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사고 7건이나…대부분 직원·손님들 부주의 탓
전국 놀이기구들 절반이 '결함'…안전관리 강화 시급
최근 서울 롯데월드의 안전불감증이 말썽이 된 데 이어 국내 최대 놀이시설인 경기 용인 에버랜드에서 인명사고가 발생해 놀이공원 이용객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사고가 돈벌이에 급급한 놀이공원 측의 무리한 운영과 기본적인 안전수칙조차 지키지 않은 이용객 모두에게 책임이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다중 이 이용하는 놀이시설 등에서는 방심이 자 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놀 이공원 측과 이용객 모두 철저한 안 전의식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15일 문화관광부와 한국종합유원시설협회 등에 따르면 2001년부터 현재까지 놀이기구로 발생한 사고는 총 20건에 이른다. 2001년 2건, 2002년 2건, 2003년 6건, 2004년 3건, 2006년 6건으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사고 중에는 기계 결함에 의한 것도 있었으나, 상당수는 직원이나 이용객의 안전 부주의에서 비롯된 ‘인재’(人災)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전날 에버랜드 사고도 이용객인 안모(38·여)씨가 안전수칙을 어기고 놀이기구 출발 직전 좌석에서 빠져나가려 했고, 일한 지 한 달밖에 안 된 아르바이트생 유모(22·여)씨가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기구를 작동하는 바람에 일어났다.
지난해 10월 대전 꿈돌이랜드 어린이 추락사고도 안전 담당자들이 안전띠가 잠겼는지 확인도 하지 않은 채 놀이기구를 작동하면서 빚어졌다.
이처럼 놀이기구 사고가 빈발하는데도 놀이공원의 안전관리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문광부와 소방방재청 등이 지난해 10월 전국 544개 놀이기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안전검사에서 결함이 지적된 기구만 215건이나 됐다. ‘개선명령’을 받은 곳이 51건이고, 운행정지에 해당하는 ‘부적합 처분’을 받은 곳도 4건이었다.
하지만 놀이공원들은 최근 입장객 수가 줄어들면서 경영 여건이 크게 나빠지다 보니 시설 안전 대책을 세우기보다 ‘배짱 운행’에 나서는 게 현실이다.
한국종합유원시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월드 입장객 수는 389만명(추정)으로, 2003년 753만명에 비교해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에버랜드와 서울랜드 등도 입장객이 감소하고 있다. 안전 전문가들은 이용객의 안전의식 결여도 주요한 사고 요인인 만큼 이용객에 대한 안전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정병국 의원(한나라당)실 관계자는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선 놀이공원 안전관리자의 교육을 강화하고 10년 이상 돼 낡은 놀이기구는 현행 연 1회인 검사주기를 더 단축해야 한다”면서 “놀이공원뿐 아니라 이용자 자신도 부주의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일정한 책임을 진다는 경각심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용인 에버랜드 매직배틀 승객 사망 사고를 수사 중인 용인경찰서는 에버랜드 안전관리 책임자와 운행 책임자 등 2, 3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놀이기구 운행 담당 직원들이 육안이나 CC TV 등을 통해 탑승객이 안전지대로 이동했는지 확인하지 않은 채 놀이기구를 작동한 사실이 모두 인정된다”고 말했다.
백소용·심재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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