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씽씽 달리는 눈썰매 위에서 엄마아빠 그리움 잊어요"

"눈썰매를 끌어주는 사람이 엄마, 아빠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15일 오전 11시 순천시 서면 구상리 '순천드림랜드' 눈썰매장.

아동양육시설인 '순천SOS 어린이마을'과 '성신원'에서 온 어린이와 청소년 100여 명이 눈썰매를 타고 빠른 속도로 내려왔다.

어린이들은 눈썰매 대용인 주홍색 고무 튜브를 끌고 가파른 경사를 걸어 올라가서 다시 내려오기를 반복했다.

한 어린이는 "올라갈 때는 힘들었고 내려올 때는 무서웠다"라며 "그래도 재미있고 신났다"라고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눈썰매를 수차례 탄 어린이들은 이후, 눈썰매장 바로 옆에 있는 간이 무대에서 중국 하남성 전통기예단의 공연도 봤다.

또래인 중국 10대 청소년들이 선보이는 항아리 돌리기와 원통 통과하기 등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의 묘기를 코앞에서 지켜보며 때론 숨을 죽였고 때론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엄마, 아빠와 함께한 자리는 아니었지만 아이들은 서로 마음을 의지한 채 한겨울을 따뜻하게 지내는 방법을 이미 잘 아는 듯했다.

이날 행사를 무료로 마련한 순천드림랜드 이민근 사장은 "지난 2003년 개장 이래 5년째 어린이 등을 초청하고 있다"라며 "눈썰매장이 있는 한 앞으로도 계속 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순천드림랜드 측은 여름에는 눈썰매장을 수영장 형태의 물썰매장으로 바꿔 이들 어린이를 즐겁게 하고 있다.

순천SOS 어린이마을 문성윤 원장은 "초등학생과 유치원생들이 겨울에는 마땅히 놀러 갈만한 곳이 없는데 해마다 이렇게 초대해서 식사까지 제공해주니 감사하다"라며 "언제 눈썰매장에 가느냐고 묻는 아이들도 많다"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