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고등학교의 자율학습, 이렇게 다르다

모든 학생이 능동적/자율적으로 방과 후 스스로 학습

대학 과정을 미리 수여하게 해주는 AP 프로그램 덕분

(캐나다 고등학교의 한인 교사 Mr.안이 운영하는 캐나다의 '야자'인 AP 미적분 수업.)

캐나다에도 ‘야간 자율 학습' 교육이 있어 화제다. 물론, 한국의 ‘야자'와는 조금 다르다. 모든 학생들이 정규 수업 후 교내에 남을 필요가 없고, 오로지 (추가 수업을) 원하는 학생들만 학교에 남게 된다. 그 추가 수업은 별도의 정규 수업의 부분이 아닌, 캐나다 교육부가 몇 해 전부터 시행한 AP ( Advanced Placement ) 프로그램이다.

많은 수의 대한민국 고등학생들은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학교에 남아 추가 수업 및 공부를 하게 된다. 몇몇 학생들은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학교에 남게 된다는 생각에, 학교가 원했던 추가 교육의 의도와는 달리 대충 시간만 때우다 ‘야자'를 끝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는 종종 학습에 대한 비효율성/수동적 자세를 부추기게 되는 데, 말로만 자율학습이지 ‘타율'학습으로 명칭이 바뀌어야 할 정도다.

자율적으로 공부 및 자기 발전을 위한 공간이 제공되어야 하는 데, 반강제적으로 전 학생을 학교에 남게 하니, 이는 몇몇의 학생들에게 학습에 대한 부담 및 교외 여가 활동 부진을 부추긴다는 우려도 있다.

국내 ‘야자'에 대한 적잖은 우려 가운데, 조금 먼 이웃 나라인 캐나다의 ‘야자', AP 프로그램은 한국과 어떻게 다를까.

캐나다의 ‘야자'인 AP 프로그램은 강제적이 아닌, 추가 학업에 관심 있으며 능동적으로 참여하려는 학생들에게 제공된다. 또한, AP 프로그램은 대학을 진학하는 졸업반 학생들에만 선택권이 주어지는 데, Advanced라는 말 그대로 대학 1학년에 해당하는 과목을 미리 택하게 함으로 대학 입시에 좀 더 경쟁적인 위치를 갖는 데 프로그램 자체의 의의가 있다.

또한, AP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는 대학 입시와 동시에 동일한 학점이 적용되므로, 대학 학비 절약 및 졸업 기간 단축과 같은 큰 장점이 있다.

( AP 프로그램에 해당되는 대학 과목은 미적분, 생물, 화학, 물리학, 정부학, 영문학 등이 있다.)

(Mr.안이 운영하는 AP 미적분 수업을 교실 밖에서 촬영한 모습. 추가 수업을 받는 능동적인 자세의 학생들과 하교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대조적이다.)

캐나다의 정규 수업은 평균적으로 아침 8시 30분부터 오후 2시 30분인데 비해, AP 프로그램은 학생의 여가 활동 및 시간을 불필요하게 사용치 않기 위해 정규 수업 1시간 전인 7시~8시 추가 수업, 그리고 이후 4, 5시까지 자기 학습 시간대가 사용된다. 굳이 시간을 많이 쓰지 않아도 정규 수업 전후로 짧지만 적절한 시간을 활용해 학생들의 여가 활동 및 오락 시간을 충분히 제공하는 것이 AP 프로그램의 커다란 매력이다.

광역 밴쿠버 써리 시 프레이져 하이츠 고등학교에서 AP 미적분을 가르치는 유일 한인 교사 Mr.안은 “대학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은 모두 AP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스스로 그리고 능동적으로 배우기 위해 힘쓴다(willing and eager to learn)” 며 말했고, “대학 과정을 미리 택함으로 자기가 원하는 대학에 꼭 입학하겠다는 동기 부여가 되 학업 능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Mr.안은 이렇게 말한다.

“국내에는 모든 학생들이 자기의 의지에 상관 없이 교내에 남아 공부를 하게 된다 들었습니다. 캐나다는 다르죠. 캐나다는 대학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에게만, 그리고 목표 성취를 위해 추가 시간을 ‘희생'할 정신이 있는 학생들에게만 제공됩니다.”

캐나다 교육청에 따르면, 각 고등학교마다 매년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의 수가 늘어난다 한다. 점점 추가 고등 교육을 받는 ‘예비 대학생'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각 학교의 AP 프로그램의 수요가 비율적으로 크게 늘어난다는 전망이다. 또한, 강압적이거나 반강제적이 아닌, 모든 학생들이 스스로 필요성을 느껴, 능동적으로 추가 수업에 참여해 자기 발전 및 효율적 시간 배율에 기여한다는 것이 캐나다 교육청의 목표이기도 하다.

Mr.안의 AP 미적분 수업을 듣는 졸업반 한인 학생 이현정 양은 이렇게 말한다.

“국내에 있는 제 고 3 친구들은 대부분 야간 자율 학습 시간을 제대로 활용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따로 특별한 추가 수업도 없을 뿐더러, 친구들도 있겠다, 게임을 하거나 수다나 떨다가 시간만 낭비하고 집에 돌아가는 경우가 허다하죠. 그에 비해 전 단 한번도 AP 프로그램의 추가 자율 수업이 지루하거나 따분하다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제 대입 필요에 응했었고, 다른 학생들보다 좀 더 앞서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죠. 좀 더 제 시간을 희생해서 원하는 교육을 배우는 데 많은 보람을 느낍니다. 국내에도 좀 더 많은 학생들에게 강제적이 아니라 스스로의 필요에 의한, 학생들을 진정 자율적이고 능률적으로 학습하게 해주는 교육 제도가 필요하다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