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소호에 있는 아파트 우편 박스에 붙어 있는 이름 석자 “Nam June Paik” 의 사진을 찍으려는 외국인들의 모습이 보인다. 작은 것일지라도 그가 살고 있었던 흔적을 남기려는 듯 하다.
백남준. 비디오 아티스트의 아버지, 아방가르드의 창시자, 뉴미디어의 조물주.
이 모든 호화로운 수식어들이 세계 아티스트와 비평가의 입을 통해 전해지면서 새로이 정의되고 있다. 그는 60년대 70년대의 포스트 모던 예술이 붐을 이루었던 시기 이전부터 팝 아티스트 앤디와홀이나 낙서 페인팅으로 유명한 천재 바스키아 등과 함께 포스트 모던 예술의 대표 선두자로서 활발하게 활동한 아티스트이다. 이 당시 아트의 특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순간성이라는 성격때문에 때로는 저급 예술로 취급하는 비평들도 있었다.
하지만,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를 통해 “영원의 순간성, 순간의 영원성” 이라는 새로운 예술 체험을 하게 되며 많은 미술 비평가들과 현대 철학자들은 그의 작업을 자료로서 포스트 모던 예술과 문화를 재해석 재판단하기 시작했다.
“아트는 과거형, 현재형, 미래형이 없다.” 미술의 시간성과 영원성에 대해 이야기 한 피카소의 명언은 현대 아티스트 백남준의 작업에서 재 감상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뉴욕 타임즈는 “백 남준, 73세, 서거: 문화적 장벽을 무너뜨린 비디오 아티스트의 선구자” 라는 타이틀로 그의 죽음을 매우 아쉬워하며 백남준의 기사를 특집으로 실었다. 그리고 갤러리, 박물관, 학교등에서 백남준의 특별전과 그에 관한 세미나로 그의 죽음을 아쉬워 하고 있다.
그의 행적, 예술 작품들, 그리고 그와의 인터뷰들 또한, 60, 70년대의 문화의 전환점이 되었던 시기에 그 커다란 변화의 흐름을 이해하는 척도가 되기 때문에 백남준은 비디오 아티스트로서의 위상 뿐 아니라 포스트 모더니스트의 선두자로서 모든 자료들이 소중하게 보관 연구되고 있다.
백남준는 주로 해외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자료와 관심은 한국보다 외국이 더욱 크다. 때때로 한국에서는 그에 대한 작품의 평가가 지나치게 과장되어 있지 않나라는 의구심을 갖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단정하기 전에 한국인으로서 그의 작품을 통해 외국인이 미처 관찰하지 못한 점을 발견하며 동양의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남을 수 있도록 끊임없는 관심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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