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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화의 대가인 노영이 고려태조와 담부갈보살과의 설화를 그려낸 작품으로, 고려 태조가 금강산 배점에 올랐을 때 담무갈보살과 그 권속이 현신하자 예배하고 사찰을 지어주었다고 한다. 흑칠을 한 얇은 목판 위에 금니(金泥)로 그려낸 그림으로, 화면에는 앞뒤로 아미타 구존도와 금강산 담무갈 지장보살 현신도가 있고, 화면 주위에는 주액이 돌려져 있으며, 주액면에는 금강저가 묘사되었다.
불구의 한 부속품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 작품은 목조 공예품으로서 뿐 아니라 회화사적으로도 중요하다. 필선이 거침없고 활달하면서도 세부묘사 또한 섬세하여 기법과 기량 면에서 단연 돋보인다. 금강산을 묘사한 현존 최고의 그림이라는 점, 금강산과 담무갈보살과의 관계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도 특히 의의가 크다.
#3 금강산 그림 비교
이러한 골산(骨山)의 표현은 조선 후기 금강산 그림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데, 내금강에서 가장 경치가 좋다는 만폭동 폭포는 정선이 그린 [만폭동]으로, 만폭동 계곡의 상류에 있는 15m높이의 마애불상 묘길상은 엄치욱과 김윤겸의 수묵화 [묘길상]으로 그려졌다. 구룡폭포로 가는 길의 연주담은 김응환의 [연주담]으로, 동해의 검푸른 파도에 씻기면서 만들어진 총석정 현무암 바위기둥은 정선과 김홍도의 수묵화부터 시작하여 현대작가 김명식의 유화 [총석정]으로까지 이어지며 그 희안한 기경을 다양한 각도로 조명하였다. 또한 시원하고 상쾌한 경관이 한눈에 보이는 법기봉의 당찬 봉우리 끝에 매달린 보덕암은 정선의 [보덕암]에서 현대작가 전성기의 수채화 [보덕암 풍경]으로 이어져왔다.
#4 금강산 민화병풍
이처럼 금강산의 진경은 과거와 현재를 구분하지 않고 대대로 다양한 예술품으로 승화되어 왔는데, 이들 중 금강산의 장관을 가장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묘사가 된 작품에는 금강산민화병풍을 꼽을 수 있다. 8폭으로 이루어진 이 그림에서 우리는 금강산의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으며, 전체적으로 정선의 금강산 그림 구도와 필법을 계승하고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단발령에서 금강산을 조명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금강산의 서릿발 같은 암산과 부드러운 토산을 대비시키면서, 봉우리마다에는 붉은색 글씨로 지명을 써넣어 여행안내도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5 금강산 출토 대표 불상
앞서 소개된 작품들은 그 시대의 흐름과 무관하게 전반적으로 불교문화가 그 배경을 이루기도 한다. 특히 고려 후기의 금강산 불교문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불상으로는, 강원도 회양군의 장연리와 금강원리 출토 금동관음보살좌상 두 점이 있다. 이 중 장연리 출토 금동관음보살좌상은 그 화려한 장식과 늘씬한 몸매 등에서 이국적인 느낌이 강하게 풍겨난다. 금강원리 출토 금동관음보살좌상은 연화대좌 위에 오른쪽 무릎을 세워 그 위에 팔을 걸치고 외발은 대좌 아래로 내려 편안하게 걸치고 앉은 -유희좌(遊戱坐)의- 자세로, 원, 명시대에 많이 조성된 라마계 보살상과 관련이 깊다.
#6 끝맺음
금강산은 그 천혜의 자연환경과 고려시대부터 이어져온 불교문화를 바탕으로 다양한 예술작품들을 탄생하게 하였음은 물론, 현재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명산으로 그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