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노벨평화상에 중동과 아프리카 여성운동가 3인이 공동 수상자로 선정됐다.
선정된 여성은 아프리카 라이베리아의 엘런 존슨 설리프 대통령, 평화운동가 리머 보위, 예멘의 인권·민주화 운동가 타우왁쿨 카르만 등 3명이다.
이들은 여성의 안전과 인권을 위해 비폭력적인 항쟁을 주도했고 평화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돼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1901년 노벨평화상이 제정된 이래 처음으로 여성 3명이 공동 수상했다. 이들은 후진국 출신 여성이라는 점, 그리고 여성 인권과 평화, 민주화를 위해 비폭력 투쟁을 전개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노벨위원회가 여성 3명의 공동 수상을 결정한 것은 각 개인의 업적을 높이 평가했다는 점을 넘어 세상에 대한 여성의 영향력을 인정했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위원회는 발표문에서 “여성이 사회 전반에서 남성과 동등한 기회를 획득하지 않는 한 민주주의와 평화를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라이베리아의 흙에서는 피 냄새가 난다는 말이 있다. 1989년 발발한 내전은 14년간 계속됐고, 이 기간에 25만명이 사망했다. 하지만 라이베리아에는 죽음의 위협 앞에서도 굴하지 않는 두 여성이 있었다. 이들은 독재정권에 맞서 비폭력 투쟁을 전개했다. 내전이 종식된 지 8년이 지난 2011년, 두 사람은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했다. 엘렌 존슨 설리프 현 라이베리아 대통령과 평화운동가 레이마 보위다.
아프리카 첫 여성 대통령인 설리프는 라이베리아 민주화를 위해 싸워온 투사이면서도 화려한 경력을 가진 인물이다. 1961년 미국으로 유학을 가 하버드대학 등에서 수학했다. 세계은행(WB)과 유엔에서 일했다. 80년 쿠데타로 집권한 새뮤얼도 정권을 비난하다 투옥돼 해외로 망명했다. 89년 들어선 찰스 테일러 정권에서도 내란 혐의로 기소돼 다시 망명길에 올랐다.
대통령에 당선된 뒤인 2007년에는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민간 부문 최고 영예인 대통령 메달을 받았다. 오는 11일 실시되는 대선에서 재집권을 노리고 있는 설리프에게 노벨평화상 수상은 큰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설리프의 정치적 동지인 보위 역시 라이베리아 내전을 종식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을 듣는다.
내전 기간 트라우마(외상 후 겪는 정신적 장애)를 입은 소년병들의 심리 상담을 했다. 또 전쟁을 끝내기 위한 여성들의 역할에 주목, 전쟁 중 남편과의 성관계를 거부하는 방식으로 여성 반전운동을 이끌었다. 테일러 대통령과 직접 만나 가나에서 열리는 평화회담에 참석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여섯 아이의 어머니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