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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CCM의 터줏대감 최인혁(47·경기도 고양시 일산충정교회) 집사를 만날 때마다 따뜻함이 느껴진다. 바로 ‘사랑’의 열기 때문이다. 그는 콘서트를 통해 오랫동안 선교사와 자녀들,미자립 교회 목회자,형편이 어려운 후배들을 섬겨왔다. 그러다보니 얼굴 주름과 함께 쌓여가는 사랑의 눈금도 뜨겁기만 하다.
4년여 만에 새 앨범 ‘주께서 말씀하신 그곳’을 발표한 최 집사가 또다시 사랑의 온도 올리기에 나섰다. 20일 대구 대일교회를 시작으로 ‘희망 콘서트 & 워십 전국투어’를 갖기로 한 것(표 참조). 지구촌의 굶주리는 어린이들을 위한 희망 콘서트다.
한데 콘서트 입장료가 무료란다. “쌀과 통조림을 입장료 개념으로 받으려고요. 어디다 쓰냐고요? 월드비전은 전국에 사랑의 도시락 나눔 공장을 갖고 있어요. 물품들로 사랑의 도시락을 만들어 어려운 이웃들에 배달할 것입니다.”
2004년 월드비전 친선대사가 된 후 그는 국내외 월드비전 사업장을 돌며 불우 이웃에 더 큰 애정을 갖게 됐다. 어디서 누구를 만나든 “제가 만난 한 아이는요”로 말문을 연 뒤 “같이 좀 도와요”라는 말로 끝을 맺는다. 이번 콘서트에서도 친선대사로 활동하면서 만났던 아이들,특히 그 아이들을 후원하면서 영적으로 축복받은 이야기를 전할 계획이다.
“우리가 축복 받는 길이 다른 데 있는 게 아니예요.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이 무엇인지,영적인 선한 일,작지만 올바른 일을 선택해나가는 게 바로 축복의 통로지요.”
지난 20여년 동안 CCM 사역자로 활동하면서 그는 부와 명예도 경험했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1980년대 후반 CCM이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전에 찬양 문화의 새 장을 연 개척자였고 CCM 프로그램의 첫 진행자였으며 CCM 기획사도 운영했다. 하지만 전국이 외환위기로 몸살을 앓던 시절,최 집사는 신앙의 외환 위기를 겪으면서 빚더미에 앉았다.
“그때 원망과 불평,탄식을 쏟아냈다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거예요. 힘든 그 시절에 오히려 지난날을 돌아보며 줄곧 다짐한 게 ‘겸손’이라는 두 글자였습니다. 22년 동안 제가 한 일은 하나도 없어요. 그저 하나님만을 신뢰하며 나아갔을 뿐이지요. 그러자 오히려 채워주시네요.”
오랜만에 내놓은 6집 앨범에 대한 이야기.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묵상하면서 얻은 깨달음을 앨범에 담았어요. 다윗이 사울 왕의 갑옷과 칼을 무장하자 사람들은 ‘멋지다. 이제 좀 싸우러 나가는 것 같네’라며 박수를 치지요. 하지만 다윗은 그것을 벗어던지고 목동의 옷을 입고 돌 몇 개를 주워들고 골리앗과 맞섭니다. 사람들은 기가 막히다는 표정으로 다윗을 바라보지요. 다윗은 하나님의 박수에만 의지해 결국 골리앗을 물리치지요. 이 시대,우리는 누구의 박수를 들으며 나아가야 할까요?”
그는 “이 땅에서 조금 불편하더라도 복음을 위해 더 많은 것을 나눠보자”고 조언했다. 그는 그 일이 바로 ‘주께서 우리에게 명하신 말씀’이라고 강조했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