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고환율 불구하고 PC 업그레이드 붐

PC 부품의 메카로 불렸던 용산이 환율폭등으로 좌초되기 시작한지 2개월이 지나가는 시점에서 다시금 PC방 시장에서 PC 업그레이드 붐이 다시 일어나면서 부활의 날개 짓을 하고 있다.

원 달러 환율이 최고치를 경신하던 10월과 11월, PC 부품의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하면서 일반 사용자를 비롯해 PC방 시장까지 부품 수급이 멈추면서 용산은 예고된 불황으로 된서리를 맞았고 이에 몇몇 PC 부품을 공급하던 유명 브랜드 몇몇은 폐업수순을 맞는 등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하지만 10월과 11월에 이어 1,400원대를 유지하고 있는 원 달러 환율이 등락을 멈추고 소강상태를 보이자 PC방 시장에서는 그동안 미뤄왔던 PC 업그레이드를 진행함에 따라 용산 시장도 이에 따라 활기를 되찾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활발해지는 PC 업그레이드
12월부터 시작되는 PC방 성수기를 앞두고 PC방 업주들은 혼란스러운 상황에 빠졌다. 그 이유는 바로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환율이 좀처럼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지난 10월과 11월에는 PC방 업주들은 PC 업그레이드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용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특히 PC 부품을 대량으로 소비하던 PC방 업계가 지갑을 닫아버리면서 관련 업계는 점차 위축됐고 결국 영업에 막대한 지장을 겪기 시작했다.

하지만 막상 12월이 다가오자 PC방 업주들은 PC 업그레이드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는 겨울방학 성수기가 다가온 점과 온라인 게임 시장이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많은 고객들이 PC방을 찾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히 최신 게임이 다수 등장하면서 이를 구동하기 위해서 그동안 PC 업그레이드를 미뤄왔던 PC방들이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최근 PC방 전문 납품업체들도 이에 따라 분주하게 활동하고 있는 상황이다.

PC방 전문 납품업체의 한 관계자는 “지난 10월과 11월에는 PC 업그레이드와 관련된 견적문의만 많았을 뿐 실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며 “하지만 12월에 들어서면서 고객들이 다시 PC방을 찾는 것은 물론, PC 부품 가격에 대한 인식이 바뀌기 시작하면서 주문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PC 업그레이드 어떤 제품으로 선택해야 하나?

▲ PC방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E8400

PC 업그레이드 붐이 다시 부활하면서 PC방 업주들은 PC 부품 선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PC 부품 가격이 현재 안정세라고 해도 예전처럼 무턱대고 고 사양 PC를 주문하기에는 많은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PC방 업주들이 선택한 방법은 대체 상품을 선택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한 때 PC방에서 선호하던 CPU는 단연 인텔 코어2듀오 울프데일 E8400(이하 E8400)가 독보적이었다. 하지만 환율상승이 지속되면 E8400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기 시작하면서 관심이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에 대체 상품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인텔 코어2듀오 울프데일 E7300(이하 E7300)이다. E8400과 E7300은 같은 형제 제품이지만 스펙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E8400 / E7300 비교

동작 속도

시스템 버스

L2 캐시 메모리

E8400

3.0GHz

1333MHz

6MB

E7300

2.66GHz

1066MHz

3MB

하지만 실제 PC방에서 사용하기에는 E7300도 큰 무리가 없다. 특히 E7300이 새롭게 부상하게 된 부분은 바로 가격적인 부분에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성능 상에서 차이가 있긴 하지만 E8400은 현재 221,000원(자료: 다나와, 12.12 기준)이며 E7300은 144,000(12,12 기준)원이다. 가격이 얼마 차이 나지 않는다면 당연히 성능에서 앞서고 있는 E8400을 선택하겠지만 최저가에서도 두 제품의 가격은 70,000원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어 E7300에 관심의 초점이 모이고 있다.

AMD제품의 경우, 한동안 쿼드 코어 제품군인 AMD 페넘-X4 아제나 시리즈가 강세를 보였다면 현재는 트리플 코어 제품인 AMD 페넘-X3 톨리만 시리즈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쿼드 코어 제품에서 트리플 코어 제품으로 다시 시장이 재편성이 되고 있는 것은 인텔과 마찬가지로 제품 간의 성능향상이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특히 게임에 초점이 맞춰진 PC방의 특성상 현재로서는 쿼드 코어 제품과 트리플 코어 제품의 성능차를 극명하게 느낄 수가 없다. 현재 AMD-페넘 X4 아제나 시리즈 중 하위제품인 9550의 경우 176,000원(12.12 기준)을 기록 중이며, AMD-페넘 X3 톨리만 8450은 125,000(12.12 기준)으로 약 50.000원 가량 차이가 난다.

그래픽 카드의 경우 엔비디아 지포스 9600GT의 아직도 인기가 있지만 9800GT도 만만치 않다. 이 같은 이유는 CPU 가격에서 발생한 차액으로 그래픽 카드를 보다 상위제품으로 업그레이드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게임을 구동하는데 있어 CPU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아직까지는 그래픽 카드의 처리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기 때문에 제품 성능이 가져오는 효과를 무시할 수는 없다.

물론 같은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마케팅적인 부분과 맞물려 인기가 높은 제품도 있다. 지난 12월 9일, 제이씨현시스템에서 선보인 ‘아이온(AION) 그래픽 카드’가 대표적인 사례다. 제이씨현시스템에서 선보인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제품에 아이온 무료 쿠폰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 현재 <아이온>은 각종 게임차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며 PC방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지난 11월 말부터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했기 때문에 무료 쿠폰의 존재가 부각되면서 제품 판매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제이씨현시스템의 한 관계자는 “다른 제품에 비해 아이온 그래픽 카드의 판매가 부쩍 늘었다”며 “일반 유저보다는 PC방에 납품이 늘어나고 있으며 타 제품에 비해 약 40% 가량 많이 판매되고 있다”고 밝혔다.

▲ 제이씨현시스템의 <아이온> 그래픽 카드 제품

ATI 제품군의 경우 여전히 3850 시리즈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서 적당한 제품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때문에 여전히 그 인기를 지속하고 있다.

PC 업그레이드, 무리는 금물
PC 업그레이드는 PC방 영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PC는 PC방 영업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존재이고 주기적으로 업그레이드를 통해 최신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춰야 한다. PC 업그레이드를 생각하기 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될 문제는 운영 중인 PC방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용도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PC방의 경우 온라인 게임을 구동하는데 최적화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사양의 PC를 구입하는 것도 좋겠지만 현재 흐름에 맞는 경제적인 PC를 구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경제적인 PC의 구입을 위해서는 해당 제품이 저전력 제품인지, 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난지 꼼꼼히 확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이러브PC방 민재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