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육아휴직이 지난해 1분기 564명에서 올해 1분기 879명으로 1년 새 55.9%나 급증한 것으로 나온 가운데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 어린이 집으로 아빠가 아이를 데려다 주고 있다.(자료출처:헤럴드경제)
“아빠가 옆에 같이 있지 못한다고 해서 아이가 비뚤게
자라는 건 아니지만, 분명한 건 아이가 아빠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들은 받지 못하겠죠. 그래서 자식을 둔 아버지들에게 꼭
육아휴직을 권장하고 싶습니다.”
이노션월드와이드의
아트디렉터 심재원(37) 씨는 작년 3월 ‘생후 5개월’이 갓 지난 어린 아들을 돌보기 위해 4개월여간의 짧은 육아휴직계를 냈다.
출산 후유증으로
건강에 문제가 생긴 아내를 대신해 내린 결정이었다.
처음에는 말도 못하는 5개월 난 어린 아들과 단 둘이 방 안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육아의 ‘육’ 자도 모르던 심 씨였다. 휴직 전에는 그저 내 자식이니 예쁘다고 관망만 할 뿐 홀로 아이를 본 적은 없었다. 심 씨는 “15분마다 울고 보채며
기저귀를 갈아달라, ‘맘마’를 달라는 아이를 돌보는 일이 마치 외계인의 언어를 해석하는 일 같았다”며 웃었다.
사표를 내는 것보다 더 제출하기 어렵다는 ‘육아휴직서’를 내는 아빠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남성의 육아휴직을 ‘유별난 일’로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과
직장 내 분위기 등 넘어야 할
산도 적잖다.
2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남성 육아휴직<
공무원ㆍ교직원 제외>은 지난해 1분기 564명에서 올해 1분기 879명으로 1년 새 55.9% 급증했다. 이는 전체 육아휴직이 같은 기간 1만6180명에서 1만9743명으로 22.0% 늘어난 것보다 훨씬 높은 증가율이다.
여성가족부의 김대선(36) 주무관도 지난 2012년
간호사인 아내가 출산휴가에 이어 육아휴직까지 마치고
병원에 복직하자, 1년간 딸(당시 3세)을 돌봤다. 김 주무관은 “
친구들이 ‘집에서
노니 부럽다’고 했지만, 이건 육아를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소리”라며 혀를 내둘렀다.
그러나 아직도 남성 육아휴직이 사회에 자리 잡으려면 갈 길이 멀다. 늘어나는 추세라곤 하지만, 전체 육아휴직자 가운데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4.5%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육아휴직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적잖다. 남성 육아휴직자의 상당수는 회사로 복귀할 때 부서 내 자리가 없어지거나 바뀌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각오하고 있다. 심 씨도 이런 이유로 육아휴직을 한다고 할 때 가족들의 반대에 부딪쳤다.
더불어 현행 최대
100만원인 육아휴직 월급여를 높여주는 등 휴직의 걸림돌인 생계비 문제를 해소해주는 것도 육아휴직을 늘리는 한 가지 방안이다.
심 씨는 “나같은 남성 육아휴직자가 늘어나야 육아가 엄마의 일이라는 사회적 인식도 변화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육아휴직을 또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실제 회사 내에서도 심 씨의 육아휴직 이후로 자신도 육아휴직을 할 거라는 남성 사원들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료출처: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