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8교시 수업 갈등 증폭
<앵커 멘트>
유치원 8교시 수업, 들어보셨나요?
오는 3월부터
하루 5시간 수업을 하라는 것이 정부 방침인데
이렇게 되면 초등학교 1학년 수업보다
많아지는 셈입니다.
어린 학생들이 장시간 수업을
소화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당장 유치원 교사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은데요.
이수민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서울 시내의 한 유치원.
오후 1시면 정규수업이 끝나지만,
다음 달부터는 2시까지 수업을 해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3시간에서 5시간 범위 내에서
유치원이 자율적으로 결정했지만,
정부에서 하루 5시간 동안 정규 교육과정을 운영하도록
지침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유치원 교사
"선생님들이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그렇게 수업을 해야 하는데,
행정적인 업무를 교사들이 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그런 업무들이 과중해서 다음날 수업 준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거든요."
현장 교사들은 일제히 불만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생들도 하루 4교시 수업을 받는데
유치원생들이 더 긴 수업을 받으면
오히려 역효과만 낳는다는 지적입니다.
유아의 발달단계를 고려하지 않은 채
일률적으로 수업시간만 늘렸고
정규수업시간 외에도 과도한 행정업무에 시달리는
교사들의 현실도 외면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입니다.
인터뷰: 양민주 부위원장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유치원위원회
"유치원은 쉬는 시간이 따로 없이 등원할 때부터 귀가할 때까지
교육활동이 계속 이루어지는 거예요. 정규수업 끝나고
방과 후 지도까지 (아이들) 귀가를 해놓고도 공문 처리라든지
행정업무 처리라든지 혼자서 감당해야 할 업무가 많은데……."
문제는 교육의 질입니다.
방과후 과정까지 교사의 몫으로 떠넘겨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따로 방과후 과정을 전담하는 교사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교육부 관계자
"방과후과정 교사라는 것이 우리가 정원을 확보해야 하는
부분이잖아요. 교사 정원을 교육부에서 마음대로 확대할 수 있고
이런 게 아니라……."
유치원 현장의 반발이 계속되는 만큼,
아이들에게 피해가 돌아가지 않도록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EBS뉴스 이수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