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금융교육 특강서 밝혀
대한생명 강호 전무
“중고차 시장과 보험시장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중고차 판매상은 어느 자동차가 ‘알짜'인지 알고 있지만 구매자는 차체만 보고는 알 수 없습니다. 보험 구매자는 자기 몸 상태를 정확히 알고 있지만 판매자는 이 사람이 내일 당장 입원할지 어떨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죠. 두 시장은 바로 이런 '정보 비대칭'에 노출돼 있습니다.”
지난 7일 ‘매경-한양대 금융교육특강'에서 강호 대한생명 전무는 ‘한국 보험산업 현황'을 주제로 여느 경제학 수업 못지않은 열강을 펼쳐 강의실을 뜨겁게 달궜다.
강 전무는 강연에서 학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례를 들어가며 국내 보험시장 현황과 가입실태, 소비자 성향 등에 관해 설명했다.
사람들은 보험에 가입할 때 일정한 돈과 함께 자신의 위험도 함께 보험사에 보낸다. 이런 위험을 떠안으면서 보험사가 유지될 수 있는 것은 ‘대수의 법칙'이 존재하기 때문. 주사위를 여러 번 던질수록 특정 숫자가 나올 확률이 이론적 확률에 가까워지듯이 불확실성도 한곳에 가득 모아 놓으면 언제 몇 명이 사망할 지 십의 자리까지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험의 양대 축인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은 보상 대상과 기간 등 성격이 달라 실제로 는 완전히 별개로 운영되는 금융기관이다. 소송 시 법원의 판결에 따라 지급해야 하는 보상금을 대신 내 주는 ‘배상책임보험'도 선진국일수록 그 비중이 커지고 있다.
올해는 조기 해외유학 등이 늘면서 어린이ㆍ교육보험이 크게 상승한 것이 눈에 띈다.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보험 구매자들의 경향도 바뀌고 있다. 평균 수명이 늘면서 사망보다는 생존보장 욕구가 커졌고, 그 결과 연금ㆍ변액 보험 등이 늘어난 것.
이와 관련해 치매 등 장기 간병보험도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강 전무는 그러나 변액 보험의 증가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주식시장의 등락에 큰 영향을 받는 변액 보험은 보험사로선 소송 등 위험 요소가 많다”고 지적했다.
또, “보험 본래 기능에 충실한 종신보험을 판매한 2001년을 기점으로 보험사들 이 제대로 된 보험사(史)를 쓰기 시작한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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