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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는 살아 있었다.
무기력한 모습도 있었고 불안한 실수 장면도 있었다.
하지만 위기 때면 더욱 강해지는 대한건아의 정신만은 살아 있었다. 뒤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정신력은 한국 축구의 힘이었다.
한국이 13일 프랑크푸르트 경기장에서 열린 2006 독일월드컵 G조 예선 토고와의 경기에서 전반 선취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이천수·안정환의 연속골을 앞세워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조별 예선 첫 경기에서 승점 3을 확보한 한국은 16강 진출을 위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출발은 불안했다.
박지성-조재진-이천수를 스리톱으로 내세운 한국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이을용을 중심으로 이영표, 이호, 송종국을 중원에 포진시켜 초반 잠시 주도권을 잡았다. 하지만 볼 점유율만 높았지 효율적인 공격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공세를 이어나갔지만 이렇다 할 골 찬스를 잡지 못했던 한국은 토고의 롱패스 한방에 수비진이 뚫리며 첫골을 빼앗겼다. 모하메드 압델 카데르 쿠바자가 전반 31분 중앙선 왼쪽에서 넘어온 야오 세나야의 긴 크로스를 한번 트래핑한 뒤 페널티 아크 오른쪽으로 뛰어들며 슛, 골 포스트 왼쪽 아래를 맞고 그물을 뒤흔든 것.
불시의 한방을 맞고 한국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0－1이 된 한국은 이후 공세를 이어갔지만 토고의 골문을 쉽게 열지 못했다.
한국은 후반전 들어서 수비수 김진규를 빼고 안정환을 교체 투입하며 백포(back4) 시스템으로 전환해 활기를 찾았다. 안정환이 폭넓은 움직임을 보이며 상대 진영을 흔들었고 박지성을 중심으로 한 미드필드진에서 패스 줄기도 살아났다.
결국 수차례 문을 두드리던 대표팀은 기다리던 골맛을 봤다.
후반 7분 박지성이 문전 돌파를 시도하다 얻어낸 파울을 이천수가 절묘한 오른발 프리킥으로 골을 성공시킨 것. 전반 23분 박지성에게 파울해 경고를 받았던 장폴 아발로는 다시 경고를 받아 퇴장당하며 한국은 또다시 기회를 잡았다. 이후 수적 우위를 점한 대표팀의 공격은 더욱 거세졌다. 후반 20분 미드필드 중앙을 돌파하는 박지성이 중거리슛으로 분위기를 살리더니 곧바로 안정환의 결승골이 터져나왔다.
안정환은 후반 27분 페널티지역 오른쪽 바깥에서 박지성의 패스를 받아 드리블한 뒤 강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수비수 몸에 살짝 맞은 공은 토고의 왼쪽 골망을 시원하게 갈랐다.
후반 29분 골에어리어 왼쪽에서 박지성과 2대1 패스를 받은 안정환이 회심의 왼발슛을 터뜨리는 등 경기 후반 분위기를 완전히 한국쪽으로 몰고왔고 깔끔하게 승부를 마감했다.
〈프랑크푸르트|특별취재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