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백설공주…> '반달이' 최인경 "짝사랑, 딱 내 얘기네요"
잇단 앙코르 공연으로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연극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가 또다시 관객들을 찾아온다.
6년간 1,200회 이상 공연으로 42만 관객을 동원한 <백설공주…>는 지난해 말 지방 순회 공연을 마치고, 2001년 초연 당시 원년 멤버 그대로 19일부터 2월 14일까지 호암아트홀 무대에 오른다.
백설공주의 일곱 난쟁이 중 말 못하는 벙어리 일곱번째 난쟁이 ‘반달이’가 백설공주를 헌신적으로 짝사랑하며 새엄마 왕비의 계략으로 위험에 빠진 백설공주를 매번 구해내고, 공주에 대한 마음을 간직한 채 결국 쓸쓸히 죽어간다는 내용의 이 작품은 아름답고 순수한 사랑의 모습을 감동적으로 그려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백설공주에 대한 사랑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반달이가 표현하는 몸짓은 각박한 현대인에게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는 연극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
애틋하고 애절한 사랑을 전하는 7번째 난쟁이 ‘반달이’ 역을 맡은 최인경씨(29). 6년간 자신과 함께해온 반달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운명같은 존재라고 소개한다.
자신을 처음으로 무대에 오르게 했고,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랫동안 남게 만든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연기 공부를 마치고 옷가게에서 일하던 2001년, 어린이날 행사로 아동극 티켓을 나눠줬어요. 그 아동극이 <백설공주…>였고, 그곳에서 배우가 필요하다는 거예요. 그게 바로 반달이 역이었죠. 이쯤 되면 운명 아닌가요?"
반달이를 더 잘 연기할 수 있었던 데는 당시 짝사랑에 대한 아픔을 간직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3년간 혼자서 키워나간 사랑이 정리가 되지 않아 힘들어하던 때, 그에게 꼭 맞는 역할이 주어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의 마음을 몰라줄 때의 처절함과 아픈 심정을 몸 속 깊은 곳에서 끌어올려 연기해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백설공주…>공연을 80회 이상 봤다는 한 30대 팬의 요청으로 통영에서 공연을 갖기도 했고, 부산 공연에서는 파도박수를 치며 열광하는 관객들 덕분에 공연할수록 더욱 힘이 솟는단다.
'반달이' 역 최인경 "슬프게 우는 연기 누구보다 자신있어요"
가수 이기찬의 노래 ‘또 한번 사랑은 가고’ 뮤직비디오 배경으로 사용되는 등 <백설공주…>가 대 히트하자 최인경은 TV 어린이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라디오 DJ도 하면서 바쁘게 영역을 넓혀갔지만 반달이 이미지가 강해 변신은 쉽지 않았다.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에 출연한 그의 모습에 어색해하던 관객도 있었고, 반달이처럼 순수하고 착한 천사 같은 역할이 더 잘 어울린다며 그의 변신을 기대하지 않는 팬들도 많았다. 반달이 역을 사랑하지만 배우이기에 다양한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그는 많은 역할을 제대로 소화해낼 수 있는 연기자가 되는 게 꿈이라고.
“어린이 프로그램에서 귀여운 개구쟁이 같은 중성적인 모습만 보여주다가 지난해 영화 <야수와 미녀>에서 섹시한 여가수 역으로 잠깐 출연했는데 ‘아, 나도 이런 이미지가 가능하구나’ 하고 용기를 얻었어요.”
수영, 스키, 스쿠버다이빙, 암벽등반까지 ‘레포츠광’이라는 당차고 야무진 신세대 배우 최인경. 원래 밝은 성격이지만 <백설공주…>를 통해 슬프게 우는 역할에 자신이 생겼단다.
“나를 사랑하듯이 상대를 사랑하면서 서로 양보하고, 노력하는 게 사랑 아닐까요? 짝사랑은 가슴 아픈 집착이니까 별로예요.”
그녀가 전하는 사랑의 힘을 느끼고 싶다면 당장 공연장으로 가보자. 공연은 2월14일까지. 호암아트홀. 공연시간 평일 오후 8시/ 토,일 오후 3시, 6시 /2월14일 오후 5시, 8시. (문의 02-751-9606~10)
<노컷뉴스 CBS문화부 한상미 기자님의 글에서 발췌 mim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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