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National Intelligence Service)은 정보기관으로써 권력을 남용하지 않고, 항상 국민들을 위해 봉사하고, 국민들에게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의미에서 ‘센터’가 아닌 ‘서비스’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최고 권력기관이라 불리며 일반인들이 좀처럼 다가가기 쉽지 않았던 곳 ‘국가정보원’. 국민의 생명과 안전, 국가존립의 보장과 국익 증진을 위해 헌신한다는 목적 아래 1961년 6월 10일 ‘중앙정보부’란 이름으로 창설됐고, 1981년 1월 1일 ‘국가안전기획부’로 개칭됐다. 그 뒤 1999년 1월 1일 ‘국가정보원’이란 이름으로 재출범했다.
국가정보원은 창사 50주년 기념으로 KBS의 스페셜 방송을 통해 딱 한 번 언론에 공식 공개됐을 정도로 일반인들에게는 잘 공개되지 않는 곳으로 유명하다. 특히 안보전시관 견학을 제외하면 사실상 평범한 시민들이 평생 발 한 번 들여 놓기 힘든 곳이다. 그런 곳에 정책기자단이 발을 들여놨다. 올 들어 가장 추웠던 지난 21일, 공감코리아 정책기자단이 국가정보원을 찾았다.
네비게이션에도 장소가 정확히 나오지 않는다는 국정원은 그 입구부터 경비가 삼엄했고, 건물 외부 촬영은 물론 내부 촬영까지 철저히 제한돼 있었다. 방문객들은 신분 확인 뒤 모든 전자기기를 보관함에 맡긴 후에야 겨우 들어갈 수 있었다.
 | 국가정보원에서 국가 안보를 위해 운영하는 안보콜센터 홍보 포스터 [사진=국가정보원 홈페이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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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에서 국가 안보를 위해 운영하는 안보콜센터(111) 홍보 포스터 (사진=국가정보원 홈페이지) |
국가의 정보활동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래 국내·국외, 통신 정보 기능을 가진 각 정부기관이나 군 조직을 중심으로 운영돼왔다. 이로 인해 정보활동이 각 기관별로 분산되고, 제한적으로 이루어져 업무중복이나 과당 경쟁은 물론 그릇된 판단을 유발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통합 정보기구의 필요성이 논의되기 시작했으며, 1961년 중앙정보부법 공포와 함께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가 창설됐다. 국가정보원은 현재 안보수사, 대북정보, 방첩, 산업보완, 대테러, 사이버안전, 국제범죄, 해외정보 총 8가지 주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정책기자단은 국가 기밀 보완상의 문제로 몇 가지 업무만 간단하게 설명을 들은 뒤 현장을 둘러볼 수 있었다.
정책기자단이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테러정보통합센터(TIIC, Terrorism information Integration Center)’. 21세기 국가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전쟁의 위협이 점차 감소하고 있는 반면 테러 위협은 점차 확산되고 있는데, 이를 예방하기 위해 많은 전문가들이 실시간으로 테러의 위협이 도사리고 있는 지역들을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있었다.
특히, 테러는 온 인류가 공동으로 해결해야 할 현안으로 등장한 만큼 테러정보통합센터에서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의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대한민국을 테러에서 자유로운 국가로 지켜주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테러 관련 위기평가와 경보발령 ▲국내외 테러 관련 정보의 수집·분석 ▲국내외 테러 관련 정보 통합관리 24시간 상황 처리체제 유지 ▲테러예방을 위한 교육 및 홍보 등의 다양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
 | 테러정보통합센터 홈페이지에서는 테러에 관련된 다양한 보고서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사진=국가정보원 홈페이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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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정보통합센터 홈페이지에서는 테러에 관련된 다양한 보고서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사진=국가정보원 홈페이지) |
이어서 방문한 곳은 ‘국가사이버안전센터(NCSC, National Cyber Security Center)’. 국가사이버안전센터는 해킹이나 디도스 공격 등 각종 사이버 위협으로부터 국가기밀 유출을 방지하고 우리나라 국가정보통신망을 보호하기 위해 설립된 곳이다.
이곳에서는 국가사이버안전 정책을 기획·총괄하고, 사이버위기 예방, 사이버위기 대응훈련, 사이버공격 탐지, 24시간 365일 각급기관 보안을 관제하고 있었다. 또 해킹사고 발생 시 사고조사 및 원인규명을 하면서 사이버 공간에서 국가의 기밀 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물 샐 틈 없이 관리하고 있었다.
특히, 이곳은 한국에서 자체 개발한 시스템을 통해 24시간 국가 사이버망을 관제하고, 컴퓨터 전문가들이 실시간으로 수집된 자료를 분석하는 일을 하고 있다.
 | 국가사이버안전센터에서는 다양한 인터넷 해킹 관련 내용을 신고하고, 자세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사진=국가정보원 홈페이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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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사이버안전센터에서는 다양한 인터넷 해킹 관련 내용을 신고하고, 자세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사진=국가정보원 홈페이지) |
세 번째로 방문한 곳은 ‘안보전시관’. 안보전시관은 국정원 시설 중 유일하게 일반시민들에게 개방되는 곳으로, 사전 예약자에 한해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역대 국정원장 소개와 더불어, 국정원의 변천사, 역사속의 정보활동을 소개하고, 각종 안보수사나 북한 정보, 산업보안 등 다양한 테마로 전시해두었다. 특히, 드라마 ‘아이리스’ 영화 ‘7급 공무원’ 등 각종 영화나 드라마 속에 비친 국정원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코너가 눈길을 끌었다.
또 최근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아이리스’ 주인공들의 모습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은 관람객들의 관심을 고조시켰다. 드라마 ‘아이리스’의 주연배우 김태희와 이병헌 사이에서 촬영한 사진은 관람객들에게 기념품으로 제공되기도 했다. 실제로 아이리스를 촬영한 김태희는 드라마 촬영을 계기로 명예 국정원 요원으로 활동하며 국정원을 홍보하는 역할도 하고 있었다.
 | 안보전시관은 일반 박물관처럼 국가정보원의 역사와 업무내용을 다양한 테마로 꾸며놓았다. [사진=국가정보원 홈페이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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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전시관은 일반 박물관처럼 국가정보원의 역사와 업무 내용을 다양한 테마로 꾸며놓았다. (사진=국가정보원 홈페이지) |
국가의 산업기술 유출 방지를 주요 업무로 하고 있는 ‘산업기밀보호센터(NISC, National Industrial Security Center)’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었다. 막대한 자금과 인력을 투입해 개발한 첨단기술이 경쟁국가로 유출될 경우 해당 기업의 경제적 손실을 물론이고, 국가차원에서 심각한 경쟁력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기밀보호센터에서는 이런 사고를 미연에 예방하고, 우리나라 기업체와 연구소가 보유하고 있는 첨단기술과 경영상 정보가 해외로 불법 유출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산업스파이 색출활동과 산업보안 교육활동을 함께 수행하고 있었다.
또 단순히 첨단기술 해외유출을 차단하는 활동을 하기보다는 실제로 CEO, 보안책임자, 실무자 등을 대상으로 산업보안 워크숍과 산업보안설명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해 첨단기술 보호와 관련된 최신 정보를 얻거나 시민들과의 소통을 도모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정책기자단이 방문한 곳은 국가정보원 요원들이 실제로 사격 연습을 한다는 사격장. 이곳에서는 실제 총의 사용법을 배우고, 사격을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실제 첩보활동 현장에서는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만큼, 국가정보원 직원들은 기본적인 자기방어 훈련의 일종으로 사격훈련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었다.
 | 산업기밀보호센터 홈페이지에서는 산업기밀 유출사례와 신고 방법 등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사진=국가정보원 홈페이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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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기밀보호센터 홈페이지에서는 산업기밀 유출사례와 신고 방법 등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사진=국가정보원 홈페이지) |
공식적인 관람이 끝난 뒤 진행된 만찬에서는 실제로 국정원 직원들이 동석해 평소 일반 시민들이 궁금했던 점들을 공개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답변을 해주는 시간도 가졌다.
이날 정책탐방에 참여한 정책기자단은 일반인들이 쉽게 경험해보지 못하는 생소한 체험을 했다는 것에 상당한 자부심을 느끼며, 국가 안보에 대한 중요성을 새삼 절감한 듯 저마다 상기된 표정이었다.
이번 탐방에 함께 한 리홍리(여·다문화가정 주부) 정책기자는 “평소 잘 알지 못했던 국가정보원에 대해 좀더 잘 알 수 있는 기회가 됐고, 해보지 못했던 다양한 경험들을 할 수 있어 좋았다.”며 “이런 기회를 마련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평소 정책탐방에 자주 참여한다는 박경숙(여·주부)는 “세계적인 정보기관과의 경쟁에서도 뒤처지지 않을 만큼 한국 정보기관의 수준과 정보 요원들의 수준이 참 높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든든했다.”며 “비록 일반 국민들이 잘 모르는 부분이지만 항상 대한민국의 국익과 안전을 위해 애쓰시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총성 없는 전쟁터’나 다름 없는 곳에서 더 안전한 대한민국, 한발 더 앞서가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는 국가정보원 요원들. 정보가 국력인 시대! 대한민국을 소리없이 이끌어가고 있는 이들의 노고에 온 국민을 대표해 감사와 감동의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