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문턱, 이젠 넘자 ② 중국어, 중학교부터 정규 과목으로
작년 두 반→ 올해는 네 반
2, 3학년은 정규과목 편성
대청중학교 가보니 교육 1번지라는 서울 강남에 자리잡은 대청중학교. 이 학교는 2005년부터 중국어를 재량과목으로 선택했다. 2, 3학년을 대상으로 주당 한 시간씩 수업한다. 인기 폭발이다. 유지선 중국어 교사는 “정규 과목이라 그런지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며 또 부담없이 잘 따라와 효과가 매우 좋다”고 말한다.
1학년을 대상으로 방과후 교실에 개설된 중국어반도 큰 인기다. 지난해 20명 정원 두 개 반을 열었으나 올해는 신청자가 쇄도해 기초 중국어 A·B·C반과 맞춤식 중국어반 등 네 개 반을 개설했다. 중학교 중국어 교육에 대한 수요가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청중학교의 중국어 교육은 인근 초등학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8일 대치초등학교의 2층 교실로 올라가니 중국풍 옷을 입은 선생님과 학생 9명이 머리를 맞대고 공부에 한창이다. 방과후 교실 과정으로 마련된 신HSK(한어수평고시) 준비반이다. 이미 신HSK 3, 4급을 딴 학생들이 오는 12월 치러질 시험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야저우 징지 청창 쑤뚜 헌 콰이(亞洲經濟速度很快)가 무슨 뜻이죠?” “아시아 경제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뜻입니다.”
학생들의 대답은 거침이 없었다. 이선화(43) 강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하오 하오(好好·좋아요)”를 연발한다. 이 학교가 중국어를 재량과목으로 선택한 것은 2005년. 2학년 때부터 방과후 교실로 시작했다. 학생들은 중국에 가본 적도, 중국어 학원에 다녀본 적도 없는 ‘토종’임에도 불구하고 기본 생활회화는 문제가 없을 정도의 탄탄한 실력을 쌓았다.
중국 하얼빈 초등학교 선생님 출신인 이선화 강사는 “여러 곳에서 중국어를 가르쳤지만 어릴 적 배우는 게 학습효과가 가장 좋다”고 말했다. 노래와 놀이로 배우다 보니 중국어에서 가장 중요한 성조와 발음을 쉽게 익힐 수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언어가 그렇듯이 중국어 역시 조기학습이 성공의 지름길이란 얘기다. 오승렬 한국외국어대학 교수는 “중학교 때 기초를 잘 잡아놓는다면 고교나 대학에 가서는 중국어 구사 능력이 폭발적으로 강해질 것”이라며 “조기 교육 시스템 확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글=한우덕 기자
출처:중앙일보
기사최종편집일: 2023-06-22 22: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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