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들을 대상으로 한 ‘선택’ 예방접종이 눈 깜짝할 새 100만원을 넘겨 젊은 부모들이 심한 재정적 부담감을 호소하고 있다.
결핵, 뇌수막염, 폐구균, 로타바이러스 등 선택사항으로 돼 있는 질환에 대한 예방접종이 사실상 필수적인 것으로 인식되면서 자녀들에게 접종을 시키고 있지만, 비급여여서 보험 적용이 안 될 뿐 아니라 재정적 부담이 커 저출산 극복을 외치는 정부 정책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15일 문화일보의 취재 결과, 회당 4만~15만원을 호가하는 선택 예방접종은 종류가 다양한 데다 수차례 반복적으로 맞혀야 하기 때문에 순식간에 비용이 100만원을 넘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서울 중랑구 신내동 중랑보건소에 생후 1개월 아들에게 ‘결핵 주사’로 알려진 BCG백신을 접종하러 온 김소희(여·31)씨는 “일반 병원에서는 흉터 우려가 없는 주사를 맞힐 수 있지만 비용이 워낙 비싸 접종시키기가 겁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24개월 이하 영유아에게 권유되고 있는 기타 예방접종을 모두 맞힐 경우 120여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엄마들 사이에서 ‘선택 3종세트’라 불리는 뇌수막염, 폐구균, 로타바이러스는 보통 4만원, 15만원, 13만원 수준이며 이를 세 차례 이상 맞혀야 하기 때문에 세 가지만 100여만원의 지출이 발생한다. A형간염 접종 등을 더하면 비용이 120여만원으로 늘어난다. 12세 이하 대상으로 한 필수와 선택 예방접종을 모두 일반 병원에서 할 경우 접종비는 170만원 이상이란 계산이 나온다.
필수 예방접종에 대한 불만도 크다. 필수 예방접종은 보건소에서는 무료지만 일반 병원을 찾을 경우 국가보조비(접종비의 30%)를 제외하고도 회당 5000~3만5000원의 비용이 드는데, 서울의 경우 재정적 여유가 있는 강남·서초·용산·동작구 등에서만 본인 부담 70%를 구비로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