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목욕탕에서 어린 자녀들의 안전사고가

<앵커 멘트>

이 시간에도 전해드렸지만 최근 대중 목욕탕에서 어린 자녀들의 안전사고가 잇따라 부모님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데요

그런데 목욕탕 안전사고는 사실 알려지지 않아서 그럴 뿐이지 상당히 자주 일어난다고 하니까 부모님들, 어린 자녀들 데리고 가시면 각별히 신경쓰셔야 겠습니다.
최대수 기자!

목욕탕 안전사고,얼마나 많이 일어나는 건가요?

<리포트>
네. 최근 3년간 일어난 목욕탕 안전사고는 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것만 4백건이 넘는다고 합니다. 물론 가장 많은 것은 미끄러져 다친 경우였지만 모서리에 찔린다거나 간혹, 최근 사례처럼 팔다리가 배수구등에 끼어 일어나는 사고도 있다는데요 ,사고는 잇따르고 있지만, 그에 대한 안전 대책은 미흡한 상탭니다. 목욕탕 사고 무엇이 문제인지 취재했습니다.

지난 15일, 엄마와 함께 한 찜질방에 간 11살 남모 양이 욕조 안 물 속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습니다.

당시, 남양의 어머니는 남양의 긴 머리카락이 욕조의 흡입구에 엉켜있었다고 말했는데요, 물을 빨아들이는 흡입구에 머리카락까지 빨려들어 간 것으로 추정됩니다.

남양은 이후, 급히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 다행히 의식은 돌아왔지만 뇌에 손상을 입어 안심할 수는 없는 상태라고 하는데요,

<인터뷰> 차한(남양 담당의사) “4학년 올라가기 직전 상황인데 구구단을 시켜보니 구구단도 두 가지 이외에는 전혀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기억력이나 인지능력 등 전반적 대뇌 활동들이 평상시에 비해 많이 모자라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딸의 갑작스런 사고로 놀란 부모들은 아직까지 충격이 가시지 않는 듯 일체 외부와의 접촉을 거부했습니다.

한편 이 사고에 대해 해당 업소 측은 흡입구의 수압은 머리카락이 빨려 들어 갈 만큼 세지 않았고, 흡입구에 안전망도 있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사고 목욕탕 업소 관계자: “이렇게 구멍이 뻥 뚫렸는데 이걸로(구멍)인해서 머리카락이 빨려 들어갔단 건 말이 안 되는 거고...”

현재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해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하는 한편, 흡입구의 머리카락도 국과수에 감식을 의뢰한 상태입니다.

<인터뷰> 박종강 경장(강화경찰서 강력범죄수사팀): “물 속에 애 머리가 잠겨있고 꺼내려고 하는데 ‘머리가 무엇인가에 걸려서 따라 나오지 않았다' 그러더라고요, 현장 확인해 보니까 물을 공급하는 흡입구인데 하수구에 머리카락이 있었어요. 그게 정확히 어린 아이 것이다 아니다 이건 나중에 확인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같은 날, 순천에서는 오후 2시 반쯤... 119 구조대에 다급한 신고 전화가 들어왔는데요, 어린 아이가 욕조에 빠져 정신을 잃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사고 당시 119 신고자: “탕에 사람이 쓰러졌어요...”

“서면지역 구급출동... 목욕탕 내에 어린이 실신환자...”

하지만 응급 구조대가 도착했을 때 이미 이양의 손과 입술이 파랗게 변해 숨이 멎은 상태였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정갑순 소방교(사고당시 출동대원): “신고 당시에는 그냥 실신환자라고만 말을 해서 저희는 실신환자로 (알고)출동했는데 가서 보니까 호흡 맥박이 없어서 바로 심폐소생술을 했습니다. 호흡이 없다 라는 것은 (체내에)산소 공급이 안 되니까 뇌사 상태로 판단했습니다.”

이양의 어머니는 웬 아이가 욕조 구멍에 팔이 낀 채 의식을 잃고 있어 세 명이 당겨서 겨우 꺼내놓고 보니 딸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이모양 어머니: “어깨를 잡고 팔을 당겼는데 안 당겨지는 거에요. 아기가... 그래서 엄마들이 ‘빨리 살립시다 도와주세요' 해 가지고 세 사람이 와서 한꺼번에 꺼냈거든요. 죽는 힘을 다해 빼 냈는데 꺼내놓고 보니까 제 딸인 거에요. 제 (심정이)어땠겠어요.”

하지만 사망 원인을 놓고 유가족과 업소 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데요,

해당 업소 측은 사고가 난 구멍은 물이 빠져나가는 곳이 아니라 욕조 안으로 들어오는 곳이고 뚜껑이 있기 때문에 팔이 빨려 들어 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 했지만 사고 현장 공개는 거부했습니다.

<인터뷰> 사고 목욕탕 업소 관계자: “물이 나오는 곳이에요. 물이 빠져 나오는 곳인데... 구멍이 이렇게 작은데 어떻게 (팔이)끼냐 이거죠. 손을 넣어봤자 이 정도 밖에 안 들어가거든요. 팔이 빠지긴 했다고 하더라고요, 이마에 멍이 심하게 멍 자국이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

이에 대해 유가족들은 당시 구멍에는 뚜껑이 없었고 자신이 직접 끌어낸 건 물론 딸의 팔에 상처까지 있다며, 팔이 끼어 빠져나오지 못해 숨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이모양 어머니: “자기들(업소)의 과실을 인정하지 않고 뚜껑이 열려서 돌아다니는 사실을 분명히 많은 사람들이 보고 들었는데도 모른다고 하고 손에 멍이 들었는데도 모른다는 식으로 답변을 해서 아기 팔목을 한번 보라고 했더니(아무 말도 없더라고요)”

사건을 조사 중인 경찰은 국과수에 의뢰한 부검 결과가 나와야 사망의 직접적 원인이 밝혀진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순천경찰서 관계자 “어제 부검을 했고 정식으로 (부검결과를) 저희가 통보를 받아 야죠. 그게 실제로 국과수에서 감정 결과가 넘어오는 것은 20일에서 한달 정도 걸려요. 일정 부분 저희 나름대로 주관적인 판단은 부분적으로는 할 수 있어도 종합적인 최종적인 결론은 지금 섣불리 말씀드리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이양의 부모들은 아직까지 딸의 죽음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힘들어했는데요, 어린 딸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찢어진다며 차마 말을 잊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이모양 어머니: “자꾸 (딸 모습이)눈에 아른거려서 어떻게 가슴에 묻고 살지 걱정입니다.”

이제 곧 겨울방학이 끝나면 4학년이 된다며 새 교과서를 받고 좋아했던 모습이 아직 생생하기만 한데요,

이양의 부모들은 과실 여부는 일단 뒤로하고서라도, 어린아이가 죽었는데도 업소측에서는 전혀 책임이 없다는 주장만 하고 있다며 섭섭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이모양 어머니: “회피하고 인정을 안 하는 것은 사람의 도리로서 이해가 안 간다고 생각해요. 어찌됐건 사고가 자기들(업소) 현장에서 나면 과실이 있건 없건 애도의 표시를 해야 하지 않습니까.”

딸의 물건을 보는 것조차 힘들다며 모두 버리기 위해 절을 찾았다는 어머니 송씨...
딸이 이제 편안해지길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하는데요, 하지만 이번 같은 사고가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눈물로 호소했습니다.

<인터뷰> 이모양 어머니: “다 보내 야죠. 우리 딸... 우리 딸처럼 이렇게 말도 안되게 이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됩니다.”

사실 목욕탕에서의 안전사고는 생각보다 잦은데요,

한 달 전 문 모군은 대중목욕탕 조형물에 부딪쳐 턱이 찢어져 수술까지 받았습니다
아버지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했는데요

<인터뷰> 문모군 아버지: “목욕도 채 끝나기도 전에... 상처가 상당히 깊어서 안쪽 봉합하고 또 바깥 쪽 봉합하고 성형외과 의사가 나중에 흉터 제거 수술을 해줘야할 것 같다라고 하더라고요. 애들이 (목욕탕에서) 많이 뛰어 노는데 거기서 뛰지 말라든지 다이빙을 하지 말라든지 이런 금지라던가 주의 표시, 이런 것은 목욕탕에 거의 없더라고요.”

소비자보호원에 최근 3년간 접수된 목욕탕 안전사고는 400건이 넘고, 매년 42%씩 늘었습니다. 미끄러져 다친 경우가 가장 많지만 의외의 사고도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안전사고는 늘어나는데 비해, 목욕탕 내 안전사고를 방지할 장치나 제도적인 보호책은 미흡한 상태인데요.

<인터뷰> 김선환(한국소비자보호원 생활안전팀 차장):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사고도 더 많이 발생을 하고 있습니다. (목욕탕 내) 세부 안전 기준에 대해 건의한 적은 있는데 아직까지 정부에서 마련해서 시행한 것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