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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악 무대에 서는 장애인 초등 여학생 |
(창원=연합뉴스) 김영만 기자 = 온 몸의 근육이 위축되는 희귀병으로 움직이기 힘든 1급 지체 장애인 인 어린 초등학교 여학생이 휠체어를 타고 유명 성악가와 한 무대에 설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15일 경남 창원시와 마산청소년관현악단에 따르면 마산 진동초등학교 3학년 최다인(9)양은 오는 16일 창원 성산 아트홀에서 열리는 '바리톤 김동규 초청 장애우와 창원 시민을 위한 사랑 나눔 음악회'에 특별 출연해 동요를 부른다.
최양은 휠체어를 타고 관현악단의 연주에 맞춰 '바람'과 '활짝 웃어라' 등 동요 2곡을 불러 박수 갈채와 함께 관객들에게 진한 감동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무대를 위해 불편한 몸에도 하루 1-2시간 열심히 연습하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1999년 3월 2살때 심한 열감기를 앓아 제대로 걷지 못했고, 이후 계속되자 2001년 10월 경상대 대학병원에서 정밀 진단을 한 결과 몸 전체의 근육이 서서히 위축돼 제 기능을 못하는 '진행성 근위축증'이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진행성 근위축증은 척수에서 나오는 운동 신경섬유의 퇴행 등으로 근육이 점차 활력을 잃어 운동 장애를 수반하고 폐에까지 전이되면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해 목숨을 잃을 수 있는 희귀병이다.
때문에 최양은 가만히 서 있거나 걷기 힘들고 숟가락과 젓가락질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편하지만 강인한 의지로 재활 치료를 지속적으로 받아 병세가 다행히 나아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휠체어에 의지하고 부모 등의 도움을 받아 대소변을 처리해야한 한다.
특히 1학년때부터 일주일에 2번 1-2시간씩 마산의 한 학원 음악 강사로 부터 성악 수업를 받는 등 음악 치료를 받아 병세는 더욱 좋아지고 있으며, 꾸준한 노력을 한 덕택에 지난해 진해군항제 전국 음악 콩쿠르에서 장려상을 받고 창신대 콩쿠르에서 최우수상을 받는 등 여러차례 수상하기도 했다.
손가락에 힘이 없어 건반을 치기 힘들지만 지속되는 반복 연습으로 체르니 30번 곡을 거뜬히 소화해 내고 있다.
성격이 활달해 학교에서도 글짓기.그리기 등 공부를 잘 할 뿐 아니라 체육 시간에 휠체어를 타고 피구를 즐기는 등 적극적이어서 친구들로 부터 인기가 높다.
이날 공연에서 바리톤 김동규씨는 나폴리 민요 '돌아오라 소렌토로', 레온카발로의 '아침의 노래', 신 아리랑, 박연폭포 등을 선사하고 청소년관현악단은 요한 시트라우스의 서곡 '박쥐'와 메르카단테의 '플루트 협주곡' 등을 들려 준다.
이번 공연은 마산청소년관현악단이 창단 16주년을 맞아 기념 음악회에 최양을 초청함으로써 이뤄지게 됐다.
최양은 "이번과 같은 큰 무대에 설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떨려 온다"며 "앞으로 세계적인 성악가가 돼 장애인 올림픽에서 세계 장애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축하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양은 "나처럼 아픈 어린이들도 용기를 갖고 열심히 하면 무엇이든 잘 할수 있을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아버지 최용주(37.자영업)씨는 "사람은 태어나면서 부터 모두 언젠가 죽는 시한부 인생이 아니냐"면서 "다인이가 휠체어를 친구처럼 생각하고 성격이 밝아 그저 고마울 뿐이며, 짧은 인생이 될 지 긴 인생이 될 지 모르겠지만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재활 외에 특별한 치료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이 병이 꼭 완치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