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토" 즐거움은 비용과 비례하지 않는다 [기고] 주위 둘러보면 경제적 부담 적은 학습 프로그램 많아

지식, 정보화 시대를 맞아 앞으로의 사회적 변화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학생들은 어려서부터 빠른 시대적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꿈을 실현하며, 자신이 원하는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평생을 통해 스스로 힘으로 삶의 목표를 세우고 이를 이루기 위해 노력을 다해야 한다.

주 40시간근무제 시행에 따른 국가·사회의 변화와 자기 주도적 학습 및 평생교육을 강조하는 교육에 대한 의식 변화에 따라 금년부터 월 2회 휴무 토요일이 실시되고 있다. 어떤 학생들은 휴무 토요일에 가족과 함께 즐겁게 보낼 수 있어 좋겠지만 일부 맞벌이 부부 자녀는 혼자 집에서 쓸쓸히 보낼 생각에 즐겁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왕 나에게 주어진 휴무 토요일을 보람 있게 보낼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 보자.

학생들에게 휴무 토요일은 학습활동, 문화활동, 동아리활동, 체험활동 등을 통해 폭넓은 경험을 쌓아가고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며, 자율적인 자기 관리 능력을 키워나갈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학교에서는 학교 시설을 활용한 다양한 활동을 마련하고, 지역사회의 유관기관·단체와 연계한 창의적인 프로그램 운영하며, 지역사회 또한 다양한 현장학습이 가능하도록 인적, 물적 사회교육자원을 제공하여 학교, 가정과 지역사회가 연계될 수 있도록 지원을 한다.

휴무 토요일 계획을 미리 세우자

학생들은 휴무 토요일 자신을 잘 관리하고 학습의욕을 북돋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가하여 보람있게 보낼 수 있다. 우선 혼자 힘으로 또는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휴무 토요일 계획을 미리 세워 보자. 학교에서 준 자료를 활용해도 좋고 인터넷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 부모는 학생의 흥미와 적성 중심으로 학생이 주도적으로 휴무 토요일을 보낼 수 있도록 계획을 짜고 실천하는 것을 옆에서 우선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학생들은 내가 휴무 토요일에 하고 싶고,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우선 생각해 보자.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고 싶은가, 부족한 공부를 보충하고 싶은가, 아니면 교양을 쌓고 싶은가 하는 등의 목표를 세워보자. 1953년 미국의 한 유명 대학에서 졸업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67%의 학생들은 아무런 목표를 설정한 적이 없다고 대답했고, 30%의 학생들은 목표가 있기는 하지만 그것을 글로 적어 두지는 않았다고 대답했으며, 오직 3%의 학생들만이 자신의 목표를 글로 적어 두었다고 대답했다. 학력, 재능, 지능 면에서 아무런 차이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20년 후에 확인한 결과, 학창 시절 자신의 목표를 글로 썼던 3%의 졸업생이 축적해 놓은 재산은, 나머지 97%의 졸업생 전부가 축적한 것보다 훨씬 더 많았다고 한다. 이만큼 목표가 중요하다.

집 근처 대학·도서관도 좋은 체험장

격주 휴무 토요일을 보내기 위해 찾아볼 만 한 곳.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을 휴무 토요일을 활용해 직접 체험하면 학습효과와 재미 두 가지를 한 번에 얻을 수 있다. 수준에 맞춰 꼭 가봐야 할 박물관, 유적지, 자연학습지 등을 찾아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을 체험해보자. 집 근처의 대학 및 도서관, 공원, 식목원 등도 좋은 체험 학습장이다. 금년부터 휴무 토요일에 국립박물관은 학생들에 한해서 입장료가 무료가 됐다. 박물관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한, 각 자치구에서 운영하는 청소년수련관, 사회복지관 등을 찾아보면 학생들에게 맞는 프로그램이 많다. 청소년위원회에서는 전국 11개 지역에서 문화존을 지정해 운영한다. 문화존에서는 전통문화교실, 스포츠, 거리문화, 해양문화 등 청소년들의 관심을 끄는 프로그램이 많다.　경제적인 부담이 적으면서도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해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식물도감을 들고 공원이나 뒷동산 식목원을 찾아 동식물을 비교하는 것도 좋은 체험활동이 될 수 있다. 또한 대학 박물관이나 지역 도서관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또래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어 도움이 된다. 체험학습이라고 반드시 야외에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주40 시간 근무제가 전면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쉬는 토요일마다 야외로 나가는 것은 아이나 학부모 모두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가족신문 만들기, 요리하기, 동네지도 그리기…

욕심을 버리고 집에서 할 수 있는 생활체험을 개발하는 것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휴무 토요일의 취지에도 맞는 일이다. 가족신문만들기, 가족회의, 사진정리, 간단한 요리하기, 장보기, 동네지도 그리기 등은 가족들과 할 수 있는 좋은 체험이다. 체험학습 이후 보고서를 작성하게 하거나 가족들과 함께 얘기를 통해 그날의 활동을 정리토록 하면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각급학교에서도 학생들이 희망을 하면 도서실, 컴퓨터실, 체육관 등 가능한 한 모든 학교 시설을 개방하고, 학교별로 실정에 따라 특기·적성교육, 학생동아리 활동 등 다양한 토요 프로그램을 개설하여 운영한다.

'방과후 학교'로 많은 프로그램 활성화

앞으로 교육인적자원부에서는 ‘방과후 학교' 운영으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자 한다. 학교에 신청을 하면 참여할 수 있다. 집에서 혼자 공부를 보충하고 싶은 학생이 있다면 사이버가정학습, EBS 수능방송을 활용할 수 있다. 앞으로 계속하여 다양한 자율학습 콘텐츠 개발로 우수한 보충·심화학습의 기회를 부여하고 질 높은 EBS 수능 대비 콘텐츠 제공한다. 수능방송에서 수능 출제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사이버를 통한 학습활동은 매우 유익할 것이다. 방과 후에 홀로 지내는 청소년에게 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급식, 건강의 관리 등을 통해 청소년의 건전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2009년까지 전국 234개 시·군·구당 1개소씩 ‘청소년 방과후 아카데미'를 운영하는데 학생들은 이곳을 활용할 수도 있다. 책을 읽고 싶다면 도서관을 찾아보자. 지역의 각 도서관에서는 주5일수업의 확대에 대비해 독서·논술교실 등을 잇달아 개설하고 다양한 종류의 체험 학습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조금만 부지런하면 나에게 유익한 프로그램이 주위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학생 때부터 유익하고 다양한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스스로 찾아 직접 참여하여 보람있는 토요일을 보내자.

♣ 휴무토요일에는 지역문화 체험 만끽하자

올 3월부터 월 2회 휴무토요일을 맞는 초·중·고생들은 국립중앙박물관 등 12개 국립박물관과 전국 96개 대학박물관 등을 찾아 나서면 어떨까?

‘박물관' 하면 왠지 정리해 가야 할 과제가 연상이 되어 부담스럽고, 또 현실감이 떨어져 신나게 놀거나 쉬고 싶은 학생들의 발길을 돌리기가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가족이 함께 하는 문화 체험에 대한 욕구도 점점 커져 가고 있다. 이제 큰 맘 먹고 나서야 했던 박물관 나들이 모습이 가벼워질 것 같다.

지난 해 10월 새 단장한 세계적 규모의 국립중앙박믈관에서는 삼국시대의 악기를 만들어 보고 향가(서동요)도 배우는 주말가족프로그램 ‘삼국시대 오케스트라'를 매주 토요일에, 발굴부터 그릇 복원까지의 과정을 가족이 함께 체험하는 ‘우리는 고고학자 가족' 프로그램을 매주 일요일에 연다. 신청은 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를 통해 하면 된다. 또 주중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 ‘선사무늬 모빌 만들기', ‘선사시대 농사짓기'도 마련돼 있으며 신화와 전설, 설화 등을 재미있게 들려주는 박물관 이야기교실과 악기체험, 베틀체험, 김홍도 퍼즐북 등의 체험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한편 고려대의 ‘우리동네 박물관', ‘박물관? 놀이터!', 계명대의 ‘주니어 역사교실', ‘토요일은 박물관에서', 대구대의 ‘국악과 함께하는 작은 음악회', 숙명여대의 ‘재미있게 만나는 박물관', 이화여대의 ‘자연사교실', 한양대의 ‘고마운 흙 토기', ‘화려한 흙 자기' 등 지역문화의 중심에 서 있는 전국 96개 대학박물관도 지역별 전통과 역사에 따라 다양한 우리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김영윤 교육부 초중등교육정책과 (kim3855@moe.go.kr) | 등록일 : 2006.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