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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낳기가 무서워요. 어릴 때부터 유치원비다 뭐다 해서 드는 돈이 어디 한두 푼이라야 말이죠. 저출산의 이유가 다만 젊은층의 엔조이 라이프 행태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사실 무리가 있습니다. 걱정이 앞서기 때문에 출산을 두려워하는 것이죠.”
젊은 층 신혼부부들이 쏟아내는 말이다. 만 5세부터 의무교육이 시작되는 선진국의 이른바 ‘요람에서 무덤까지' 수준이 되려면 아직 우리나라가 가야할 길은 아직 멀다. 하지만, 올해부터 만 5세 이하 아동이 있는 가정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 크게 늘어난다.
올해 만 5세아 유아교육비 지원대상은 30만7000명으로 대폭 확대됐다.
도시근로자 소득 70% 가정까지 혜택
우선, 법정 저소득층 가정의 아동들은 만 1세 미만의 경우 1인당 35만 원, 만3~4세의 경우 15만8000원까지 차등보육료를 지원받는다. 소득계층·연령별로 지원 금액이 다르지만 도시근로자 가구 평균소득의 70% 가정의 아동들까지 혜택을 받게 된다. 특별히, 농어촌지역은 도시근로자 가구 평균소득 100% 가정의 아동까지가 대상이다.
차등보육료 지원 사업은 그 대상이 작년 40만 명에서 올해 60만 명으로 단순 인원수에서 50%나 늘었고 금액은 2670억 원에서 4385억 원으로 무려 64%나 증가했다. 여기에는 만5세아 무상보육료·장애아 무상보육료·2자녀 이상 보육료가 모두 포함된다.
그러면, 만 5세아의 교육비는 어떻게 지원될까?
정부는 만 5세아에 대한 유치원비를 1999년부터 지원해오고 있다. ‘중산층 육성 및 서민생활 안정대책'으로 농어촌 지역 저소득층 자녀 만 5세아에 대한 유치원 학비 지원을 시작으로 2004년부터 만 3,4세에게까지 확대하여 지원하고 있으며, 2005년도에는 두 자녀 이상이 동시에 취원하는 경우 둘째 아이부터 교육비 일부를 지원했다.
만 5세아에 대한 유아교육비 지원은 초등학교 취학 전에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비를 지원함으로써 교육출발 선상에서의 평등을 구현하는 데 목적이 있다. 2006년을 교육격차 해소 원년으로 선언한 교육인적자원부의 사업 중에서도 핵심적인 사업 중의 하나이다.
30만7000명 혜택… 지난해보다 136% 증가
올해는 만 5세아 유아교육비 지원대상을 30만7000명으로 대폭 확대했다. 이는 지난해 13만 명에 비해 136%나 늘어난 인원으로 지원금액도 종전 최고 월 15만3000원에서 월 15만8000원으로 올렸다. 전체 유아교육비 지원액도 전년도 836억 원보다 1136억 원이 늘어난 1972억 원(지방비 포함시 3944억 원)으로 크게 증액됐다.
초등학교 취학 직전 연령인 만 5세아 무상교육비는 월평균 소득이 318만 원(4인 가족 기준 - 도시근로자 가구 월평균소득의 90%)이하의 가구까지 지원하고, 농어촌 지역의 경우에는 월평균소득 353만 원(4인 기준)이하의 가구까지 지원한다.
입학금·수업료 전액 지원, 사립은 월15만8000원까지
지원 내용은 입학금 및 수업료로, 국·공립유치원은 월 5만3000원, 사립유치원은 월 15만8000원 이내이다. 초등학교 취학유예를 받은 만 6세아도 추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만 5세아 유치원비를 지원받는 이 모씨(서울 상계동·35세)는 “사실, 우리집 형편에 유치원을 보내는 것은 무리였는데 정부의 지원이 고맙고 또 고맙다”고 말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유치원비를 현금으로 내지 않고 동사무소에서 발급받은 증명서를 내는 것이 조금 마음에 걸린다. 노파심이겠지만, 혹시라도, 우리 아이가 차별대우 받지 않을까 싶어 약간 걱정이 되긴 한다. 이런 걱정을 없애려면, 유치원비 납입 영수증을 제출하고 현금으로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어떨지….”라며 조심스럽게 제안한다.
유치원비를 현금으로 내지 않고 동사무소에서 발급받은 증명서를 내는 현 지원제도에 대해 학부모들은 혹시라도 아이가 차별대우 받지 않을까봐 걱정했다.
경북 김천시 신음동에서 ‘조은유치원'을 직접 경영하는 조병삼 원장(46)은 이렇게 말한다. “학부모들의 그런 걱정이 이해는 갑니다만 유치원에서는 아이들을 더 배려하고 오히려 모자라지 않게 신경 쓰고 있습니다.”
이 유치원의 경우 작년 만 5세아 원생 60명 중 18명이 혜택을 받았다. 3~4세아를 포함한 전체 원아 180명 중에서는 37명이 수혜자였다.
올해는 3월 말이 되면 정확하게 집계가 되겠지만 지금까지의 추세로 보면 만 5세아는 40여명, 3~4세아를 포함하면 80여명 정도가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인근 농촌지역에서 혜택을 보는 가정이 많아져 올해부터는 차량운행도 대폭 늘릴 예정이다.
또 다른 학부모 박 모씨는 “얼마 안 되는 월급에 아이 둘의 교육비 때문에 신경이 쓰였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앞으로는 유치원을 의무교육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유치원 마감 전에…” 제도보완 목소리도
농어촌 학부모들 일부는 “외진 곳에 살기 때문에, 또 주변에 유치원이 흔치 않아서 차량을 집 앞까지 보내 주는 미술학원에 보내려 하는데 지원대상이 아니라서 난감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도시에 거주하는 학부모들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박 모씨(서울 상계동·37)는 “웬만한 곳은 12월 말이면 이미 모집이 끝나는데 우리 아이가 수혜 대상인지를 2월 초에서야 알았다. 두 달만 빨리 이런 정책이 발표되었더라면 가고 싶은 유치원에 갈 수 있었을 텐데…. 그리고 홍보가 제대로 안된 것 같다. 이런 내용을 모르고 아이를 유치원에 못 보내는 이들도 상당수일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한다.
참고로, 만 5세아 유아교육비를 지원받으려면 거주지 읍·면·동사무소에서 소득인정액 증명서(또는 법정저소득층 증명서)를 발급받아 취원하고 있는 유치원에 제출하면 된다. 유치원에서는 지역교육청에 교육비 지원서류를 제출하고 해당 교육비를 지원받는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