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뉴시스】
"이 정도 눈에 최신 시설하우스가 무너질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7일 오전 전남 영광군 군서면 보라리 조모씨의 시설하우스. 전날 오전까지 내린 폭설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한 시설하우스 10개동이 엿가락처럼 휘어져 힘없이 주저앉았다.
다행히 아직 시설하우스에 작물을 파종하지 않았지만 조씨는 복구에 엄두도 내지 못한 채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더욱이 조씨는 피해가 발생한 시설하우스가 지난 2005년 폭설피해 이후 규격이 강화된 파이프를 사용한 최신 시설이어서 어안이벙벙할 따름이다.
조씨는 지난달 말
정부지원금 2000만원과 자부담 3000만원 등 5000만원을 투자해 32mm 규격의 파이프로 비닐하우스를 시설했다.
조씨는 "강화된 규격의 파이프를 사용하고 시설도 전문가들이 담당했다"며 "최신 시설하우스가 이 정도의 눈도 이겨내지 못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날 오전까지 영광지역에는 29cm의 눈이 내렸다.
같은 마을의 한 주민도 이번 폭설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정모씨는 3년 전 폭설 당시 고추모종이 파종된 시설하우스 6개동이 무너져내려 모두 철거해야 했다.
정씨는 "이번 폭설을 앞두고 비닐하우스 옆을 떠나지 못했다"며 "이번에는 비닐하우스 한 동만 피해를 입어 그나마 다행이다"고 말했다.
인근의 백수읍 천마리에서 시설하우스를 운영하는 강모씨도 이번에 양파모종이 파종돼 있는 하우스 2개동의 피해를 입었다.
강씨는 "내년 1월 초면 양파모종을 이식해야 한다"며 "복구도 문제지만 당장 농사를 어떻게 다시 시작해야 할지 앞이 캄캄하다"고 말했다.
또 강씨는 "3년 전 폭설피해 당시는 재해지구로 지정돼 농민들이 그나마 피해 보상금이라도 받았지만 이번에는 피해도 적어 보상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영광지역에서는 조씨 등 10개 농가에서 모두 20동의 시설하우스가 폭설피해를 입었으며 영광군은 8일부터 본격적인 피해복구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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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대환기자 mdhnew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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