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일중학교 교장 임종근
어른들의 안전불감증으로 인하여 꽃다운 단원고 학생들이 인생의 꿈도 키워보지 못하고 차가운 바다에서 운명을 달리하였다. 온 국민이 형언할 수 없는 슬픔과 미어지는 가슴을 추스르지 못하고 연일 눈시울을 적시고 있다.
세월호 침몰은 경주 리조트 붕괴, 태안 해병대 캠프사고에 이어 발생한 초대형 사고이다, 정부에서 제작한 재난방지매뉴얼과 안전수칙이 3천개가 넘는다고 하는데 어찌하여 이러한 불상사가 끊임없이 일어나는가? 우리 사회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경시하는 자기중심적인 극단적 이기주의가 팽배하고, 돌봄과 배려의 인권의식과 생명존중의식이 너무 부족한 것 같다.
국민행복시대로 가는 길은 여전히 가시밭길이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에서 8년간 자살률 1위이며, 청소년 주관적행복지수는 3년 연속 최하위이다. 설상가상으로 재난과 안전사고 발생률도 최고인 불행한 나라가 될까 심히 걱정스럽다. 이제 우리 어른들은 이러한 부끄러운 데이터의 원인을 찾아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 아이들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 수 있지 않겠는가.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나선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행복한 자녀를 키우기 위해서는 정부, 가정, 학교가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 특히 공교육기관인 학교는 학생들에게 안전하고 평화로운 환경을 조성해 주고 학교생활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에 집중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방법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진학을 염두에 둔 지식위주의 수업보다는 삶의 지혜와 방법을 배우는 생활교육에 중점을 두는 것이다. 학교 교육과정에서 교통사고, 화재, 식중독, 수학여행 및 수련활동, 학교폭력 등에 대하여 실천위주의 철저한 안전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가정의 부모들은 자녀들이 스스로 문제를 찾아 해결하고 대응하는 자기관리능력과 공동체의식을 함양하도록 자녀들에게 법질서 준수와 안전수칙 이행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 그리고 정부의 모든 부처는 학교와 가정의 역할과 노력이 가시적인 효과를 볼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체제와 액션플랜을 만들어서 체계적이며 지속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