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올리언즈 사상 최대 피난작전 돌입...美 공화당 전당대회 연기 검토까지
[워싱턴=CBS 박종률 특파원] 초대형 허리케인 구스타브(Gustav)의 미국 본토 상륙이 임박하면서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즈 일대 주민들이 또다시 2005년의 '카트리나 악몽'에 떨고 있다.
뉴올리언즈 주민 30여만명 가운데 이미 3만명이 30일(현지시간) 오전부터 시(市) 당국이 마련한 버스편으로 긴급 피난길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구스타브가 미국 본토에 상륙해 피해가 확산될 경우 다음달 1일로 예정된 공화당의 전당대회가 개최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구스타프가 상륙할 경우 상대적으로 공화당 전당대회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낮아지고, 특히 긴급 재난상황에서 민생은 뒤로 한 채 '정치 이벤트'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 국립 허리케인센터(NHC)는 이날 구스타브의 위력이 허리케인 5개 등급 가운데 가장 위험한 '5급 허리케인'으로 세력이 커졌다고 발표했다.
지난 2005년 뉴올리언즈에 막대한 인명과 재산피해를 입혔던 카트리나는 3급 허리케인이었다.
이날 오후 4시 현재 허리케인 구스타브의 중심은 쿠바 인근 해상까지 접근했으며 이날 밤 쿠바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허리케인 구스타브는 최대풍속 시속 230km의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가운데 카리브해의 아이티, 도미니카 공화국, 자메이카를 통과하면서 78명의 생명을 앗아갔으며, 24만명의 쿠바 주민들도 긴급대피한 상태다.레이 네이긴(Ray Nagin) 뉴올리언즈 시장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구스타브가 현재의 진행방향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31일(현지시간) 오전부터 주민들에게 강제 대피명령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기상국은 허리케인 구스타브가 다음달 2일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즈 연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인접한 플로리다와 텍사스주까지 영향권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뉴올리언즈시와 루이지애나주 사상 최대의 피난작전에 돌입했다.
3년전 카트리나 상륙 당시 저소득층 주민들이 거주하는 미시시피 강 서쪽 일대의 저지대가 침수피해를 입은 만큼 우선 저소득 주민들의 대피를 서두르고 있다.
또 이미 교도소와 병원등의 대피는 전날부터 시작됐으며, 해변근처에 있는 교도소의 죄수 8천여명은 내륙지방에 있는 주립교도소로 이감됐고 뉴올리언즈를 빠져 나가려는 행렬이 이어지면서 고속도로는 이날 오전부터 극심한 정체를 빚고 있다.
이와 함께 멕시코만 연안에 밀집돼 있는 정유시설도 구스타브의 피해를 입을 것으로 우려돼 당국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화당의 전당대회 연기론까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대선후보인 존 매케인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서 다음달 1일부터 열리는 전당대회가 구스타브의 진로 여하에 따라 대회 일정이 축소되거나 연기될 수있음을 밝혔다.
매케인은 '현재 구스타브의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비극이나 끔찍한 도전이 국가적 재앙의 형태로 다가오고 있는 시점에서 축제행사를 갖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기도해 줄 것을 부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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