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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두 번, 치과 진료를 통해 남북관계를 돈독히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북한 금강산 소재 온정인민병원에 가서 북한 주민들을 치료하는 ‘남북 치의학 교류 협력위원회’ 이병태 공동위원장(63·이병태치과원장). 그가 최근 ‘한민족 치의학’의 발전을 위해 북한 치의학 관련 용어집인 ‘북한구강의학용어집’을 발간했다.
1990년부터 15년이 넘도록 중국 지린성옌볜조선족자치주 동포 구강의사들과 접촉해왔던 이위원장은 북한 구강과(치과) 병원에 의료기기와 약품이 부족해 제대로 치료받기 어렵다는 얘기를 접하곤, 2001년 7월 100여명의 치과의사와 치과의료기 사업자들이 참여한 ‘남북 치의학 교류 협력위원회’를 발족, 시설과 장비, 약품, 재료 같은 것들을 지원해 오고 있다.
그가 2년 전부터는 현대아산의 지원으로 건립된 온정인민병원의 치과진료소에서 북한 구강과 의사들과 북한 주민들의 구강병 예방을 위해 힘쓰고 있다. 한달에 두 번, 4명이 한 팀이 되어 금요일 저녁 서울을 출발, 토요일 아침부터 진료를 시작, 일요일 서울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이제까지 26회 갔다 왔고, 진료 대상은 온정리 주민들이 주를 이루며, 치료환자수는 1,000명에 가깝다.
“북한 사람들은 영양상태가 좋지 않다보니 구강상태가 대체로 나쁜 편이죠. 한 40대 아주머니는 치아가 서너개밖에 남아있지 않더라구요. 게다가 어린이들은 젖니 이후 관리가 잘 안돼 엉망인 경우가 허다합니다.”
하지만 이위원장은 “진료를 하면서 충치를 ‘이삭기’, 치아를 ‘이발’, 드릴(drill) 또는 버(bur)를 ‘뚫개’로 쓰는 등 북한은 조선어문정책에 따라 용어를 순수 우리말로 바꾸어 사용해 들으면 뜻이 언뜻 들어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의료체제는 다를지언정 같은 민족이며,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끼리 한자리에 앉아 같은 말을 쓰면서도 의료 용어에서 뜻이 통하지 않아 진료에 어려움을 겪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위원장은 용어집은 북한 출판물을 참고자료로 하고, 회원들이 실제 경험한 것들을 근거로 해서 남북 치의학 교류협력위원회 소속 치과의사 19명이 자비를 털어 제작, 60권을 전달해 반응이 좋았다고 했다.
그는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해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모르겠지만, 정치는 배제된 순수 민간차원의 지원활동은 계속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