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열리고 있다.
수업시간 외에는 교문을 닫아걸던 학교가 지역 주민들과 함께 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부산 연제구 연산동 주민들은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러 '등교'할 수 있게 됐다.
연제구청이 지난달 말 연미초등학교 운동장에 주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둘레 197m 너비 3m의 인라인 스케이트장을 준공했기 때문이다.
2억3천만원을 들인 인라인 스케이트장은 부산시가 만들고 있는 권역별 생활체육시설 중 하나.부산시는 모두 88개 시설 가운데 49개를 학교 안에 만들기로 했다. 대부분 소규모 운동기구 정도지만 기장군 기장중학교 등 2개교에 9억5천만원을 들여 만드는 인조잔디 축구장이나 15억원이 투입될 금정구 동래초등학교 다목적 실내체육관 등도 포함된다.
부산시 관계자는 "아시안게임 잉여금을 활용한 웰빙시책으로 올해 말까지 공사를 마칠 예정"이라며 "대부분 학교는 도심 한가운데 평지에 위치해 주민들에게 개방할 것을 조건으로 생활체육시설을 짓기에는 최적지"라고 말했다.
체육시설 뿐만이 아니다.
영도구 동삼1동 주민자치센터는 지난해 11월부터 컴퓨터기초 1,2 강좌를 태종대중학교 컴퓨터실에서 운영하고 있다.
그 전까지는 와치종학사회복지관에서 낡고 성능이 떨어진 컴퓨터 15대를 이용했다.
동삼동 관계자는 "방과 후 시간에 학교 안에 놀고 있는 시설을 활용해 최신 기종 컴퓨터 30여대로 보다 많은 주민들에게 컴퓨터 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동래구 전자공고나 금정구 경호고등학교 등도 교내 컴퓨터실 시설을 주민 교육을 위해 제공하고 있다.
학교 시설 개방은 주 5일제 등으로 인한 여가시간 확대와 방과 후 학교의 중요성 증대 등 교육 환경의 변화와도 궤를 같이 한다.
부산시교육청은 올해를 학교 시설을 지역사회 문화 거점으로 만들기 위한 원년으로 선언했다.
이미 지난해 11월 요가와 재봉,영화학교 등으로 시범운영을 시작한 해운대구 위봉초등학교처럼 방과후 교육을 학생들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학사융합 방식으로 운영해 학교 교육에 대한 참여와 신뢰를 높이는 게 목표다. 새해부터는 주 5일 수업이 월 2회로 확대됨에 따라 금정구 서동초등학교 등 3개 학교 도서관도 평일에는 오후 8시,주말에는 오후 6시까지 개방해 주민들을 대상으로 토요 문화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기로 했다.
구청은 관리 인력을 파견하고 동래여성인력센터는 프로그램 개발을 돕는 식으로 지역사회의 협력도 구했다.
부산시교육청 학교정책과 김숙정 장학관은 "산꼭대기 공공도서관까지 가지 않더라도 학교도서관에서 여가를 보낼 수 있는 '학교 도서관의 공공도서관화'는 금정구 3개교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부산 전체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혜규기자 iwill@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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