오래 타지 않아 컨디션은 비슷하다”며 “점프를 체크해봤는데 첫 연습 치고 좋았다”고 말했다. 또 “초반엔 빙질이 생각과 달라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어떤 빙질인지 이해했다. 스핀도 체크해봤는데 좋은 연습이었다”고 말한 뒤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이것으로 당분간 인터뷰는 끝이라는 듯, 짧은 질문도 전혀 받지 않고 총총히 자리를 떴다.
김연아가 인터뷰를 거부하는 것은 물론 대회에 집중하기 위함이다. 김연아는 이번 올림픽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선수촌이 아닌 밴쿠버 시내 호텔에 따로 묵고 있다. ‘김연아 팀’과 함께해 정신적인 안정을 얻기 위함이다.
공식 훈련 뒤 믹스트존 인터뷰는 조직위원회에서 허용하는 것으로 대부분 선수들이 흔쾌히 하고 있다. 그러나 강력한 우승 후보인 김연아는 언론과의 접촉 자체를 차단하고 훈련에만 집중해 대회 준비에 전념하겠다는 생각이다.
브라이언 오서 코치는 이날 “지금은 연아가 집중해야 할 시간이다. 올림픽 준비는 됐고, 훈련도 잘 됐다”며 “경기가 끝날 때까지 믹스트존 인터뷰도 하지 않는다. 그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김연아는 24일 쇼트프로그램, 26일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펼친다. 그때까지 입을 닫은 김연아의 선수촌 외 호텔 생활은 철저히 비밀 속에 묻힐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