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축구연맹이 독일월드컵 이후 차기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거스 히딩크(60) PSV 에인트호벤(네덜란드) 겸 호주 대표팀 감독을 영입했다고 확정 발표한 데 이어 히딩크감독이 15일 새벽(한국시간) 모스크바를 방문해 계약서에 공식 사인한 후 “러시아의 옛 영광을 되찾아 주겠다”고 다짐했다.
히딩크 감독은 이타르타스통신 사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축구 발전에 기여할 수 있게 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러시아는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만큼 다시 축구 강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공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면 여기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모든 러시아인들과 함께 성공을 거두기를 열망하고 있다”는 말도 했다.
히딩크 감독은 “스벤 고란 에릭손 감독의 후임으로 잉글랜드 대표팀을 맡아달라는 제의가 있었지만 거절했다”며 “러시아에서의 도전에 더 관심이 있었고 의심의 여지없이 러시아행을 택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DVD를 통해 러시아 대표팀의 경기를 봤고 많은 잠재력을 발견했다”며 “선수들이 자신들의 가능성을 인식하고 나면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도 던졌다.
히딩크 감독은 연봉 200만유로(약 23억원)에 2년간 계약했고,성적에 따라 성과급을 받기로 했다. 또 계약내용에는 2년간 감독직을 연장할 수 있는 옵션도 포함돼 있다. 러시아축구협회 비탈리 무트코 회장은 히딩크 감독이 받을 연봉의 일부는 러시아 출신 재벌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구단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낸 돈이라는 점을 공개했다.
무트코 회장은 또 “히딩크 감독이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는 네덜란드를,2002년 한일월드컵에선 한국을 4강으로 이끈 명장”이라며 “그가 우리에게도 옛 소련시절의 영광을 되찾아주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히딩크 감독은 이로써 네덜란드(1995-1998년), 한국(2001-2002년), 호주(2005-2006년)에 이어 네 번째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맡게 됐다.
옛 소련 해체 이후 1992년 국제축구연맹(FIFA)에 재가입한 러시아에 외국인 축구 사령탑이 선임된 것은 처음이다.
1981년 데 흐라프샤프(네덜란드)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히딩크 감독은 3개국 대표팀을 비롯해 에인트호벤, 페네르바체(터키), 발렌시아, 레알 마드리드, 레알 베티스(이상 스페인) 감독을 지냈다.
러시아는 독일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지난 해 11월 유리 시오민 감독이 사임한 뒤 후임 대표팀 사령탑을 물색해왔다. 러시아의 1차 목표는 유로 2008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 히딩크 감독이 유로 2008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둔다면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때까지 러시아 대표팀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이 뉴스클리핑은 http://webkidsnews.com에서 발췌된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