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학교시설 늘리고, 우수高 유치 각區 교육보조금 늘리기 경쟁
“진학률 떨어지면 이사 늘고 중산층 감소는 區稅 줄어”
[조선일보 최홍렬기자]
서울의 각 자치구들이 교육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부쩍 늘려가고 있다. 명문대 입학률이나 학원가 형성 여부가 지역 선호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어서, 교육 여건 개선이 지역 발전의 활로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재원은 빠듯한데도 학교 지원금만은 오히려 늘리고 있다. 학교 체육관 건립을 지원해 주민이 공동 이용케 하는 사업도 확산되고 있다. “교육환경 개선이 재정 편성에서의 우선적 검토 사항”이라는 말도 나온다.
◆교육보조금 경쟁적으로 늘려
자치구가 각급 학교에 지원하는 교육경비 보조금이 매년 급속히 늘고 있다. 작년 서울의 각 자치구가 지출한 보조금은 총 342억원으로, 재작년(259억원)에 비해 32%나 증가했다. 2002년(154억원)에 비하면 2배가 넘는다.
대부분의 자치구는 이를 위해 재산세 등 구세(區稅)의 일부를 고등학교 이하 각급 학교에 지원할 수 있는 조례를 제정해 시행 중이다. 중·용산·강동의 3개 구를 제외한 22개 구가 구세의 2~5%를 교육경비로 지원할 수 있게 했다. 성동·은평·마포·관악구는 최대 5%까지 지원할 수 있다.
그러나 ‘부자구’와 ‘가난한 구’의 지원액 차이는 크다. 재산세 징수액에 워낙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작년 강남구는 57억원을 지원한 반면, 강북구는 3억원에 그쳤다. 거의 20배에 가깝다. 이 밖에 중구(54억7000만), 구로(22억6200만), 서초(20억), 마포(19억7000만) 등이 많고, 성북·금천·동대문·종로 등은 5억원 수준이다.
 |
◆“부익부 빈익빈 막기 위한 것”
이 재원은 각 학교의 낡은 체육시설 개선, 통학로 포장, 화장실 개·보수, 책걸상 교체 등에 주로 쓰인다. 최근에는 영어 원어민 교사 인건비(강남구), 인조잔디축구장 조성(중구), 어린이영어교실 운영(노원구) 등의 사업에도 쓰이고 있다.
한 구청 관계자는 “명문대 진학률이 서울시 평균 이하로 떨어지면 초·중학교 때 공부 잘 하던 학생들이 다른 동네로 이사 가곤 한다”며 “젊은 경제활동인구와 중산층의 감소는 곧 구세(區勢) 약화의 악순환을 부르게 된다”고 말했다.
우수고를 유치하려는 경쟁도 치열하다. 중랑구와 마포구가 개방형 자율학교 티켓을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개교를 준비 중인 중랑구의 묵동고와 마포구 상암고다. 개방형 자율학교는 학생과 교사 선발권, 교육과정 편성 등에 자율성을 주는 학교로, 학교가 위치한 구에 사는 학생이 일정 비율 우선 선발된다. 자립형 사립고와 비슷하지만, 자치구가 운영비의 일부를 지원하므로 학비는 공립 수준이다. 교육부에서 최종 선정하며, 이르면 내년 초 시범 운영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