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대 방과후학교 교사 양성 프로그램…교육학 기본 과목으로 이수, 교육받는 주부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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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에 사는 주부 박모(37) 씨는 1학기 초 초등학교 3학년인 큰 아이 학교에서 방과후학교 수업의 양적·질적인 수준을 높이겠다는 가정통신문을 받았다. 그래서 2학기부터는 기존에 다니던 수학과 음악학원을 끊고 방과후학교 수업을 듣게 할까 목하 고민 중이다. 학교에서 방과후교실 및 특기적성 수업의 업그레이드를 시도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학원 못지않은 수업 수준과 질을 보장받을 수 있을지 아직 확신이 안 서기 때문이다.
학교를 마치면 바로 수업을 받을 수 있고 수업료가 저렴하다는 장점 때문에 맞벌이 부부나 알뜰 주부의 ‘사랑을 받는’ 방과후학교가 변하고 있다. 사교육 시장이 과열되면서 사교육 수요를 학교로 끌어들이자는 취지에서 정부와 학교가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적지 않은 학부모들은 방과후학교의 수업 내용이나 강사의 질을 믿을 수가 없다고들 한다. 이런 학부모들의 우려를 잠재우고자 서울교육대학교 방과후학교 지원센터가 나섰다.
사교육 못지않은 교육의 질을 높여야
현재 활동 중인 방과후학교 교사는 약 20만 명으로 현직교사가 10만 명, 외부 강사가 8~9만 명 정도 된다. 외부 강사를 선발하는 데 있어서 현재 시행되고 있는 법적인 제도는 없으며, 아직까지는 학교장 재량으로 뽑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보니 강사의 수준 문제가 논란의 중심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이유로 방과후학교가 학부모나 학생의 호응 아래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양질의 프로그램과 함께 좋은 선생님의 지도가 선행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서울교대 방과후지원센터의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제작 및 운영 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주)애프터스쿨의 정춘석 대표이사는 “미국이나 영국, 독일, 일본 등의 선진국 사례를 보면 방과후학교 수업이 한국처럼 영어·수학 위주가 아닌 예체능 위주이며, 학생 자신이 좋아하고 소질 있는 분야를 개발해주는 수업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의 경우를 보더라도 방과후학교 교장이 따로 있을 정도로 제도적으로 정착돼 있어 맞벌이 부모도 안심하고 보낼 수 있는 곳이 바로 방과후학교”라고 덧붙였다.
서울교대 방과후학교 지원센터에서는 이런 선진국 사례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현실에 맞게 적용한 방과후학교 전문교사 양성과정을 마련했다. 이 과정이 방과후학교 교사를 꿈꾸는 일반인과 학부모들의 기대에 부응할 지 주목되고 있다.
교육학 기본적으로 이수하도록 해
서울교대의 방과후학교 전문교사 양성과정은 유능한 방과후학교 교사를 양성하고 아울러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교사들의 교육적 소양과 전문성 증진 및 자기 계발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정 대표는 “아이들을 제대로 가르치기 위해서는 우선 교육의 개념부터 알아야 하는데 실제는 그렇지 못하다보니 교육의 질적 저하라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이에 서울교대 방과후교사 양성과정에서는 교육학을 기본소양 과목으로 이수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즉 실제 학교에서 부딪치는 학생과 학부모와의 커뮤니케이션, 상담, 학교생활, 교수법 등을 45시간의 교육학 이수를 통해서 체계적으로 배우도록 했다.
서울교대 방과후교사 양성과정은 무엇보다 현장의 교육 노하우를 지닌, 검증된 실력의 교대 교수가 직접 강의한다는 점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현장에서 학생들을 지도 중인 교사가 개발한 교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수업 내용 또한 믿을 만하다는 점도 이 프로그램이 갖고 있는 특징 중 하나이다.
주부에게 더욱 유리한 직업
특히 자신이 배운 지식을 토대로 직접 자녀 교육도 시키고, 방과후교사로도 활동하고자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주부들이 적지 않다.
“강남에 있는 고학력 주부들의 경우 자신의 전공도 활용하고 교사로서의 보람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공부하는 것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며 “자녀들도 공부하는 엄마의 모습을 통해 동기부여를 받는다”고 정 대표는 설명했다.
한편 취업 면에서도 앞으로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서울교대 측에서는 각 학교에 수료생 명단을 제공하고, 앞으로는 일선 학교에서도 방과후교사 양성과정을 수료한 수료생 위주로 강사를 선발하게 될 것이라고 서울교대 및 (주)애프터스쿨측은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강사의 질뿐만 아니라 방과후수업 교재 및 기자재의 표준화 작업 역시 선행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서울교대 방과후학교 전문교사 양성과정은 현재 14개 과정의 4기 수강생을 모집 중이다.
조윤수 리포터 choyounsu@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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