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브라질 월드컵 3차예선을 앞둔 조광래호가 쓰라린 패배를 맛봤다.
한국은 10일 삿포로돔에서 열린 숙적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0-3으로 패했다. 90분 내내 일본에 지배당했고 머릿속에 그렸던 축구는 전혀 펼치지 못했다. 모든 것에서 뒤진 완패였다. '삿포로 쇼크'를 당한 선수들도 모든 것에서 일본에 밀렸다며 완패를 받아들였다.
예기치 않은 결과는 9월 2일부터 시작하는 월드컵 3차예선 전망도 어둡게 했다. 3차예선 상대팀인
레바논, 쿠웨이트, UAE가 한국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뒤지지만 원정경기에서의 무기력한 모습은 중동 원정 때도 재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정적인 전망만 내릴 수 없다. 오히려 이번 패배를 거울 삼아 그 동안 찾지 못했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한일전 패배는 그 동안 브레이크 없이 질주한 한국을 스스로 되돌아 보게 했다. 한국은 지난해 9월 이란과의 평가전에서 0-1로 패한 뒤 치른 12번의 A매치에서 8승 4무의 높은 승률을 보이며 무패 행진을 달렸다. 터키 원정 평가전을 비겼고 세르비아, 가나를 연파했다.
승승장구하면서 결과에 묻혔던 약점이 한일전 패배로 단번에 드러났다. 레바논과의 월드컵 3차예선 첫 경기까지 한 달의 시간도 남지 않았지만 마음만 먹는다면 충분히 보완할 수 있는 시간이 된다.
백업 확보의 중요성도 일깨워줬다. 조광래 감독은 아시안컵 때부터 많은 백업 선수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선수들을 모두 찾지 못했다. 그런 와중에 이청용, 손흥민, 지동원이 한일전에 빠지면서 백업 부재에 따른 경기력 저하를 느꼈다.
조광래 축구는 이제 1년이 지났고 미완성이다. 한일전 패배는 한국이 목표한 것을 향해 한 단계 더 발전하는 성장통이 될 것이다. 조광래 감독과 선수들도 이 점을 느낀 모습이다. 모두 "패배를 약으로 삼겠다. 우리를 되돌아 보겠다"라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