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 가정의 만 12세 이하 아동과 가족, 임산부를 대상으로 위기도별 사례관리를 실시해 건강검진 및 심리치료를 지원하고, 기초 교육, 학습지원을 비롯해 사회정서 증진 서비스, 부모교육·상담 등을 지원한다.
전국에 위치한 드림스타트센터를 중심으로 보건소, 학교, 사회복지기관, 아동보호전문기관 등 지역자원과 연계·운영되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 아동권리과 최환 사무관은 “2007년 첫 시작 당시 16개 센터로 시작해 올해는 131개로 늘어나 매년 사업지역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만족도 역시 매년 높아지고 있다. 최 사무관은 “사업을 처음 시작한 2007년 아동과 부모의 만족도가 79.5%, 86.7%였던 것이 지난해에는 각각 89.3%, 97.4%로 높아졌다.”며 “매년 지속적으로 만족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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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보건복지가족부가 실시한 멘토링 사업 만족도 조사 결과 대상 아동과 학부모가 매년 지속적으로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전국 131개의 센터 중 지난 4월 개소한 ‘전주드림스타트센터’를 찾아 ‘플러스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고위기를 겪고 있는 아동들이 어떤 변화를 겪고 있는지 살펴봤다.
운영을 맡고 있는 전주드림스타트센터 문일성 주무관은 “현재 멘토링 서비스를 받고 있는 아동은 38명”이라며 “아동 대부분은 고위험군에 속하는 아이들”이라고 소개했다.
또래 친구들에 비해 학습능력도 부족하고, 대인관계 능력도 부족해 욕설을 하거나 사회적응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그랬던 아이들이 전북대학교 아동학과와 학생들과 연계해 1:1 멘토링 서비스 프로그램을 받고 있는데, 아이들이 조금씩 밝고 건강하게 변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문 주무관은 전했다.
“선생님, 빨리 오세요! 궁금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에요. 오늘 선대칭도형을 배웠는데요, 잘 모르겠어요. 쉽게 이해하는 법 없을까요?”
지난 23일 오후 5시, 학교를 마치고 들어선 멘티 박지영(가명·11)양이 임한나(22·전북대 아동학과 3)멘토를 만나자마자 수학 문제집을 꺼내며 서둘러 공부를 시작했다. 지난 10월부터 멘티와 멘토로 만난 이들은 일주일에 2번씩 만나 부족한 과목 위주로 1:1 맞춤형 학습을 통해 우정을 쌓아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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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드림스타트센터에서 임한나(22) 멘토와 박지영(가명·11)양이 기말고사 대비 수학공부에 집중하고 있다. |
멘토 프로그램을 통해 달라진 점이 무엇이냐고 묻자 박지영(11)양은 “선생님 만난 후로 수학이 너무 재미있어졌다.”며 “이번 중간고사에서 수학점수가 20점이나 올랐다.”고 자랑했다. “집에서는 엄마가 잔소리만 하시는데, 멘토 선생님은 제 고민도 함께 해결해주셔서 선생님 만나는 날이 매일 기다려져요.”
지영 양을 가르치는 임한나(22)씨는 “계영이는 공부하고자 하는 욕구는 강한데, 평소 공부를 끌어주고 봐주는 사람이 없었다.”며 “평소 언니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계영이의 말이 가슴에 와닿았다.”고 마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지영이가 “우리 선생님은 제 고민 해결사”라며 치켜세우자 임 씨가 수줍은 듯 웃어보였다. 임 씨는 “계영이 고민이 친구를 사귀지 못하는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인터넷으로 친구 잘 사귀는 법, 저의 노하우를 담아서 여러 가지 조언을 해주니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하더라고요. 귀여운 동생이 생긴 것 같아 저도 든든해요.(웃음)”
지영이의 어머니인 김희순(가명·39)씨는 “계영이 아빠가 2년 전 세상을 떠나고 나서는 지영이가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갑자기 어두워졌다.”며 “말도 잘 안하고, 웃지도 않던 아이가 멘토 프로그램을 통해 웃음을 되찾고, 성적까지 오르니 이보다 더 감사할 수 없다.”며 말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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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의 ‘드림스타트 플러스 멘토링’은 빈곤의 대물림을 방지하고 빈곤 아동에 대한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2007년 16곳을 시작으로 올해 전국적으로 131곳의 드림스타트 센터가 개소했다. |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 않아서인지 멘토 선생님을 언니처럼 잘 따르더라고요. 이젠 말도 곧잘 하고, 멘토 선생님이 가르쳐준 문제가 중간고사 문제에 나왔다며 좋아하기도 하고요. 우리 아이가 밝아 졌다는 것에 눈물이 날 정도로 기쁘고 감사해요.”
전주드림스타트센터에서는 멘토 선생님의 재량에 맞춰 자발적 프로그램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멘티가 1:1 학습을 원하면 학습도우미로서, 때로는 엄격한 형과 언니 노릇을 해가며 사회생활에 필요한 예절교육과 운동능력을 옆에서 도와주기도 했다.
문화 향유가 부족한 아동들에게는 문화체험을 지원해 주고 있는데, 멘티와 멘토의 관계 형성과 사회성 향상을 위해 찜질방과 영화티켓을 무료로 제공해주고 있다. 농촌 지역에 위치한 탓에 한 번도 찜질방과 영화관에 가본 적이 없는 아이들의 반응이 뜨겁다고 한다. 또, 서점 및 문구점 등과 교류하면서 학습에 필요한 물품이 있으면 언제든지 가서 구입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있다.
김종석(가명·12)군과 배종훈(22, 전북대 아동학과 3)씨는 이제 눈빛만 봐도 통하는 사이가 됐다. 이들은 일주일에 두번 씩 만나며 8주 동안 우정을 쌓아왔다.
“처음 종석이를 만났을 때는 제가 여러모로 마음고생이 많았거든요. 감정 조절이 안돼서 욱하기도 하고, 말끝마다 욕설을 섞어서 쓰고, 싸움도 잦아서 어떻게 이 아이를 변화시킬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죠.” 배 씨는 두 달 전을 회상하며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처음엔 뭔가 집중을 시켜보자는 생각에 가장 취약한 과목인 영어공부를 시작했는데, 워낙 영어를 싫어해서 오히려 독이 됐죠. 그래서 과목을 바꿔서 인섭이가 잘하는 것부터 했어요. 배드민턴과 테니스를 좋아한다고 해서 함께 공터에 나가서 땀 흘려가며 우정을 쌓아나갔어요.”
포기할 법도 한데 끝까지 종석이와의 우정의 끈을 놓지 않은 이유를 묻자 그는 “평소 제가 어린이들을 좋아했기 때문에 그냥 다른 친구들보다는 포기가 느렸던 것 같다.”며 “조금 삐뚤어졌을 때 바로 잡아주면 언제든 성장할 수 있는 게 아이들인데 그걸 종석이에게도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유캔 두잇! 아이캔 두잇! (넌 할 수 있어! 난 할 수 있다!)
제빵사를 꿈꾸는 종석이가 갑자기 영어 문장을 여러 차례 외쳤다.인섭 군은 “멘토 선생님이 영어 단어 숙제를 내줄 때는 하나도 외워지지 않았는데, 이것만큼은 평생 잊어버리지 않을 것 같아요. 이제 제겐 마법 같은 주문이거든요. 이 말을 반복하다보면 어느새 자신감도 생겨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내년에도 종석이와 인섭이가 이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지 궁금해졌다. 전주드림스타트센터 문일성 주무관은 “현재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동들은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참여시킬 계획”이라며 “전국적으로 20~30명의 아동들이 멘토 프로그램에 참여중인데. 내년에는 지금의 2~3배 정도인 80~100명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국의 드림스타트센터를 관리하고 있는 보건복지부 아동권리과 최환 사무관은 “내년에는 전국 50개 지역을 추가 확대해 181개 시군구에서 드림스타트센터 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지역 내 아동복지서비스를 연계, 조정 기능을 강화하고, 지역자원을 적극 개발해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통합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