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4학년생인 황모씨는 2학기 학과목 수강신청을 못해 졸업을 하지 못할 뻔했다. 반드시 필수전공 과목을 신청해야 졸업이 가능한 전공과목에 갑자기 새로 단장한 포탈싸이트와 다른 학과 복수전공자가 몰리면서 수강신청에 실패한 것이다. 결국 황모씨는 학교인터넷 커뮤니티에 '수강신청을 포기하면 금전적 사례를 하겠다'는 글을 올렸고 먼저 수강신청한 다른 학과 복수전공 학생이 이를 받아들여 가까스로 한숨을 돌리게 됐다. 황모씨는 내년에 등록금을 또내고 다시 학교를 다니는 것 보다 이 방법이 경제적으로 효과적이라고 한다.
최근 들어 대학가에 때아닌 수강신청 대란이 빚어지고 있다. 10일 대학가에 따르면 새 학기나 여름방학 후 2학기를 앞두고 대학별로 사흘 안팎의 기간을 정해 신입생이나 재학생으로부터 인터넷을 통해 수강신청을 받고 있지만 인기 교양과목은 물론 전공과목마저 첫날, 그것도 이른 시간에 동이 나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 강의를 신청하지 못해 발을 동동거리고 있다. 교양과목은 그렇다 치더라도 필수과목인 전공마저 신청하지 못하는 상황이 빚어지면서 급기야 금전거래까지 동원되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이처럼 학기마다 수강신청 대란이 빚어지는 것은 복수전공이나 이중전공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 데다 스펙(경력) 쌓기용 수강신청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수강과목과 교수인력을 늘려야 하지만 대학은 구조조정과 재정압박 때문에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실정이어서 수강대란은 앞으로도 지속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