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말 기준 국내 스마트폰의 보급률은 1.8%였다. 그러던 것이 1년 만에 14.2%로 대폭 증가했고, 올 연말에는 4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급속한 스마트폰 문화의 확산은 단지 양적인 측면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최근 ‘구글’이 전 세계 30여개 국의 스마트폰 사용자 3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며, 한국의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72%는 매일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대상 국가 중 세 번째로 높은 수치이다.

또 평균 42건의 애플리케이션(속칭 앱)을 다운로드 한다고 응답했으며 이는 전체 국가 중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한국인들의 98%가 스마트폰을 집에서 더 많이 이용한다는 점이다. 이동 중(90%), 일터(79%)가 그 다음 순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는 스마트폰이 한국인의 생활에 깊숙하게 자리 잡고 있음을 나타낸다.

한국인들의 98%가 스마트폰을 집에서 더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저작권자 (c) 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한국인들의 98%가 스마트폰을 집에서 더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저작권자 (c) 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런 스마트폰의 열풍은 정부 공공기관에도 미치고 있다. 최근 행정안전부에서 발표한 ‘스마트 전자정부(Smart Gov) 추진 계획안’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스마트 전자정부란 스마트폰으로 인한 모바일 환경의 급속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한 글로벌 정부를 일컫는 말로 정부가 계획하는 이상적 모델상이다.

행정안전부의 계획안에서도 볼 수 있듯이 최근 공공기관 역시 모바일을 통한 서비스와 공공정보를 활용하기 위한 방안으로 다양한 앱 개발에 동참하고 있다. 그 결과 현재까지 수 십여개에 달하는 다양한 공공기관 앱이 ‘ios(아이폰)’와 ‘안드로이드’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사용자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는 공공기관 앱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 지 살펴봤다.

▲ 한국관광공사의 ‘대한민국 구석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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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의 ‘대한민국 구석구석’ 애플리케이션 화면

한국관광공사가 제공하는 여행 앱으로서 약 3만건에 달하는 방대한 정보가 소개되고 있다. 다양한 여행 주제에 따른 분류를 통해 사용자가 쉽게 정보를 찾을 수 있게 했다. 주요 숙박, 식당정보도 전화번호와 함께 제공하고 있으며 대사관, 여권과, 항공사 등의 주요 연락처도 등록돼 여행 중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또한 사용한 사람들의 답사기를 볼 수 있고 한국관광공사의 홈페이지와 연결되어 서로 정보를 나눌 수도 있다. 이 앱을 자주 이용한다는 여행 동아리 회원 김미진(여·24)씨는 “전국의 관광정보가 업데이트돼 두껍고 오래된 지도보다 훨씬 편리하다’며 “여행 중에 주변 정보를 검색할 수도 있어 아주 유용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앱에 담긴 콘텐츠의 양이 과해서 편의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 중소기업청의 ‘입찰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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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청의 ‘입찰정보’

중소기업청이 11월 26일부터 서비스하기 시작한 앱으로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실시간 입찰 및 낙찰 정보를 무료로 제공한다. 총 500,000여 건이 넘는 입찰 정보를 제공하며 하루 평균 업데이트 되는 입찰·낙찰 정보는 1,500여건에 달한다.

그 전까지는 정보를 확인하려면 공공구매종합정보망(www.smpp.go.kr)등의 온라인에서만 가능했다. 그러나 이 앱을 통하면 각종 입찰·낙찰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다. 또 맞춤정보를 설정하여 원하는 콘텐츠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도 이 앱의 장점이다.

천안의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이동진(남·35)씨는 “주요 업무상 항상 확인하는 앱”이라며 “중소기업 임직원에게 필수적인 앱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그 유용성을 강조하였다.

▲ 우정사업국의 ‘우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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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사업국의 ‘우체국’ 애플리케이션 화면

우체국 앱은 지난 7월 29일, 애플사에서 선정한 ‘금주의 아이폰 어플’로 선정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다. ‘금주의 아이폰 어플’은 앱스토에 출시된 모든 앱을 대상으로 판매량, 고객평점, 고객리뷰, 완성도, 참신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발표하는 것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 앱이 주로 선정됐는데 이 같은 결과는 공공기관 앱으로서는 최초라고 할 수 있다. 이 앱은 등기와 우편 조회를 할 수 있으며 택배와 우표포털, 우체국 찾기, 우체국S뱅킹 등 다양한 서비스와 연계돼 있다. 또 게임도 탑재돼 있어 오락적 요소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우체국 앱에서는 조회만 가능하고 그 외의 서비스는 연관된 앱을 따로 받아야 한다는 단점도 있다.

이 밖에도 수명계산기(통계청)와 여행프로젝트(서울시), 법아 놀자(법무부), 숙녀 다이어리(보건복지부), 응급상황대처방법(소방방재청), 숲에on 등산로 안내(산림청) 등의 앱들이 많은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면서 사용자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이런 공공기관 앱은 그 동안 정부가 웹에 정보를 ‘공개’하는 것을 넘어서 ‘활용’으로 넘어섰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고 있다. 또한 국민에 대한 국가 정보의 접근성이 크게 향상됨으로서 간접적인 홍보 효과도 취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웹페이지의 정보를 옮겨 놓아 사용자의 편의성을 고려하지 않거나 과도한 홍보효과에 치중한 공공기관의 앱도 있다. 또한 시각장애인 같은 특정한 사용층을 고려하지 않거나 앱의 중요 요소인 오락성이 없어 사용자들의 외면을 받는 경우도 있다.

왼쪽부터 유용성의 부족과 과도한 홍보성으로 평가받는 통계청, 국토해양부 앱

왼쪽부터 유용성의 부족과 과도한 홍보성으로 평가받는 통계청, 국토해양부 앱

공공기관 앱의 궁극적인 목적이 대국민 서비스인 만큼 사용자를 고려는 꼭 필요하다. 그렇기에 사용자를 위한 앱이 아니라 개발 자체가 목적인 앱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것은 목적이 전도되는 상황이다. 또한 공공기관의 앱의 대부분은 아이폰에 집중해 다른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은 접근하지 못하는 문제점도 있다.

물론 공공기관이 앱을 개발하는 과정에는 많은 비용이 든다. 그렇기에 모든 기관이 앱 양산에 뛰어드는 것보다는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해 내실 있는 앱을 개발 하는 데 더 중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