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개그맨들, “어린이들의 꿈을 책임지겠다”

[OSEN=강희수 기자] “저희가 어릴 때는 ‘로버트 태권V’도 있었고 ‘호랑이 선생님’도 있었죠. 그런 만화 영화, TV 드라마들이 어린 마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 모릅니다. 이제 그 일을 저희가 하려는 겁니다.”

인기 개그맨들이 ‘어린이들의 꿈’을 책임지겠다고 나섰다. SBS TV에서 2월 14일 오후 4시 35분에 첫 방송하는 HD 어린이드라마 ‘고스트 팡팡’(최항서 극본, 송정익 연출)이 그 무대이다. 매주 수, 목 오후에 방송되는, 30분 물 52부작 드라마로 장장 6개월에 걸쳐 방송되는 대작이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물론 어린이들이다. 아역 탤런트로 성인연기자 못지 않은 연기력을 갖추고 있는 노민우 한보배, 이효리를 꼭 닮은 미소로 ‘이효리 조카’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 이예림 등이 주연 배우들이다.

그러나 이들을 ‘보필’하는 연기자들은 인기 개그맨들이다. ‘갈갈이’ 박준형을 비롯해, ‘라이브의 여왕’ 김미연, ‘콩팥 춤’의 박보드레, ‘난다 김’ 김숙, ‘맨발의 코봉이’ 손명은, ‘띠리 띠리’의 유남석 김민수 등, 지상파 3사 개그 프로그램들의 대표적인 얼굴들이 대거 출연한다. 여기에 전문 연기자들인 이대로 박용기 강성필 등이 무게 중심을 잡아 준다.

개그맨들이 드라마에 대거 참여하는 데는 두 가지 커다란 이유가 있었다. 하나는 ‘어린이들의 꿈’을 위해서이고 또 하나는 ‘개그맨들의 연기에 대한 열정’ 때문이다.

개그 기획사 ‘갈갈이 패밀리’의 대표를 맡고 있으면서 영화 ‘마빡캅’도 준비하고 있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박준형은 2월 5일 목동 SBS 사옥에서 열린 제작 발표회에서 “내 개그의 원동력은 어렸을 때 즐겨봤던 만화 영화, 드라마들이다. 그러나 지금의 어린이들에게도 그런 기억이 있을까 걱정이다. 나는 1976년에 나온 ‘로버트 태권V’를 너무나 좋아했고 지금도 그 때 얻은 꿈이 생생

한데 이제는 돌려 줄 때가 된 것 같다. 우리가 ‘고스트 팡팡’을 통해 그 역할을 해 내겠다”고 밝혔다. 이어 박준형은 “한국의 월트 디즈니가 되었으면 한다. 어린이를 위한 콘텐츠를 생산해 내는데 힘을 쏟고 싶다”고 덧붙였다.

연기에 대한 열정들 또한 대단했다. 김미연은 “진지하게 연기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1년 동안 활동을 하지 않고 연기자 준비를 했다”고 밝혔고 박보드레도 “뮤지컬 배우가 되는 것이 원래 꿈이었다. 연기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기분으로 들떠있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김숙도 “해보지 않은 마지막 분야이자 가장 해보고 싶었던 것이 바로 연기자”라며 드라마에 대한 열정을 내비쳤다.

드라마 자체가 갖고 있는 기록적 의미도 크다. 어린이 드라마이지만 제작비가 회당 6000만 원이나 된다. 52편을 제작하자면 32억 원 가까이나 제작비가 들어간다.

‘고스트 팡팡’을 제작하는 이가미디어 이혜형 대표는 “주변에서 왜 그렇게 무모한 도전을 하느냐는 얘기를 자주 들었다. 그러나 오히려 블록버스터만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이왕 하는 김에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물론 성공만 한다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콘텐츠는 무한한 사업적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어린이 용품에 적용될 수 있는 온갖 캐릭터 산업이 엄청나다.

물론 이런 현실적인 계산보다는 어린이들을 위해 뭔가는 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더 크게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어린이들의 가장 친근한 어른 친구, 즉 개그맨들이 이렇게 대거 뜻을 모은 것만 봐도 어린이들의 꿈을 생각하는 그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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