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가 날로 심화되는 사회양극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2006년을 ‘교육격차 해소 원년(元年)'으로 선포했다. 교육을 통해 가난이 대물림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겠다는 다짐이다. 국정브리핑은 교육인적자원부와 함께 교육격차의 원인과 그 대안을 찾아간다. <편집자주>
◆ 글 싣는 순서
1. 교육안전망 '촘촘히'
2. 1郡 1우수高
3. 소외계층 멘토링
4. 평생학습도시
5. 유아교육비 지원
6. 부모마음대출
7. 코시안, 제2의 혈육 |
칠곡평생학습대학에서 지역주민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경북 칠곡군에 사는 이점선씨(45세·농업)는 일주일에 한 번씩 대학생이 된다. 칠곡군에서 운영하고 있는 '칠곡평생학습대학'은 그녀가 만학도의 꿈과 배움의 즐거움을 키워가는 곳이다. 칠곡평생학습대학은 칠곡군수가 학장인 일종의 군립대학으로 2005년 초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학점은행제 인정기관으로 지정됐다. 총 27 과목을 개설하고 있으며 이 중 과목을 선택해서 주당 3시간씩 15주간 수강하면 과목당 3학점을 인정해준다.
여성농업경영을 전공하는 이 씨는 칠곡평생학습대학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한 강좌에 1만5000원이에요. 대학에서 공부하는 거에 비하면 턱없이 적지요. 우리대학에서는 한 학기에 6만원이면 되요. 싸고 선생님이 좋아서 강의실이 꽉 찹니다.”
이처럼 저렴한 수강료는 칠곡군이 지난 2004년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되면서 국가로부터 2억원의 특별교부금 등을 지원 받고, 칠곡군에서도 대폭적인 대응투자를 해서 가능해졌다.
학생회장이자 주부, 동시에 여성농업인이라는 3가지 모습으로 바쁘게 살아온 2년간의 시간, 드디어 이 씨는 오는 24일 전문학사 학위를 받는다. 총 11명(여성 8명, 남성3명 : 양성할당제 적용으로 남학생포함)의 1회 졸업생을 배출하는 칠곡평생학습대학은 명실 공히 지역평생학습의 요람으로 자리 잡고 있다.
평생학습도시 칠곡군의 또 다른 특색은 바로 주한미군과 연계한 영어캠프. 방학기간을 이용해 중고생들은 1주일간 미군기지로 영어연수를 떠난다.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이른바‘칠곡군 영어마을'인 미군기지(캠프 캐롤)에서 이루어지는 원어민 영어교실이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정창호 교육문화복지회관장은 ‘무료로 가까운 곳에서 영어를 배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지역 주민들의 호응도가 매우 높다'며 영어 교실의 인기를 전했다.
지역이 주민들의 학습 파트너로서 교육의 기회와 인프라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지역인적자원을 개발해 나가는 칠곡군. 지역사회가 주민들의 즐거운 교실로 거듭나고 있다
배움의 즐거움 “우리 동네는 지금 학습 삼매경”
평생학습도시는 지역사회의 인적, 물적 학습자원을 활용해 지역주민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학습을 할 수 있는 지역학습공동체를 만들어 나가자는 취지로 추진되는 사업이다.
미국 기지 캠프 캐롤에서 열리는 칠곡군 영어마을
2001년부터 시작해 칠곡군을 비롯 서울 관악구·성북구·양천구, 광명시, 순천시 등 전국 33개 지역이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돼 지역주민의 학습기회를 확대하고, 학습인프라를 구축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광명시는 성인들의 자발적인 학습동아리에 공간과 지원금을 주어 학습활동을 활성화하고, 시민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개설하는 ‘시민제안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 지역의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2년제 ‘광명시민대학'을 운영하는 한편,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인문학을 결합한 ‘창업경영학과'와 장애인시설, 노인정 등을 직접 방문하는 ‘찾아가는 평생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제2회 평생학습대상에서 기초자치단체 분야 대상을 받기도 한 광명시는 성공회대와 공동으로 지역 실정에 맞는 주민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하는 등 지역주민의 취업을 지원하고 성인들의 재교육 기회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전북 진안군은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문해(文解)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힘쓰고 있으며 다양한 학습 동아리와 학습 공동체를 운영, 사회 통합을 추구 하고 있다.
경북 안동시는 학습과 지역의 전통문화를 접목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 전통유교문화 체험 인성교육', ‘선비문화 체험교실'등의 지역 학습 문화를 상품화해 지역문화 관광활성화에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는 빈곤 지역의 아동을 공동으로 키우는 ‘해운대구의 반송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시민 공동체를 운영하고 있으며, 2006년 전국평생학습축제 개최지로 선정돼 올 가을 축제 한마당이 기대되는 곳이기도 하다.
경기 이천시의 경우 평생학습도시에 대한 주민 인지도가 82.5%에 달하며 총 15명의 평생교육사를 배치하는 등 학습을 통해 지역정체성을 회복하고 있다. 특히 2005년에는 기초자치단체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는데, 문화적 혜택을 받지 못하던 읍. 면의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평생학습센터 7곳, 주민자치학습센터 14곳을 세웠다. 각종 주민 복지 프로그램을 가르칠 수 있도록 시민으로 '강사 은행'도 운영한다.
이처럼 33개의 평생학습도시는 각 지역별 특색을 살리면서, 교육소외 계층에 평생 교육 제공과 지역 활성화라는 두 가지 과제를 실천해 가고 있다.
지난해 광명시에서 열린 평생학습축제에는 47만5000명이 다녀가 성황을 이뤘다. 올해는 부산 해운대구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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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생학습도시 A-Z
평생학습도시의 핵심 축은 바로 인적자본과 사회적 자본의 통합이다. 지역 혁신을 위한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과 인적자원개발(Human Resource development)의 통합을 추구한다.
평생학습도시 선정현황. 교육인적자원부.
우리나라의 평생학습도시는‘평생학습진흥 종합계획'에 따라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총 33개가 조성됐다.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되면 해당 도시에 정부가 첫해 2억원의 특별교부금을 지원한다. 또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우수 프로그램에 1000만 원에서 5000만 원까지 총 16억9000만 원을 지원했다.
올해부터는 재정자립도 등을 기준으로 낙후 지자체를 우선 지원하고, 자립여건을 갖춘 지자체는 평생학습도시로 인증해주는 제도를 도입한다. 학습도시로 인증된 지자체는 평생학습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 전담요원 배치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지원받는다. 또한 올해부터 학습도시를 대표할 수 있는 1도시 1특성화 평생교육프로그램도 지원한다.
뿐만 아니라 저소득계층에 대한 계속 교육 기회 확대 차원에서 초·중학교 의무교육을 받지 못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성인 문해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이 프로그램을 이수한 주민들은 검정고시를 치루지 않아도 학력을 인증해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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