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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11월29일 13시50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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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용노동부 주최, ‘2011 진로직업박람회’ 65종 직업체험으로 내 꿈 찾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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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11 진로직업박람회’에서 만난 장하진(17)양은 아직 꿈이 없어서 고민이라고 했다. 장 양과 함께 박람회장을 찾은 6명의 친구들에게 꿈이 뭐냐고 묻자 1명을 제외한 5명에게서 아직 꿈을 찾지 못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번 행사는 이렇듯 꿈을 찾지 못한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직업군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진로를 탐색케 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행사 관계자는 “진로선택을 앞둔 청소년들이 자신의 적성과 흥미에 맞는 학과와 직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직업 체험과 현직 대학생단으로 구성된 일대일 상담부스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 2011 진로직업박람회가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렸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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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진로직업박람회’가 지난 22일~25일까지 나흘간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렸다. |
이번 행사에서는 70여 종의 직업체험기회를 비롯해 유망직업 소개, 대학 학과안내, 심리 검사 및 대학생 멘토의 1:1 진로상담, 직업인과의 만남 등이 진행됐다. 박람회장은 전국에서 모인 중·고등학생들로 입장이 제한적으로 이루어질 만큼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장하진(17)양을 동행 취재하며 그녀가 자신의 적성과 진로를 탐색하는 과정을 살펴봤다. 장 양은 먼저 행사장 입구에 마련된 대학생 멘토와 진로상담을 신청했다. 가족과 친척들 중 의대 진학자와 교사가 많아 자연스럽게 선생님이란 직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장 양에게 서울대 사범대학에 재학 중인 김 모 양(22)이 다가와 직접 멘토링에 나섰다.
“전 아직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집안에 의대 진학자가 많아서 부모님은 내심 제가 의대를 진학하길 바라시는 것 같아요. 성적은 전교에서 20등 정도 하는 편인데, 저는 의대보다는 교사 쪽에 더 관심이 가거든요. 선생님이 되려면 어떻게 공부해야하는 지 비법이 궁금했요.”
30여 분이 넘게 상담을 마치고 나온 그녀의 표정이 어느새 밝아져있었다. 장 양은 “집안의 맏이라 누군가에게 고민을 쉽게 털어놓기가 힘들었는데, 대학생 언니가 차분하게 제 이야기를 끝까지 잘 들어줘서 정말 고마웠다.”고 소감을 말했다.
“중학교 교사가 되려면 사범대학에 들어가야 하고, 이 중 3%만이 교원자격증을 취득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고 조언해 주셨어요. 저는 선행학습만 하고 복습을 잘 하지 않는 편인데, 그런 부분을 콕 집어서 말해주니깐 앞으로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할지도 감이 잡히는 것 같아요.”
 | 박람회장을 찾은 남춘천여자중학교 학생들이 호신술을 배우고 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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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람회장을 찾은 남춘천여자중학교 학생들이 호신술을 배우고 있다. |
장 양은 이어 직업체험 부스로 발걸음을 옮겼다. 직업체험부스에서 여학생들의 이목을 끈 직업은 경호원이었다. 실제로 경기대 경호보안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경호원 체험을 돕고 있었다.
“누군가 뒤에서 안았을 때는 양손을 꽉 잡아 오른쪽으로 돌면서 명치를 때리면 상대를 쉽게 제압할 수 있어요. 자, 같이 한번 해볼까요?”
장 양은 어느새 배운 대로 곧잘 따라하는가 싶더니 능숙하게 상대를 제압했다. 그녀를 지켜보던 관람객들도 신기한 듯 그녀에게 박수를 보냈다.
장 양은 “ 만들기나 운동 등 원래 몸으로 하는 건 뭐든 잘 하는 편인데, 이렇게 빨리 배우게 될 줄 몰랐다.”며 “생각보다 재미있다. 내 몸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들을 배울 수 있고, 상대방의 안전까지 책임질 수 있어 매력적으로 느껴진다.”라며 경호원이란 직업에 호기심을 나타냈다.
 | 행사장 입구에는 유망직업과 신생직업들에 관한 전시도 이어졌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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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 입구에선 유망직업과 신생직업들에 관한 전시도 이어졌다. |
장 양은 이어 유망 직업 중 하나로 선정된 자동차디자이너 직업체험 부스로 향했다. 이곳에서 만난 고형훈 대리는 “체험부스는 실제 F1 경주장을 20분의 1로 축소한 것”이라며 “자동차가 만들어지고 달리는 일련의 과정을 체험할 수 있게 해놨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디자이너는 자신이 디자인한 자동차가 스피드가 얼마나 강한 지 테스트하기기 위해 순발력 테스트를 거치게 되는데, 이를 위해 체험부스 내에선 5개 불빛으로 순발력 테스트 체험을 진행하고 있었다.
평소 카트라이더 게임을 즐겨한다는 장 양이지만 순발력 점수가 그리 높게 나오지 않아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장 양은 “교사나 의사와 달리 창조적언 업무를 하는 자동차 디자이너의 세계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며 1시간 이상을 체험 부스 안에 머물며 발길을 떼지 못했다.
 | 22일 박람회장을 찾은 날에는 전국에서 모인 중, 고등학생들 덕분에 발디딜 곳 없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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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람회장은 전국에서 모인 중·고등학생들로 발디딜 곳 없었다. |
이어 장 양이 찾은 곳은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체험부스였다. 한참을 고개를 갸우뚱하던 장 양은 “다이어트 프로그래머란 직업은 처음 들어봤다”며 “연예인을 관리해주는 전문 상담사인가요?”라고 물었다.
그녀의 질문에 길을 지나가던 다른 여학생들과 남학생들도 그녀를 둘러쌓고 관계자의 설명에 귀를 쫑긋 세웠다.
“영국에서는 다이어트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이 이미 오래 전부터 유망 직업으로 등장했어요. 우리나라와 달리 유럽은 빵, 과자가 주식이다 보니 청소년들의 과식을 막기 위해 다이어트를 도와주는 사람이 생겨났지요.”
그는 “다이어트프로그래머는 고객의 체중과 체지방 등을 기계로 측정해 식습관부터 운동량, 주변 환경 등을 고려해 식이요법과 적합한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이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을 한다.”며 “최근 한국에서도 유망직종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담을 마치고 나온 장 양은 “행사장에 와서 가장 흥미로운 점이 유망 직업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며 “다이어트 프로그래머란 직업은 오늘 처음 들어봤는데, 사회적 질병인 ‘비만’을 고치고 싶은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직업 같다.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청소년들이나 여성들에게 건강하게 다이어트를 도와줄 수 있다는 점에서 재미있는 직업 같다.”고 말했다.
 | 박람회장을 찾은 청소년들이 플로리스트 체험을 하고 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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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람회장을 찾은 청소년들이 플로리스트 체험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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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 여학생들에게 가장 인기를 끈 ‘바리스타’ 직업체험부스. 이곳에서는 핸드드립, 라떼아트. 일일 바리스타 체험도 이어졌다. |
이 밖에 부대행사로 ‘만나고 싶은 직업인 코너’ 시간도 마련됐다. 오전에는 대한민국 산업재산권 지킴이로 활동 중인 변리사를 비롯해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개발자와의 만남이 진행됐고, 오후에는 KBS 조수빈 아나운서와 개그맨 김병만 씨와의 만남도 이어졌다.
모든 여학생들이 한번쯤 꿈꿔봤을 아나운서를 직접 만난다고 하니 장 양은 점심도 거른 채 5층 대강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녀 또한 어릴 적 아나운서를 꿈꿨지만 ‘화려하고 예쁜 사람들만 할 수 있는 직업’이란 생각 때문에 그냥 포기했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이윽고 조수빈 아나운서가 등장해 이런 장 양의 편견을 일거에 무너뜨렸다. “여러분 눈에는 아나운서도 연예인처럼 보이시지요? 연예인은 프리랜서이지만 아나운서는 회사에 소속된 사람이라 일반 회사원과 별반 다를 게 없답니다. 다만 TV에 나온다는 점에서 화려하게 보일 수는 있겠지요.”
조 아나운서는 중학교 때 국어책을 읽다가 담임선생님의 추천으로 아나운서란 직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그녀는 “‘아나운서는 얼굴도 예쁘고, 뭔가 특별한 사람이지 않을까란 생각에 감히 내가?’ 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며 매일 뉴스를 보며 뉴스데스크에 앉은 자신을 상상했다고 한다.
“내가 저 자리에 앉으면 어떤 기분일까?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감히 나 같은 게 될 수 있을까? 수많은 고민을 하며 앞만 보며 노력한 끝에 그로부터 10년 후 저는 그 자리에 앉게 되었지요.” 조 아나운서는 청소년들을 향해 “열정은 꿈을 숨쉬게 한다.”고 강조했다.
.jpg) | 박람회장을 찾은 청소년들 사이에서 단연 인기 직종은 방송, 언론분야였다. 사진은 카메라 감독과 PD가 되어 일일 방송 체험을 해보고 있는 모습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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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람회장을 찾은 청소년들 사이에서 단연 인기 직종은 방송, 언론 분야였다. 사진은 카메라 감독과 PD가 되어 일일 방송 체험을 해보고 있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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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람회 부대행사로 열린 ‘만나고 싶은 직업인 코너’에서는 KBS 조수빈 아나운서와 만남의 시간도 가졌다. |
강연을 듣고 나온 장하진(17)양은 “어느새 마음 한 편이 뜨거워지는 느낌이 들었다.”며 “그동안 도전조차 하지 않으려고 했던 게 후회된다. 열심히 도전해서 10년 뒤에는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장 양은 이날 다양한 직업 체험을 해보면서 다이어트 프로그래머와 아나운서에 가장 관심이 갔다고 털어놨다. 장하진 양처럼 많은 청소년들이 이번 박람회를 통해 자신의 적성과 흥미를 재점검하고, 꿈을 찾게 되는 계기가 됐길 바란다. 아울러 앞으로 청소년들을 위한 직업체험 박람회가 자주 개최돼 청소년들이 자신의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설계할 수 있는 기회가 좀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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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금주 (webkids@webkids.co.kr) 기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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