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생님이 사회 숙제를 내주셨는데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오늘 원어민 선생님께서 칭찬해 주셨어요. 제가 먼저 ‘Good Morning!' 했거든요.”
학생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간 한가로운 오후, 각 교실에서는 알파벳을 익히고, 끙끙거리며 수학문제를 풀어보고, 사전을 펴 놓고 숙제를 해결하는 등 또 하나의 학교, 탄탄교실이 진행되고 있다.
서울수서초등학교(교장 김인숙)에서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수서 탄탄교실’이 열리고 있다. 탄탄교실이란 공부하는 방법을 몰라 학습에 대한 흥미를 잃어가며 방과 후에는 게임이나 오락 등으로 시간을 허비하는 학생들을 수업이 끝난 후 따로 모아 지도하는 특별 프로그램으로 10개 반 85명이 참여하고 있다. 수서초에는 생활 형편이 열악하고 맞벌이 부부가 많은 지역 특성상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도 따뜻하게 맞아 줄 가족이 없는 학생이 많다. 이런 학생들은 자연히 거리를 방황하며 시간을 보내게 되고 뒤쳐지는 학습을 이끌어 줄 사람이 없으므로 공부와도 점점 멀어지고 학교생활에 대한 열의도 부족하였다.
그러나 지난 4월, 3학년부터 6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탄탄교실이 문을 연 뒤로 이런 모습들이 점차 변하기 시작하였다. 담임선생님들은 물론이고 교과 전담 선생님들께서 국어, 수학, 영어 등의 공부를 가르쳐줄 뿐 아니라 함께 서점에도 가고, 운동도 하고, 떡볶이를 함께 먹으며 고민을 들어주는 엄마도 되어주고 누나도 되어주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새내기 선생님과 가까워져서 너무 즐겁다는 부끄럼쟁이 수현이, 집에 가면 컴퓨터 오락만 하던 진호, 공부하는 방법을 알게 되어 수학 시간이면 신이 나는 슬비, 영어 시간만 되면 주눅이 들던 현중이, 모두모두 탄탄교실이 열리는 화요일과 목요일을 손꼽아 기다리게 되었다.
“학생들이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은 학교에서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하는 설렘을 갖고 교문을 들어서고 해가 지면 ‘내일은 학교에 와서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해야지’하는 다짐을 하며 집으로 돌아가는 우리 학교가 정말 좋은 학교지요.” 김 교장 선생님의 말씀이다.
힘이 들어도 내가 조금만 더 가르치고 돌보면 학생들의 가슴에는 커다란 꿈이 자라게 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오늘도 탄탄교실에 들어서는 선생님들이 계시기에 수서초가 가장 좋은 학교, 가장 아름다운 학교로 거듭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땀 흘리는 선생님들과 학생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