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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성과급 지표에서 '방과후 학교 참여율' 항목 비중이 높은 지역일수록 방과후 학교에 대한 강제 참여 독려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교육 절감과 교육격차 해소는 물론 생애 핵심역량 강화를 통한 전인교육 실현을 위해 도입된 방과후 학교가 상당수 지역과 학교에서 반강제적으로 실시됨에 따라 적지않은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토론, 취미, 인성, 리더십 관련 비교과 영역 수업은 점차 축소되고, 방과후가 국영수 위주의 보강수업으로 변질되면서 궁극적으로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 역량 등 학생들의 능력마저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학교별 성과급 평가에 이용되는 '방과후 참여율' = 뉴스1이 15일 입수한 '2011년 학교 성과급 지표(공통·자율) 반영 현황'을 보면 전국 16개 시도의 성과급 지표 중 '방과후 참여율' 항목 비율이 높은 지역은 초등학교의 경우 △인천(전체의 32% 차지) △부산(30%) △충북(25%) 순이었다. 중학교는 △울산(32%) △경남(24%) △충남·전남·인천·경북·제주(20%) △부산(18%)순이었다.
방과후 학교는 사교육비 경감과 취약계층의 학습기회 확대를 위해 교육과학기술부가 추진하고 있는 제도다. 그러나 정부가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를 실시한 이후 방과후 학교가 국·영·수 위주 강제 보충수업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문제 제기가 많다.
이런 가운데 교과부가 올해 처음으로 도입한 학교별 차등성과급제 역시 '강제 방과후'를 부추기는 효과를 낳고 있다.
학교별 성과급제는 학교별 평가 실적에 따라 성과급을 차등지급하는 제도다. 교과부가 정한 공통지표와 각 시도교육청이 재량에 따라 정한 자율지표를 합산해 평가한다. 지표별 반영비율은 시도교육청이 자율로 정할 수 있다.
인천과 부산 등 '학력신장'을 목표로 내세운 지역일수록 지표 중 '방과후 참여율'의 비율을 높게 잡았다. 이에 따라 학교 등급 평가에 민감한 해당지역 학교장들이 강제 방과후를 독려하는 사태가 빈번하다.
◇ 인천·부산 등 '강제 방과후' 논란 가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인천지부는 16일 인천시의회에서 '학생 학습선택권 보장 조례'에 대한 토론회를 연다. 인천지역에서 반강제적으로 이뤄지는 야간 자율학습과 보충수업 등을 실효성 있게 제한하기 위해서다.
그 동안 인천지부에는 "방과후 학교가 강제로 운영되고 있다"는 교사들과 학부모들의 민원이 쏟아졌다. 지난 3월 한 중학교 학생들이 "방과후 학교가 강제로 시행되고 있다"라며 집단반발에 나서기도 했다.
인천지부 관계자는 "지난 4월에는 학습 실태조사를 했는데 그 결과 중학교 84%, 고등학교 70%에서 강제 방과 후학교가 실시되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부산도 마찬가지다. 부산 ㅈ중학교에서는 지난달 13일 학교장이 각 학급 반장과 부반장을 불러 놓고 "방학 중 CBS 방과후학교를 무조건 들어라"고 강요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다른 방과후라도 꼭 들어야 하며, 그것도 하지 않을 사람은 교육청이 실시하는 '자기주도학습 프로그램'을 21일 이상 수행하라고 강요했다. 학교장은 그 자리에서 참석 학생들에게 3가지 안 중 하나를 선택하게 했다.
부산 ㅅ중학교에서도 파행은 반복됐다. 올해 학교별 성과급 등급이 안 좋게 나온 이 학교는 내년에는 좋은 학교 등급을 받기 위해 방과후 참여율을 높이기로 했다. 그 대안으로 축구부를 폐지하고 대신 종합반(국, 영, 수, 사, 과)을 운영하는 방안이 논의중이다.
전교조 부산지부 한경숙 대변인은 "고등학교의 경우 100% 강제 방과후를 하고 있다고 보면된다"라며 "심지어 방과후 참여율이 높은 학생에게 학교장 상을 주는 경우도 발생했다"고 말했다.
◇교육청들은 '모르쇠' = 사정이 이런데도 교육청들은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부산교육청 관계자는 "지표 중 방과후 참여율 비율이 높다고 해서 방과후 학교를 강제로 독려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학생이 원치 않는다고 하면 방과후 수업을 강제로 시킬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부산의 방과후 참여 비율은 69%로 타 시도에 비해 그리 높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다른 교육청 관계자도 "강제 방과후에 대해 민원이 제기되는 일은 거의 없다"라며 "학생들이 하기 싫어해도 학부모들은 아이가 공부를 하기 원하니 그걸 강제 방과후라고 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교조 인천지부 조우성 대변인은 "교육청이 듣고 싶은 이야기만 듣는다"라며 "교육청들이 교과부의 평가에 민감해 학업성취도 평가와 방과후 참여율을 중요시하니 학교장들도 아이들을 학교에 오래 남기려고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사최종편집일: 2023-06-22 22: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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