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은 글쓴이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아이들의 글을 모두에게 읽어줬다.
힘들었던 가정환경,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 부족했던 자신감, 두 번 다시 되새기고 싶지 않은 아픔까지 …. 글을 읽고 있는 선생님, 희망교실이 아닌 선생님들, 그리고 아이들까지 하나둘 울기 시작했다.
물론 무척 태연스러운 아이들도 있었다.
아이들은 자신의 희망이 무엇인지 스스로 잘 알고 있었다.
아이들은 선생님들과 함께 희망기구를 만들었다.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자신들의 희망을 숨김없이 희망기구에 쓰고, 이것을 밤하늘 속에 작은 불빛과 함께 높이 날려보냈다.
희망기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하늘로 날아갈 즈음 아이들의 눈빛은 이렇게 말하고 있는 듯했다. ‘더이상 창피하게 생각하거나 후회하지 않겠다고 ….’
‘교육의 본질’ 되찾게 해준 ‘희망교실’
지난해 송정중앙초는 6학년을 ‘느낌 있는 학년’이 되도록 운영했다.
6학년 아이들 모두가 단합하고, 평소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희망을 꿈꿀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였다.
교사가 멘토가 되고, 아이들이 멘티가 되는 희망교실.
어려운 가정환경, 학업부진, 다문화가정 등의 아이들뿐만 아니라 모두를 위한 프로그램이 교실문화 속에서 배움과 성장이 일어날 수 있도록 운영했다.
대다수 아이들은 중복된 문제를 안고 있었고, 1개 교실이 아닌 학년 전체에서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유했다.
학년 전체 아이들에게 편중된 나머지 실질적인 희망교실 멘티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배려하는 게 중요했다.
특히, 지난해 7월 여름 뙤약볕에서 멘티 아이들이 참여했던 ‘스승 vs 제자 축구대회’는 잊지 못할 추억으로 다가온다.
평소 운동신경 부족으로 운동장 밖으로만 맴돌던 아이들과 함께 땀을 흘리며 운동했던 경험은 교사와 아이들 모두에게 소중한 추억이었다.
더욱이, 희망교실을 운영하지 않는 선생님과 멘티 아이들의 1~2년 전 담임선생들까지 운동장에서 추억을 만드는 모습이 무척 좋았다는 평가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는 말보다 ‘함께 땀 흘리며 교감하는 것이 칭찬보다 더 낫다’는 것을 깨달았다.
희망은 큰 선물이나 물질의 풍요로움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니었다.
닫혀있던 서로의 마음을 나누고 교감할 수 있도록 해주는 말 한마디로도 희망은 만들어졌다. 함께 뛰던 선생님들이 아이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주는 것이 멘티 아이들에게 그토록 큰 힘이 된다는 것이 놀라웠다.
아이들과의 교감이 이렇게 쉬웠던 것을 그동안 실천하지 못했던 점이 후회된다는 교사도 있었다.
광주희망교실은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간에 존재했던 수많은 희망 고리들을 서로 연결시켜 주기에 충분했다.
광주희망교실은 아이들에게 많은 희망을 안겨 주었지만, 교사들에게도 교육의 본질을 되돌아보게 만든 ‘아름다운 희망’으로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