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안의 외국인 의사가 대한항공 여객기에서 두 번이나 응급환자를 구조해 눈길을 끌고 있다.
28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서울대에 본부를 둔 국제백신연구소 소속 의사 폴 킬 고어 씨는 4년 전에 이어 최근에도 응급처치로 어린이의 생명을 구했다.
고어 씨는 지난 2일 베트남 호찌민에서 인천으로 향하는 대한항공 KE682편에 탑승했다.
비행중 열 살짜리 외국인 여자 어린이가 알레르기 발병으로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다.
당시 여자 어린이의 알레르기 상태가 심각해지자 동행한 가족이 다급하게 승무원을 호출했다.
승무원이 승객 중 의사의 도움을 요청한다고 기내 방송을 하자 백신연구소 의사인 고어 씨가 곧바로 달려왔다.
고어 씨는 이 어린이의 피부 발진과 가려움증을 살핀 뒤 기내에 비치돼 있는 항히스타민제를 처방해 위급한 상황을 넘겼다.
인천공항 도착 후 이 어린이가 인천공항의료원에서 진료를 받도록 조치했다.
고어 씨는 2002년 10월에도 미국 시카고에서 인천으로 가는 대한항공 KE038편에 탔다가 기내에서 저혈압으로 쓰러진 한국인 환자를 기내 의료장비와 산소통을 이용해 구한 적이 있다.
대한항공은 고어 씨 선행에 보답하고자 이종희 총괄사장 명의로 감사편지와 소정의 사은품을 전달할 방침이다.
고어 씨는 "대한항공과 인연이 각별한 것 같다"면서 "의사로서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이며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면 또다시 발벗고 나서 도와줄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외국인으로서 두 번씩이나 치료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고 말했다.
[박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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