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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인 후보선발 2차 관문 통과한 한승희·안형준 기자
어쩌면 우주를 출입하는 기자가 생길지도 모르겠다. 과학기술부가 지난 10월27일 발표한 우주인 선발사업 후보자 30명(남자 25명, 여자 5명)에 2명의 현직 기자가 포함됐다. 그 주인공은 SBS 한승희(사진 왼쪽·31) 기자와 동아사이언스 안형준(사진 오른쪽·28) 기자다.
안형준 기자는 ‘왜 우주인이냐’는 질문에 “어린 시절 우주 가는 꿈 안 꿔본 사람 있느냐”고 대꾸한다. 학부와 대학원에서 물리학과 과학철학을 전공한 안 기자는 대학시절 아마추어 천문회 활동을 하면서 우주에 대한 동경을 키워왔다. 우주에 대한 동경은 ‘어린이 과학동아’에서 ‘우주비행사 프로젝트’라는 만화를 담당하면서 구체화됐다. 우주비행사가 되는 훈련과정을 좀더 실감나게 전달하고 싶었던 것이 도전 이유다. 여기에 어린이 잡지 기자로서 어린이 독자들에게 희망을 안겨주고 싶은 바람도 한 몫 했다.
“저한테 키가 작아서 놀이기구를 못타는 초등학교 2학년 조카가 있거든요. 그 조카가 ‘우주선 타는 것이 무섭지 않느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제가 ‘너도 키가 크면 탈 수 있다’고 말해줬어요. 머지 않은 미래에 우주여행이 현실이 될 텐데 아이들에게 생생한 느낌을 전해주고 싶어요.”
아직 입사 1년이 안 된 과학도 출신의 안 기자가 ‘어린 시절의 꿈’을 품고 우주인에 도전했다면, 두 아이의 엄마이자 올해로 9년째 기자생활을 하고 있는 한승희 기자가 우주인에 도전한 이유는 좀더 현실적이다.
“솔직히 훈련과정이 탐이 났어요. 연수나 특파원을 가도 자기계발보다는 휴식의 기회가 되는 것 같고, 특히 결혼해서 애도 있는 저는 그럴 가능성이 더 높고. 어쩔 수 없이 혼자 떨어져 있어야 하는 15개월 간의 우주인 훈련과정은 저에게만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아요.”
두 아이의 엄마인 한 기자가 3만6000명의 경쟁자를 제치고 우주인 후보에 오른 비결은 너무 평범해서 특이
해 보인다. 출산 뒤 집에서 가볍게 했던 맨손운동으로 체력검사를 통과할 수 있었고, 갑작스런 취재 지시와 취재원의 취재 거부 같은 일상적 스트레스를 견뎌낸 것이 정신력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었던 힘이 됐단다.
“처음엔 필기시험만 붙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되고 나니 욕심이 생기네요. 두렵지만 새로운 경험을 한다는 점에서 우주인에 도전하길 잘 한 것 같아요. 우주인이 된다면 기자의 직업적 특성을 발휘해 우주인에 대해 잘 알리고 싶죠.”
두 기자는 다른 28명과 함께 우주인 후보 2명을 선발하는 12월까지 정밀신체검사를 포함해 우주인 자질을 평가하는 몇 차례 테스트를 더 받게 된다. 테스트를 무난히 통과하면 우주인 후보로서 2007년 러시아에서 우주인 기초훈련을 받게 되고, 여기서 단 한 명만이 2008년 러시아 우주왕복선에 올라 ‘한국 최초 우주인’이라는 우주적인 기록을 남기게 된다.
이선민 기자 jasmin@media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