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과학영재학교(영재학교)로 바뀐 뒤 첫 졸업생을 배출하는 서울과학고 졸업예정자의 25%가 의대에 진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고 시절 의대 진학률(10%)의 2.5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과학영재들의 이공계 기피가 더욱 심화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9일 서울과학고가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박영아 의원(한나라당)에게 제출한 학생진로 현황에 따르면 다음달 졸업하는 학생 98명 가운데 25.5%인 25명이 의대에 진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학고 졸업예정자 4명 중 1명이 이공계가 아닌 의대를 선택한 것이다. 이공계 진학하는 학생은 72명(73.5%)에 불과했고 나머지 1명은 재수(미진학)를 선택했다.
서울과학고의 이 같은 이공계 기피 현상은 다른 영재학교나 과학고들에 비해 훨씬 심각한 수준이다.
부산 한국과학영재학교의 올해 졸업예정자 139명 가운데 의대에 들어간 학생은 단 1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국 19개 과학고 졸업생 1432명 중 의대에 들어간 학생은 3.4%인 49명에 불과했다.
과학영재 발굴 및 양성을 목적으로 1989년 설립된 서울과학고는 설립 취지에 더욱 부합하기 위해 2009년 전국 단위의 학생 선발, 심화과정 위주 교육, 조기졸업 차단 등을 특징으로 하는 영재학교로 전환했다.
하지만 과학고 시절(졸업생 150명 중 10∼16명 의대 진학)보다 오히려 더 의대 진학률이 높아지는 등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서울과학고 박희송 교장은 “올해 진학 결과만 갖고 영재학교로서 서울과학고를 판단하기에는 너무 성급한 감이 있다”며 “국가 발전에 이바지할 과학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적합한 프로그램들을 개발·적용해가는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올해 입시설명회부터는 의대 진학이 목표인 학생들은 지원하지 말라고 당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영재교육진흥법 적용을 받는 과학영재학교는 대학처럼 학점 이수제와 무학년제로 운영되고 있다. 과학영재학교는 서울과학고를 비롯해 부산 한국과학영재학교, 경기과학고 대구과학고 등 전국에 4개교가 운영 중이다. 올해 호남과 충청권에 각각 1개교가 지정될 전망이다.
반면 시도 교육청별로 1∼2개교씩 운영되고 있는 과학고는 초중등교육법 적용을 받는 특수목적고다. 국가교육 과정에 따라 과목별 일정 단위를 이수해야 하며 시도별로 모집한다.
이 뉴스클리핑은 http://webkidsnews.com에서 발췌된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