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기 토론하기 만들기 / 이색 유치원 탐방 레지오 ELC
글=정유진 인턴기자 중앙대 정치외교 4학년 hyla07@hanmail.net
사진=레지오 ELC 제공 입력 : 2007.01.28 22:25
23일 오전. 피아짜(Piazza)라 불리는‘광장’에 120여명의 어린이들이 명상 음악에 맞춰 가벼운 요가 동작을 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한 교사는 “나이와 관계없이 모여 체조를 하며 상호작용을 통해 사회성을 기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틀에 박힌 교과과정은 싫다!
아이 하나만 있는 가정이 늘면서 어릴 때부터 특별한 교육을 받게 하려는 부모들이 많다. 이에 발맞춰 유치원들도 다양한 커리큘럼과 지도법을 개발하고 있다. 그 중 한 곳이 작년 문을 연 서울 반포동의 레지오 ELC. 레지오 에밀리아 접근법(Reggio Emilia)으로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영어유치원이다. 레지오 에밀리아 접근법은 이탈리아에서 생겨난 유아교수법으로, 유아들로 하여금 자신의 주변을 관찰하고 말·몸동작·그림·조각·그림자 놀이·콜라주·음악 등의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자기를 표현하도록 하는 것이다. 안재철 원장은 “우리 유치원에서는 아이가 교육의 대상이 아니라 주체가 돼 스스로 다양한 분야의 지능을 발달시켜준다”고 말했다.
재작년 문을 연 레지오 ELC는 아이 중심의 체험식 교수법이 특징이다. 아이들 스스로 그룹 토의를 통한 프로젝트식 수업을 진행하며, 모든 활동은 영어로 진행된다.
“What did you make?”(뭘 만들었죠?-교사)
“I make sword and belt”(저는 칼과 벨트를 만들었어요-어린이)
미술(Art)수업에서 5세 어린이들이 컬러 스티로폼 막대기를 가지고 각자 만들고 싶은 모양을 만든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막대기로 모양을 만드는 동안 외국인과 내국인으로 이루어진 교사진은 활동에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 자유로운 활동을 통해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우는 수업이다.
같은 시각, 일곱 곳의 교실에서는 반마다 15명가량의 어린이들이 ‘Discussion(토론)’, ‘Song and chant(노래하기)’, ‘Show and tell(그림 보고 말하기)’ 등 각자 다른 주제의 활동을 하고 있다.
레지오 ELC에서 환경은 ‘제3의 교사’로 여겨진다. 전면이 통유리로 이루어진 지상 3층의 건물에서 아이들은 별도의 야외 수업뿐 아니라 교실 안에서도 해가 뜨는 모습, 비가 내리는 모습 등 기후의 변화뿐 아니라 계절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다.
작년 6월에는 결혼식 체험 행사도 열었다. “누구와 나중에 크면 결혼한다”는 얘기를 하는 어린이들이 한국 전통 혼례와 서양식 결혼을 체험하면서 추상적이던 결혼의 개념을 알도록 한 것이다. 단순히 결혼의 절차뿐 아니라 의미를 이해시키기 위해 목사를 초대해 결혼 반지의 의미와 부부의 소중함에 대한 설명도 했다.
유아 교육, 아동학 등을 전공한 한국인 교사들은 모두 레지오 유아교육 과정을 수료했다.
아이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일주일에 한번씩 유아교육과 교수와 함께 지도 방법에 대해 토론한다.
- 조선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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