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이 멋진 끝내기 홈런으로 요미우리 4번타자의 진가를 확실히 증명했다.
이승엽은 21일 21일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와의 홈경기에 1-2로 뒤지던 연장 11회말 그림같은 역전 2점 끝내기 홈런으로 요미우리 3-2 승리의 주역이 됐다.
이날 경기전까지 11타석에서 연속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던 이승엽은 이날 역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듯 보였다. 매타석 타점을 올릴 좋은 기회를 잡고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센트럴리그 최고 좌완인 상대 선발 이가와 게이를 공략하는데 실패했다.
1회말 주자 2루 상황에서 이가와의 3구째 몸쪽 높은 빠른공을 제대로 맞히지 못하고 2루수 땅볼에 머문 이승엽은 두번째 타석때서도 이승엽은 1사 2루에서 바깥쪽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요미우리는 6회말 1사 2루에서 니오카의 3루 베이스를 스치고 빠지는 적시 2루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하지만 세번째 타석에 나선 이승엽은 계속된 찬스에서 몸쪽 높은 141km짜리 빠른공을 잡아당겼지만 힘없이 2루땅볼에 그쳤다.
9회말 네번째 타석때도 무사 1루 찬스를 잡았지만 한신의 구원투수 후지카와에게 5구만에 서서 삼진당했다. 지난 16일 요코하마전 세번째 타석부터 시작된 연속타석 무안타 행진은 15타석으로 늘어났다.
1-0으로 앞서나가던 요미우리는 8회초 2사 2루에서 한신의 대타 히야마에게 좌측 적시타를 맞고 1-1 동점을 허용했다. 연장전에서 요미우리는 11회초 1사 1,2루 위기에서 세키모토에게 중전 적시타를 허용해 패배를 눈앞에 둔 듯 보였다.
그렇게 끝이 나는 줄 알았지만 승리 여신은 이승엽에게 다시 기회를 줬다. 11회말 1사 1루에서 다시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은 우완 구보타를 상대했다. 볼카운트 2-2에서 이승엽은 5구째 바깥쪽 높은 146km 강속구를 밀어쳤다.
높이 뜬 타구는 파울라인 밖으로 넘어가거나 펜스앞에서 좌익수에 잡힐 듯 보였다. 하지만 이승엽의 힘이 실린 타구는 그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갔고 끝내기 2점홈런이 됐다. 올시즌 이승엽의 5호홈런이자 센트럴리그 이적후 첫 끝내기 홈런이었다.
홈런이 될 줄 모르고 무표정한 얼굴로 베이스를 질주하던 이승엽은 공이 담장밖으로 넘어가자 주먹을 오른손을 치켜올리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홈플레이트에서 팀동료들로부터 엄청난(?) 축하세례를 받은 뒤 끝까지 자신을 믿어준 하라 다쓰노리 감독과 뜨거운 포옹도 나눴다.
이 날의 수훈선수로 뽑힌 이승엽은 "3경기째 안타를 못쳐 미안했는데 관중들에게 좋은 모습 보여 기쁘다"며 "홈런이 될줄 몰랐는데 타구가 넘어가 너무 기뻤다. 내일도 팀이 이길수 있도록 많은 응원해달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5타수 1안타를 기록한 이승엽은 시즌타율이 .364에서 .352로 다소 떨어졌다. 하지만 2타점을 추가해 시즌 타점은 17점이 됐고 득점도 21점을 기록했다. 특히 이 홈런 한방으로 15타석 동안 계속된 방망이 침묵을 마감한 것은 뜻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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