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올해 부활절 연합예배는 한국 교회의 화해와 일치의 정신이 물씬 풍긴 시간이었다. 특히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는 보수와 진보가 따로 없음을 보여주었다. 이번 예배는 ‘생명과 화해의 주,예수 그리스도'라는 주제처럼 진보진영을 대표하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와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실질적으로는 최초로 한목소리를 낸 감격적인 예배였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이같은 기류는 박종순 한기총 대표회장과 박경조 KNCC 회장의 대회사와 환영사에서 읽을 수 있었다. 박 대표회장은 대회사에서 “한국 교회가 교단 교파를 초월해 최초로 1947년 4월6일 주일 아침 6시30분 서울 남산공원에서 부활절 예배를 드린 적이 있다”고 운을 떼고 “이번 예배를 계기로 (보수와 진보가 함께 한) 연합예배가 해마다 더 웅장하고 장엄하게 드려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경조 회장도 환영사에서 “이번 부활절 예배가 교회 일치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하고 “부활은 새로운 세상을 준다. 오늘 예배가 세상에 희망과 꿈을 주는 참된 축제가 되고 민족과 남북 화해를 이룩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연합예배에 대해 대다수 목회자들은 “모처럼 한국 교회가 하나가 돼 민족의 아픔을 교회의 슬픔으로 껴안고 회개하며 기도했다”면서 “한국의 지도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양극화 문제,보수·진보의 갈등,남북 대치 상황을 풀어나가는 촉매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예배에서 남과 북이 공동기도문를 작성한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기도문은 지난 2월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레에서 열린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에서 KNCC와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이 공동으로 작성했다. 부활절 연합예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한기총도 기도문 작성에 참여하면서 명실공히 남북교회의 온전한 바람이 기도문에 스며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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