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생은 뱀띠
다. 똬리를 틀고 사냥감을 노려보는 뱀처럼, 트랙을 빙빙 도는 스케이팅 종목에서 제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 4개가 모두 89년생으로부터 나왔다. 21일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대회 두 번째 금메달을 따낸 이정수는 물론 스피드스케이팅의 모태범(남 500m)과 이상화(여 500m)도 모두 89년생이다. 바야흐로 동계스포츠 89년생 전성시대다. 이번 대회 금메달 4개와 함께 모태범의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 은메달을 더하면 메달 9개 중 5개가 89년생들이 일궈낸 작품이었다. 한때 89년생들은 ‘저주받은 세대’라고 불렸다. 2008학년도 대학입시가 바뀌면서 내신, 수능, 논술을 모두 치르게 된 탓이었다. 그러나 스포츠는 달랐다.
88년 서울올림픽의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올림픽 열기 직후 태어난 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부모 세대를 감쌌던 스포츠에 대한 커다란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자랐다.
여기에 더해 ‘가족계획’으로 형제가 적었던 게 ‘집중 투자’를 가능케 했다.
일본도 64년 도쿄올림픽을 치른 20년 뒤 84년 LA올림픽에서 역대 최다인 32개의 메달을 따냈다. 전통적 강세종목인 체조와 유도에서 메달을 딴 덕분이기도 했지만 여자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듀엣 부문에서 사에코와 미와코가 동메달을, 사이클 1000m 스프린트에서 쓰토무가 동메달을 따는 등 메달 종목의 범위가 넓어지는 계기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